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열병식 훈련장으로 알려진 미림비행장 북쪽 광장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 광장 중앙 부분에 병력들이 도열해 있다. 사진제공=Planet Labs Inc.
북한 열병식 훈련장으로 알려진 미림비행장 북쪽 광장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 광장 중앙 부분에 병력들이 도열해 있다. 사진제공=Planet Labs Inc.

9.9절 열병식을 앞두고 1만 명에 이르는 북한 군인들이 대열을 이루고, 전투기들도 훈련에 동원된 정황이 민간위성에서 포착됐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열병식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위성사진만으로 규모를 파악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열병식 훈련장으로 알려진 미림비행장 북쪽 광장에서 대규모 병력이 대열을 이룬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VOA’가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 Inc.)’의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지난달 31일 병력으로 보이는 40여개의 점 형태의 무리가 광장 중심부에 도열해 있었습니다. 각각의 점은 병력들이 만든 정사각형으로 이뤄져 있었으며, 일정한 간격을 사이에 둔 모습이었습니다. 

다음날인 1일에도 비슷한 형태의 점, 즉 대열 30여개가 도열한 장면이 위성사진에서 확인됐습니다.

과거 열병식에서 북한 병사 250~300명이 한 그룹을 이뤄 정사각형 형태로 행진을 했던 점으로 미뤄볼 때 지난달 31일에는 1만~1만2천 명이, 1일에는 7천500~9천 명이 열병식 훈련에 동원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9.9절 열병식을 앞두고 북한 병사들이 대규모로 도열한 모습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1일 위성사진에선 광장 북서쪽 도로에 무기를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의 행렬이 포착됐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달 22일 위성사진을 토대로 이동식 무기 100여기가 훈련장 내 길을 따라 중앙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이번에도 동일한 대열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날 촬영된 위성사진은 지난달 22일과 비교해 화질이 크게 떨어져, 각 차량의 크기와 종류 등은 알 수 없었습니다. 

열병식이 준비되는 정황은 이곳에서 북쪽으로 약 45km 떨어진 ‘순천 공군기지’에서도 일부 나타납니다.

북한이 운용 중인 러시아제 수호이 ‘Su-25’ 전투기 등이 주둔 중인 해당 공군기지는 지난달 22일까지만 해도 활주로 옆 공간에서 전투기 15~17대 가량이 포착됐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에는 이 숫자가 3~5대 규모로 줄어들었고, 다음날인 1일엔 7~8대 수준으로 늘어났습니다. 해당 전투기들이 훈련에 동원됐음을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앞서 한국 언론들은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9.9절 열병식을 앞두고 순천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전투기들이 편대비행 훈련에 나섰다고 보도했었습니다. 

이를 고려할 때 해당 공군기지에서의 전투기 숫자 변화는 열병식과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북한 전투기들은 이전 열병식에서도 축하 비행에 동원됐었습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이자 군사전문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도 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위성사진만으로 모든 상황을 판단할 수 없지만 열병식을 앞두고 연습 비행을 하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1만 명에 달하는 병사들과 100여기의 이동식 무기들의 훈련 장면이 포착되고, 전투기의 움직임까지 일부 확인되면서 이번 열병식 규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언론들은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이번 열병식의 규모가 작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북한의 미사일이 열병식 연습에 동원되지 않았다는 점도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한센 연구원은 훈련에 동원된 미사일로 열병식 규모를 판단하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They have never shown it...”

열병식 훈련 단계에서 ICBM이 포착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항상 어딘가에 숨겨뒀던 미사일들이 열병식 당일에서야 공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월 북한의 건군절 기념 열병식 당시에도 ICBM급 미사일이 여러 발 등장했지만, 이보다 며칠 앞서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이들이 포착되지 않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센 연구원은 건군절 열병식의 규모가 작았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당시 열병식이 축소됐다는 전제 아래 이후 열병식의 규모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겁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I don’t think it was smaller...”

한센 연구원은 지난 2월 북한이 미사일의 종류를 과거와 다르게 선택했을 뿐 등장시킨 무기의 위력과 종류 등으로 볼 때 규모는 작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화성-13형과 일부 미사일이 등장하지 않았을 지 모르지만, 처음으로 ICBM인 ‘화성-15형’과 ‘화성-14형’이 열병식에 동원된 점에 주목했습니다. 또 ‘화성-15형’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도 이전까진 1대만 확인됐었지만, 열병식 때 처음으로 4대가 한꺼번에 등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