지난해 5월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를 폭파해 폐기했다.
북한이 지난 5월 외국 기자들에게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폭파 장면을 공개했다.

지난해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여파로 지난 8개월 동안 모두 13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라몬트-도히티 지구관측소가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여진 3건을 추가로 탐지한 건데요. 연구에 공동 참여한 김원영 컬럼비아대 교수는 ‘핵 없는 세계’를 위해서는 핵실험을 금지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CTBT의 효력이 발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김원영 박사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의 핵실험 여파로 발생한 지진을 추가로 밝혀내셨습니다. 어떻게 관련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까?

​​김원영 박사) 보통 핵실험을 지하에서 하고 나면 지진이 잘 발생하지 않습니다. 인공 발파가 날 뿐입니다. 가끔 지진이 나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만, 작년 9월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이후, 20일쯤 있다가 좀 큰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규모가 3.4쯤 됩니다. 그 정도 지진이 한국에서 발생했다고 하면 반경 100킬로미터 정도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꽤 큰 겁니다. 핵실험을 한 인근에서 ‘이벤트’들이 발생했으니까 핵실험과 연관된 건지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날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4시간 간격으로 2, 3개 발생했습니다. 9월 23일에도 또 났고, 10월 12일에도 났고요. 지금까지 비교적 큰 규모의 지진이 13개 정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기자) 지진의 발생 위치 분포는 어떻습니까?

김원영 박사) 발생한 ‘이벤트’들은 핵실험 장소에서 1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지진 발생 지점을) 자세히 파악해 보니 700미터 되는 선이 생기더라고요. 기기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좁은 지역에서 여러 차례 지진이 발생하는 것은 드뭅니다.

기자)말씀하신 ‘이벤트’들은 어떤 작업을 통해 분류됩니까?

김원영 박사) 처음에 관측된 13개의 ‘이벤트’ 들이 이게 지진인지 아니면 핵실험인지, 광산에서의 발파 작업이냐를 파악하는 게 제 일입니다. 또 그 지역에서 전에 났던 지진 기록과 2006년, 2009년에 한 핵실험, 또 핵실험과 지진파가 비슷한 화학 폭약 등을 터트리는 광산 발파 작업 기록들을 모으지요. 그러니까 그 지역에서의 지진과 핵실험을 포함한 정확한 폭발 사건 12개씩의 ‘이벤트’를 구해서 비교해 봅니다.

기자) 관측 기록만으로는 차이를 알아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김원영 박사) 지진은 땅이 옆으로 갈라지는 겁니다. 단층이 있으면 옆으로 밀려나는 겁니다. 다이나마이트나 핵실험은 터지잖아요. 그건 ‘확장’되는 유형입니다. 밀리는 것이 아니고, 여러 방향으로 파가 발생하는 거죠. 맨 처음에 지진파가 발생하면 P파, 종파가 나옵니다. 그 후, 시간을 두고 있다가 횡파인 S파가 나옵니다. 핵실험이나 폭발 작업을 하면 P파가 커지고 S파는 작습니다. 반대로 지진은 뒤에 오는 S파가 굉장히 커집니다. 그래서 그 비율을 내는 거죠. 비율에 적용시켜서 이것이 ‘지진 그룹’에 속하는지, 아니면 ‘폭발 그룹’에 속하는지 분석해 내는 겁니다.

기자) 핵실험 이후 발생한 여진 현황을 알아내는 것이 왜 중요한 건가요?

김원영 박사) 왜 우리가 이런 데에 신경 쓰냐 하면 전 세계에 핵무기는 약 2만개 정도가 됩니다. 각 정부와 국제기구, NGO 단체들은 핵무기를 없애자는 얘기를 합니다. 핵무기를 가능한 한 자꾸 없애자, 해체하자, 핵 연료 등 평화적으로만 사용하고 폐기하자. 왜냐면 어차피 위험하니까 말이죠. ‘글로벌 워밍’은 천천히 벌어지지만, 이 핵무기는 잘못해서 터지면 몇 시간 안에 지구가 멸망하는 순간까지 옵니다. 그래서 결국은 상당히 위험하니까 없애자는 주장이 나오는 겁니다. 작년 9월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했습니다. 그 크기는 250 킬로톤 되는 엄청난 겁니다. 핵무기, 원자폭탄을 얘기할 때 사이즈를 일드(Yield)라고 부릅니다.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터뜨린 것이 15킬로톤이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의 핵실험 규모는 이보다 거의 20배나 큰 어마어마한 겁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CTBTO입니다.

기자) 논문에서 CTBTO 효력을 중요성을 강조하신 것도 이 때문이군요.

김원영 박사) 핵무기를 만들려면 핵실험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반대로 실험을 못하게 하면 핵무기를 못 만드는 겁니다. 핵실험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입니다. 어떤 크기의 핵실험도 하지 말자는 거죠. 우리 같은 사람은 과학적인 분석으로 그것을 보강하려 하는 거고, 또 정치 외교 쪽에서도 그런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자) 하지만 CTBTO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 않습니까?

김원영 박사) 문제는 CTBTO가 오늘날 아직 효력이 없습니다. 22년 전 9월에 UN 에 상정됐지만 말입니다. 핵 보유국이 전부 각 나라 의회에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인준을 받아야 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래야 협약이 성립되는데 아직 비준을 받지 못한 겁니다. 가장 중요한 나라인 미국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1999년 유엔총회에서 서명을 했지만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이밖에 이스라엘, 파키스탄, 인도, 이란 등도 의회에서 인준을 받지 못하면서 법적 구속력이 없습니다.

기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김원영 박사) (국제사회는) 가능한 한 이란이나 북한에서 핵실험을 안 했음 좋겠다는 건데, 그래서 앞으로 계속 (북한을) 설득해서 더 이상 (실험을) 못하도록 하고 ‘현재 핵’을 없애자고 하는 거죠. 지금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가 북한과 협상을 하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또 더 이상 개발을 못하게 하려면 실험을 못하게 해야 하는 겁니다.

지금까지 컬럼비아대학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의 김원영 박사로부터 지난해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발생한 여진 현황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안소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