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습서를 펴낸 탈북자 이성주씨.
영어학습서를 펴낸 탈북자 이성주씨.

생생 라디오 매거진, 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올 여름부터 미국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30대 탈북 남성이 최근 영어공부 비법을 소개하는 책을 펴냈습니다. 장양희 기자입니다.

라디오
[뉴스풍경 오디오] 꽃제비 출신 탈북자, 영어학습서 출간

[효과음:테드 강연]

지난 2013년 국제 강연으로 유명한 테드에 선 탈북 여성 이현서 씨의 영어 연설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조셉 김, 그레이스 조, 박연미, 이성민, 이성주 씨 등 탈북 청년들도 국제무대에서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해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국제사회에 알려지지 않은 북한 주민의 삶을 전파한 이들은 특히 북한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 보지 못한 탈북자란 점에서 더욱 화제를 모았습니다.

영어를 구사하는 탈북자들의 활동은 일반 탈북자 청년들에게 영어공부에 대한 관심을 높여줬는데요, 최근 출간된 탈북 작가의 영어학습서가 주목받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탈북 작가의 첫 영어학습서, ‘나의 1.2.3 영어 공부’.

이 책은 미 국무부의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미국 대학원에 진학하는 이성주 씨가 집필했습니다.

탈북자들의 자서전이 영어로 출간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탈북자가 영어학습서를 펴낸 건 이성주 씨가 처음입니다. 

지난 2016년 ‘거리소년의 신발’이라는 자서전을 펴낸 이성주 씨는 한국 서강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에 이어 영국 위릭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을 만큼 영어실력을 검증 받았고 국내외에서 한반도 현안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꾸준히 밝혀왔습니다. 

일부 한국 언론은 이 씨의 영어학습서에 주목하며 꽃제비 출신 탈북 소년이 미 국무부의 장학생이 되기까지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이성주 씨는 `VOA'에 영어학습서를 펴낸 목적을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성주] “책을 쓰기 전에 고민 많이 했어요. 이 책이 누구한테는 도움이 돼야 하니까.. 탈북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어려워 하는게 영어예요..특히 젊은 친구들이 대학교에 가서 영어 때문에 학교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그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두번째는 아무리 한국에서 영어공부를 했다고해도 외국인 앞에서면 작아지는..”. 

지인과 출판사의 권유로 한 달만에 책을 집필한 이 씨는 자신의 책은 영어문법 교재가 아니라 영어를 공부하는 새로운 방법을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꽃제비 출신인 이 씨는 2002년 한국에 입국해 17살에 처음 영어를 접했고, 여느 탈북자들처럼 수많은 좌절을 겪어가며 영어와 씨름하다 21살이 돼서야 자신만의 영어학습법을 찾았습니다. 

[녹취: 이성주] “책 없이 영어를 공부한 거예요. 저만의 5단계 6단계 방법을 만들었어요. 영화 한 편을 한 달 안에 마스터 아는거예요. 영화를 20분씩 나눠요. 처음 20분은 자막없이 분위기를 읽히고, 두번째 20분은 한국어 자막을 보면서, 3 단계는 자막 없이 보면서 이해 안 되는 좋은 말, 표현 책에 쓰고, 이해 안 되는 부분 배우처럼 따라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발음 교정이 자동으로 되죠. 4 단계에서는 본 20분 분량의 내용을 구글 스크립트 출력해서 읽죠. 읽으면서 필사하는거죠. 영어의 4영역을 다 공부하게 되는 거죠.” 

이 씨의 책이 일반 영어교재와 다른 건, 탈북자의 입장에서 영어공부 방법을 소개했다는 점입니다. 

동명사, 과거분사 등 탈북자들에게 낯선 문법 용어는 빠졌고 미국식 영어를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문법은 영어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필요한 시점에 배워야 한다는 것도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성주] “문법이 필요한 순간이 있어요. 그게 뭐냐면 대학교 올라가면 에세이 많이 쓰거든요. 그때 에세이가 엉망이더라고요. 그때 제가 대학 1학교 만났던 영국 교환학생에게 물었어요.그 친구가 ‘Grammar in Use’라는 원서를 준거예요.베이직 인터미디어, 어드밴스트. 2-3개월만에 다 봤어요.보니까 문법이 완전하게 잡히더라고요.”

무엇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탈북자로서 영어 능력이 어떤 혜택을 안겨줬는지, 그리고 영어라는 도구로 국제사회와 소통하면서 자신의 삶에 큰 변화를 경험한 내용도 소소하게 적었습니다. 

이 씨는 정착 초기 깨달았던 탈북자라는 정체성이 자신을 여기까지 오게 했다고 설명합니다. 

[녹취: 이성주] “나는 북한 사람이고 나는 완전한 한국 사람이구나.. 그때 나는 한반도 인이라는 정체성을 찾았어요. 정체성을 찾으니까 꿈이 생기더라고요.....(중략) 그래서 영어 공부를 했던 거 같습니다.”

한반도 통일에서 영향력을 갖추기 위해 영어를 공부를 시작했다는 이성주 씨. 

이 씨는 자신의 책이 사람들에게 꿈으로 가는 날개를 달아주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그 대상은 일반인을 포함하지만 누구보다 탈북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성주]”한번쯤 나도 이 방법으로 해보면 나도 영어실력이 늘겠구나’라는 희망의 메시지도 담겨 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이 가장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단순히 성적을 잘 받기만 하는 책이 아니라, 영어 플러스 꿈. 영어를 가지고 내가 무엇을 할까 고민하는 책인 거 같아요.”

이 씨는 또 이 책이 독자들에게 자기만의 영어공부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돕기를 희망했습니다. 

12살부터 꽃제비로 살다가 배고픔을 못이겨 17살 나이에 탈북한 31살 청년 이성주 씨는 `VOA' 청취자들에게 영어로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녹취: 이성주] “Hello, my name is SUNGJOO LEE I was born in North Korea, and I escaped North Korea when I was 17 years old...(중략) My dream is to become a bridge..”

이 씨는 미국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앞두고 있는 자신의 꿈은 한반도 통일을 이루기 위한 남한과 북한 간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