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한국의 대한적십자사 본부에서 2007년 이산가족 상봉의 장면이 TV에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4년 한국의 대한적십자사 본부에서 2007년 이산가족 상봉의 장면이 TV에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은 남북한이 오는 8월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착잡한 심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은 상봉 대상자가 아닌데다 지금으로서는 미국 정부에 기대를 걸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연철 기자가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재미이산가족상봉 추진위원회의 이차희 사무총장은 2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남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차희 사무총장] “아주 잘 됐습니다. 남한에 계신 분들도 연세가 고령화되고 있는데요, 하루라도 빨리 이산가족 상봉이 돼야죠.”

그러면서도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이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지만, 미국 정부를 통해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려고 하는 노력에 아무런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이 사무총장은 최근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서 한인 이산가족 문제가 다루어지기를 기대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어서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차희 사무총장]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저희들의 이슈를 미국 정부에서 다루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 사무총장은 그 동안 여러 통로를 통해 미국 정부에 한인 이산가족 문제를 제기했지만, 정부 측으로부터 아무런 반응도 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제는 한인 이산가족들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워싱턴지회의 민명기 회장은 한국에서는 가끔씩이나마 이산가족 상봉이 진행되지만 미국에 사는 한인 이사가족들에게는 그런 기회마저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민명기 회장] “미국 정부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하기를 원하고 있는데, 그 동안에 전혀 그런 기회가 없었으니까 미국에 사는 저희들은 참 안타까운 심정이죠, 지금”

민 회장은 그 동안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를 만났고, 킹 특사의 권고에 따라 미국 적십자사와 접촉했지만, 미-북 관계가 경색돼 있기 때문에 해결 방안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에 미-북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앞으로 좋은 소식이 있을 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너무 답답한 나머지 한국 적십자사에 미국 시민권자 5명을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로 접수시켰다며, 한국 통일부에 정치적으로 고려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습니다.

민 회장은 남북한이 오는 8월 이산가족 상봉 규모를 각각 각각 100명씩으로 정한 것에도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민명기 회장] “이번에 만약 (이산가족 상봉을) 하게 되면 많이 가족상봉을 하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100명이라고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니까 많이 실망을 했죠.”

한인 이산가족 2세인 변무성 전 재미 남가주 황해도도민회 회장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잘 진행이 돼서 이산가족들의 한을 풀어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변무성 전 회장] “너무 늦었다고 생각을 했죠, 우선. 너무 늦었잖아요. 저희 아버지 같은 경우는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아직도 살아계신 분들이 있지만, 대부분 고령들이시라서 너무 늦은 감이 있고.”

변 전 회장은 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 고향 땅을 다시 밟아보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었지만,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령인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은 정말로 고향에 가서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이들을 위해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변무성 전 회장] “고령이신 분들한테는 어떤 조건도 없이 갈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조치가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져야 된다는 게 제 생각이고 저희 아버님의 옛날 뜻이었던 것 같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