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한국 대통령.
문재인 한국 대통령.

매주 월요일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비핵화를 실현할 뜻을 밝혔습니다. 종전 선언 등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도 요구했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로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답보 상태가 장기화 할 조짐이 보이자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졌습니다.

한국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하기 전날인 이날 오후 9시부터 50분 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했습니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대북 특사 파견과 미-북 비핵화 협상, 3차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문 대통령에게 북한과 미국, 양쪽을 대표하는 수석협상가(chief negotiator)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런 점을 볼 때 이번 특사단은 미-한 양국의 공동 특사단으로 볼 수 있다고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이번의 경우 문 대통령의 특사였지만 북 핵 협상이 교착국면이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수석협상가로써 남북관계 협상보다 방점은 북-미 교착 국면을 타개하는 성격이 강했고 북-미 간의 간접대화 성격이 강했죠.”

이튿날인 5일 오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5명으로 구성된 특사단은 공군 2호기 편으로 서울공항을 출발해 9시께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한국 특사단은 공항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영접을 받은 뒤 고려호텔로 이동해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만났습니다. 이어 특사단은 평양시 중구역에 있는 노동당 청사로 이동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면담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면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가 공개한 사진에서 수석특사인 정의용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과 귀엣말을 나누고, 활짝 웃는 등 매우 친밀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도 김 위원장이 특사단과 좋은 분위기에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습니다. 6일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이 땅을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터전을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비핵화 의지를 확약하면서 최고 영도자 동지는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을 위해 북과 남이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자고 말씀하시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2시간가량 한국 특사단을 만나 나눈 얘기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비핵화 시간표를 언급한 대목입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6일 공개한 내용입니다. 

[녹취: 정의용]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 간의 70년 간의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북-미 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는 오는 2021년 1월까지입니다. 이는 미국이 북한에 요구했던 비핵화 시한 2020년에 화답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은 국제사회가 자신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는 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해체 같은 선제적 조치를 선의로 받아들여 달라는 겁니다. 

[녹취: 정의용] "매우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조치들인데 이러한 조치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좀 인색한 데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은 종전 선언과 관련한 미국과 한국 일부의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녹취: 정의용 실장] “종전 선언을 하게 되면 한-미 동맹이 약화된다, 또는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것들은 종전 선언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저희한테 표명해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이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언급도 했습니다. 

[녹취: 정의용 실장]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신뢰는 변함이 없다, 그런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최근 북-미 간 협상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 그렇게 강조하고...”

이에 대해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활용해 행정부 내 강경파를 억제하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인덕]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친하다 이런 얘기만 하고 있고, 그 밑에 있는 폼페오, 볼튼, 매티스는 반대하고 있으니까, 트럼프만 잡고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겠죠.”

김정은 위원장은 `동시 행동' 원칙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를 바라고 있습니다. 자신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을 폐쇄했으니 미국도 이에 상응해 종전 선언에 서명하고 대북 제재를 해제해야 비핵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겁니다. 다시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사실 북한의 입장에서는 ICBM 미사일 발사 중단, 핵실험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인공위성 해체 시작, 유해 송환 등 많은 것을 했는데, 얻은 게 없다는 것이 북한 내 일반적인 견해이고, 김정은 위원장이 내부에 보여줄 명분이 필요하다, 내부 반발이 있다는 추론도 가능합니다.”

이는 미국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는 겁니다. 미국은 북한이 핵 신고와 검증 등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종전 선언과 제재 완화 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위원은 말했습니다.

[녹취: 닉시] "Verification organization inside North Korea…"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특사단 방북에 다소 온도차가 있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밝힌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함께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도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지난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비핵화 약속을 충족하려면 “할 일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폼페오] "It is the case that there is still an enormous amount of work to..."

미 국무부는 6일 한국의 대북 특사단 방북 결과와 관련해 미국의 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관계 개선은 비핵화에 달려있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미국과 북한 모두 상대방이 먼저 양보하길 바라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교착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North Korea and US are stuck.."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특사단의 방북 결과에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북한의 비핵화 언급에 새로운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스 전 실장] “These words are not going to be measured of the success,..."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북한이 특사단의 발표처럼 비핵화하겠다는 것이 진심인지 시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I think that the history tells us that we need to test this, we need to test this to see ..."

폼페오 국무장관이 다시 방북에 나설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운신의 폭이 커졌다는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8일-20일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이달 하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정상회담을 갖습니다. 

중재자로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꽉 막힌 미-북 관계에 물꼬를 틀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