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을 축하하는 대규모 군중집회가 열렸다. (자료사진)
지난 2016년 1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중집회가 열렸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의 이번 조사 결과는 미-북 정상회담 등의 영향으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이 다소 누그러진 것을 보여줍니다. 미국인들이 대북 군사행동을 선호하지 않는 점도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의 인식이 누그러지긴 했어도 북한 핵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 핵을 중대 위협으로 본다는 응답자가 59%로 지난해 75%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북 핵 위협은 국제테러리즘(66%)에 이어 여전히 두 번째 위협으로 지목됐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북 핵을 최대 위협으로 꼽은 미국인은 각각 55%와 60%로 올해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높았던 응답률은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말 폭탄’을 주고받은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비핵화를 이룰 경우의 상응 조치로는 수교를 지목한 응답자가 가장 많던데요?

기자) 미국과 북한의 국교 수립은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최종적으로 바라는 상응 조치입니다. 이에 대해 찬성이 77%로 반대 18%를 압도한 건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비핵화 진전에 따라 미국이 제시할 수 있는 상응 조치로 꼽히는 대북 경제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지지가 54%에 그친 점이 눈길을 끕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 해도 대북 지원에 미국인들의 세금을 한 푼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결과입니다.

진행자) 주한미군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건 무슨 이유인가요?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동북아시아 역내 미국의 주요 경쟁국으로 간주하는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비핵화 되더라도 주한미군을 전면 철수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8%에 불과했고, 또 훈련을 취소해야 한다는 응답자 역시 44%에 그친 건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는 경우에도 대북 군사행동에 대한 지지는 비교적 높지 않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핵 시설을 공습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37%였는데요, 그나마 공화당원(55%)에 비해 민주당원들의 지지는 29%로 매우 낮았습니다. 김정은 정권을 전복시켜야 한다는 응답자 역시 25%로 비교적 적었습니다. 미국이 대북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북한의 맞대응으로 미군과 한국에도 적지 않은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반면,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할 경우 핵 보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예상 외로 많은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동결을 조건으로 핵 보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29%, 아예 핵 생산과 보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자도 13%에 달했습니다. 둘을 합하면 40%를 넘는 수치인데요, 북한 정권을 전복시켜야 한다는 응답자 보다 많은 점이 주목됩니다. 이런 응답은 군사행동을 제외한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대응 조치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인식과 연결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할 경우에 대한 조치로는 경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요?

기자) 네, 실제로 미국은 군사행동에 따른 부담 때문에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와 외교적 고립을 주요 수단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제재는 현실적으로도 가장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대북 압박이 될 전망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병진 노선’을 폐기하면서 피폐해진 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개인적 호감을 연일 내비치고 있는데요.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미국인들의 감정과는 동떨어진 것 같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에 대해 호감이 없다는 응답자는 91%로, 호감이 있다는 응답자 6%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며 줄곧 개인적 친밀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진행자) 끝으로, 이번 설문조사를 실시한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가 어떤 기구인가요?

기자) 지난 1922년 설립된 초당파적이고 독립적인 국제문제 전문 연구소인데요, 미 중서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해 있습니다. 특히 여론조사에 관한 한 공정성과 중립성 등 권위를 인정 받는 미국 내 대표적인 기관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