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평양의 한 주유소에서 봉사원이 유조차 옆을 지나가고 있다.
지난해 7월 평양의 한 주유소에서 봉사원이 유조차 옆을 지나가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북한에 유입된 것으로 유엔 안보리에 공식 보고된 정제유가 상한선의 3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한국 정부도 정제유 80t 가량을 개성에 반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안보리에는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1월부터 6월까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된 대북 정제유 제공분 총량은 1만8천61t입니다. 

2018년 한 해 허용된 정제유 총량이 50만 배럴, 약 6만~6만5천t임을 감안할 때 6개월 동안 약 33%에 도달한 겁니다.

대북제재위원회 웹사이트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만 북한에 정제유를 제공하거나 판매했으며, 러시아가 9천727 t으로 8천333t의 중국보다 많습니다. 

그러나 이번 수치는 두 나라의 공식 보고만을 토대로 한 것으로 북한에 실제로 유입된 정제유 총량과는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공해상에서 빈번하게 이뤄져 온 ‘선박 간 환적’을 통한 대북 유류 제공량은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7월 북한이 정제유를 불법으로 밀수해 거래량이 유엔의 상한선을 크게 초과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 “Right now, North Korea is illegally smuggling petroleum products into the country in the level far exceeds the quotas established by the UN. These illegal ship-to-ship transfers are the most prominent means why this is happening. These transfers happened at least 89 times in the first five months of this year, and they continue to occur.”

그러면서 올해 첫 5개월간 최소 89차례의 불법 환적이 이뤄졌다고 확인했습니다.

지난달 29일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북한 선적 유조선 안산 1호가 국적 불명의 선박으로부터 석유로 의심되는 화물을 옮겨 싣는 모습. 일본 방위성이 공개했다.
지난 6월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북한 국적 유조선 안산 1호와 국적 불명의 선박이 석유를 불법 거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장면을 일본 방위성이 공개했다.

​​통상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옮겨지는 석유의 양이 1천~2천t임을 감안할 때 북한은 90회에 가까운 환적을 통해 8만9천t에서 17만8천t의 정제유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식으로 보고된 정제유를 더하지 않아도 이미 올해 상한선을 크게 초과한 양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 정부가 북한으로 반출한 정제유 약 80t은 아직까지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정식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네덜란드 대표부는 28일 ‘VOA’에 “(회원국들의) 모든 통보는 접수 즉시 업데이트되는 위원회 웹사이트에 게재된다”고 밝혔습니다. 

29일을 기준으로 관련 웹사이트에 중국과 러시아만이 북한에 정제유를 제공한 나라라고 표기된 점으로 미뤄볼 때 아직까지 한국은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한국 언론들은 한국 정부가 개성 연락사무소 개설을 위해 지난 6월과 7월 석유와 경유 8만2천918kg을 개성 지역으로 반출했으며, 금액은 약 1억300만원에 달한다고 보도했었습니다.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결의 2397호를 채택하면서 각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에 판매하거나 제공한 정제유 양과 금액을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보고 시점은 해당 월이 끝나고 30일 후로 정했습니다. 

따라서 지난달 30일까지는 6월 제공분에 대한 보고가 마무리됐어야 했고, 이달 30일은 7월 보고의 마지막 날입니다. 

지난 6월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 개설을 논의하기 위해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지나 북한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 개설을 논의하기 위해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지나 북한으로 향하고 있다.

​​언론들에 따르면 한국 정부 관계자는 개성 연락사무소로 향한 물자는 북한에 체류 중인 한국 측 인원이 사용하는 것으로 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에 제공한 정제유에 대해서도 안보리에 보고할 의무가 없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VOA’는 한국 외교부 관계자에게 보고 여부를 문의한 상태로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 전문가들은 한국이 북한에 반입된 정제유에 대해 보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서 전문가패널로 활동했던 미 전직 당국자는 29일 ‘VOA’에 “(정제유가) 국경을 넘었기 때문에 보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회원국들에게 이 같은 정제유 제공에 대한 보고의 의무를 다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여기에는 면제 조항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도 2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측이 사용한다는 설명만으론 충분치 않다며 “정제유 반입량에 대해서 한국 정부가 보고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스탠튼 변호사] “The South Koreans are required to...”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대북제재 이행에 있어 개방되고 투명할 필요가 있지만 현재 그렇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북한산 석탄이 한국에 반입됐을 때에도 한국은 미 정보당국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았지만,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았다며 “여전히 많은 불신이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