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마치고 회담 대기장으로 다시 걸어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옆에 주차된 자신의 전용차량인 ‘캐딜락원’ 앞으로 김 위원장을 데려가 보여주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마치고 회담 대기장으로 다시 걸어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옆에 주차된 자신의 전용차량인 ‘캐딜락원’ 앞으로 김 위원장을 데려가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역사적 첫 만남이 이뤄졌습니다. 싱가포르 현지에 나가 있는 함지하 특파원으로부터 더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만남 싱가포르 현지에선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네, 제가 나와 있는 곳은 전세계 2천 여명의 기자들이 취재 활동을 하는 미디어센터입니다. 오늘 이곳에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두 정상의 만남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는데요. 기자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두 정상이 두 손을 맞잡는 모습을 생생하기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12일 미북정상회담이 열리는 센토사섬으로 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12일 미북정상회담이 열리는 센토사섬으로 향하고 있다.

​​​진행자) 먼저 두 정상의 도착 모습을 확인해 볼까요?

기자) 앞선 보도에서 확인하신 것처럼 두 정상은 오늘 오전 9시4분 이곳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만났습니다. 만남에 앞서 이들 두 정상이 호텔에서 나와 센토사 섬으로 향하는 장면이 생중계 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8시1분쯤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에서 출발해 오전 8시13분 회담장소에 도착했고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약간 늦은 오전 8시12분 세인트 리지스 호텔을 나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의에 찬 듯한 모습이었고요. 김정은 위원장은 약간 긴장한 모습으로 차에서 내렸습니다. 김 위원장은 회담 자료가 담긴 듯한 서류가방도 직접 들고 있었고요, 안경을 벗어 손에 쥐고 있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진행자) 두 정상의 첫 만남 장면은 어땠나요?

기자) 두 정상은 호텔 정문에서 각각 왼쪽과 오른쪽에서 입장했습니다. 비슷한 속도로 입장해 정 중앙에서 만났고요. 악수로 인사를 시작했는데, 약 10초간 잡은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 때 김 위원장은 약간 미소를 지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소 없이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었습니다. 이후 두 정상은 정면의 카메라를 주시했는데, 다소 딱딱한 표정이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며 왼손으로 단독회담장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며 왼손으로 단독회담장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진행자)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두 정상의 얼굴이 조금씩 밝아진 걸 확인할 수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회담이 계속될 수록 조금씩 거리감이 줄어들어서인지 만남 초반에 볼 수 없던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특히 단독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두 정상의 만남이 현지 취재진들에게 공개가 됐는데요. 서로 덕담을 주고 받으면서 평온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이 모든 걸 이겨내고 이 자리에 왔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맞는 말”이라며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고 두 정상 모두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또 잠깐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향해 엄지 손을 치켜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서로를 향해 거친 말을 주고 받았던 걸로도 유명한데요. 이날은 어땠습니까?

기자) 정상회담인 만큼 서로에 대한 예의를 갖췄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부를 때 '미스터 체어맨' 즉 위원장이라는 호칭을 빼놓지 않았고요.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회담을 가능하도록 많은 배려를 했다며 감사의 인사를 자주 전했습니다. 

백악관이 공개한 업무오찬 메뉴. 전채요리에는 새우가 들어간 아보카도 샐러드와 신선한 문어 그리고 북한식 요리인 '오이선'이 제공됐다.
백악관이 공개한 업무오찬 메뉴.

​​​진행자) 이날 두 정상이 점심식사를 했는데, 메뉴에는 어떤 게 올라왔죠?

기자)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시절 김정은 위원장과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고 말을 했었습니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 현지에는 미-북 정상회담을 기념하는 햄버거가 출시되기도 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햄버거는 메뉴로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양식과 한식이 적절히 상에 올랐습니다. 전채요리에는 새우가 들어간 아보카도 샐러드와 신선한 문어 그리고 북한식 요리인 '오이선'이 제공됐고요. 레드 와인 소스를 곁들인 갈비와 돼지고기, 볶음밥 그리고 북한식 요리인 대구조림이 메인 요리로 등장했습니다. 디저트는 타르트와 아이스크림 등이 올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 정상회담장 주변을 함께 걷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오찬을 마친 뒤 함께 산책로를 걷고 있다.

​​​진행자) 오늘 두 정상은 식사를 끝낸 뒤 산책을 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정상은 통역을 대동하지 않은 채 두 정상만이 식당을 나와 호텔 앞 작은 정원 도로를 걸었습니다. 마치 지난 4월27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연출했던 '도보다리'를 연상케 했는데요. 그러나 두 정상이 걸은 거리가 약 30m에 불과했고, 대화도 한 두마디 아주 간단하게 주고 받는 게 전부였습니다. 따라서 산책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따를 것 같습니다. 그런데 두 정상이 함께 걷던 중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차로 향하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는 특별히 개조된 캐딜락 차량인데, 혹시라도 두 정상이 이 차량을 탑승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었지만,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차량을 잠깐 보여주는 정도로 마무리됐습니다. 

진행자) 우리가 통상 북한을 부를 때, 북한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미국 통역관이 '노스 코리아' 즉 북한이라는 단어를 통역할 땐 '조선'이라고 쓰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따로 상대의 언어를 들을 수 있는 이어폰 세트가 제공되진 않았습니다. 대신 양국 통역들이 각 정상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이를 큰 소리로 통역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역사는 한국계 여성이었는데요. 북한이라는 단어 대신 '조선'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또 흥미로운 건 김정은 위원장의 통역이 김 위원장의 다음 말을 이어가려 할 때, 이를 끊고 영어로 통역을 해서 김 위원장이 말을 멈춰야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싱가포르 현지에 나가 있는 함지하 특파원으로부터 정상회담 분위기에 대해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