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미국 내 중국 전문가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9.9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은 중국의 복잡해진 대북 전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미국을 의식해 시 주석이 직접 나서는 대신, 김정은 체제 이후 첫 고위급 인사를 보내 북-중 밀월을 ‘조용히’ 강조했다는 겁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잔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시진핑 국가 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이로써 한때 나돌던 시 주석의 ‘방북설’은 일단락됐습니다.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미국 내 중국 전문가들은 지지부진한 미-북 협상의 걸림돌로 중국을 지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했습니다.  

아틀랜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간) 외교적 관계를 토대로 내린 정치적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매닝 선임연구원] “it’s the political decision based on the diplomatic stalemate right now. He felt that the optics of showing up in Pyongyang, celebrating with Kim might not be a good idea.”

트럼프 대통령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미-북 협상의 배후로 중국을 거론하는 가운데, 시 주석이 직접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정권수립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느꼈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조지워싱턴 대학의 그레그 브레진스키 국제학 교수는 중국의 복잡한 대북 계산법이 깔린 결정으로 진단했습니다. 

[브레진스키 교수] “Chinese calculations are complicated. China is under a lot of pressure from the Trump administration. By not going, Xi might be telling US that North Korea haven’t made quite enough progress on denuclearization, at the same time, Sino- North Korean relations are important. Beijing wants to show its support for North Korea but perhaps do softly.”

브레진스키 교수는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시 주석의 방북하지 않기로 한 건 미국을 의식한 행보라고 풀이했습니다. 

미국에는 북한이 충분한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동시에 중요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북한에는 특별대표를 보내 ‘조용한’ 방법으로 중국의 지지를 확인시키려 했다는 겁니다.

이번에 시 주석의 특별대표로 꼽힌 리잔수 상무위원장은 김정은 체제 이후 방북하는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입니다. 

권력 서열 3위인 리 상무위원장은 시 주석의 오른팔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그의 방북에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녹취: 글레이저 선임연구원]”If we look back over the last few months, we can see an optic in China’s relations with North Korea, more exchanges, but It’s very significant, to send Li Zhanshu to North Korea. I think that is the signal that China wants to have a better relationship with North Korea. We will see what messages will be delivered.”

글레이저 선임연구원은 지난 수 개월 동안, 많은 교류가 이뤄진 북-중 관계를 지켜봐 왔지만, 중국이 리 상무위원장을 북한에 보내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지켜보자고 말했습니다.

이어 종전선언 채택에 참여하기 원하는 중국이 ‘종전선언과 핵 신고서’ 교환을 성사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따라 리 상무위원장의 방북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핵 신고서’ 제출을 촉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글레이저 선임연구원] “It’s an opportunity for China to encourage Kim Jong Un to move forward with the declaration on North Korea’s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한편 딘 챙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은 성사되지 못한 시 주석의 방북과 북 핵 협상을 연관 짓는데 무리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딘 연구원] “No senior Chinese leader has visited Pyongyang since 2005, I don’t think it’s due to nuclear issue that there has been that absent, I think there has fair amount of coolness between China and North Korea, I think that Chinese leader would only want to visit if he feels that there’s going to be some kind of quid pro que of China, so for China which is not focus on the nuclear aspect.”

지난 2005년 이래, 13년 동안 한 번도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이 이뤄지지 않은 점으로 미뤄, 여전히 냉랭한 북-중 관계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겁니다. 따라서 시 주석의 부재를 반드시 핵 문제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중국 지도자는 북한과 일종의 ‘대가성 거래’가 있을 때만 방북할 것이며, 핵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아울러 챙 연구원은 시 주석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도 중국을 비핵화 협상의 걸림돌로 지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전략에 중국은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