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실라 모리우치 전 국가안보국(NSA) 동아시아 태평양 사이버 안보 담당관. 사진출처= LinkedIn 프로필.
프리실라 모리우치 전 국가안보국(NSA) 동아시아 태평양 사이버 안보 담당관. 사진출처= LinkedIn 프로필.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미국과 동맹에 위협이 되는 가운데 컴퓨터와 관련 기술의 대북 수출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미국의 정보분석업체인 레코디드퓨처의 프리실라 모리우치 선임연구원이 밝혔습니다. 전 국가안보국(NSA) 동아시아 태평양 사이버 안보 담당관을 지낸 모리우치 연구원은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의 수출 통제법과 제재로 컴퓨터와 관련 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군사 물자와 기술처럼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미국에서 북한으로 수출된 컴퓨터와 전자기기들이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사용된다는 보고서를 작성하셨습니다. 우선 왜 이런 연구를 하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모리우치 연구원) 지난 한 해 동안 북한 지도부의 인터넷 활동을 계속 분석해왔습니다. 조사를 통해 북한에서 사용되는 전자기기와 하드웨어, 그리고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상당한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북한이 이를 의도적으로 사용해 인터넷상에서 저희를 공격하고 있는데요. 저희가 찾아낸 것은 엄청나게 많은 미국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북한 네트워크에서 사용되고 있고 북한 고위 지도층이 매일 이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수출 통제법을 분석해 미국의 컴퓨터 기술이 어떻게 북한에 들어갔는지 확인해봤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수출 통제법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알게 됐죠. 

기자) 컴퓨터나 관련 기기 수출은 엄밀히 말해서 제재나 수출 통제법에 저촉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까? 

모리우치 연구원)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우선 지금 진행되고 있는 소위 최대 압박 캠페인과 여러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에 따라 사치품은 북한에 수출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사치품에 대한 규정과 해석이 국가들마다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유럽연합(EU)의 경우는 50유로 이상의 전자기기는 모두 사치품으로 규정하고 있고 호주의 경우는 모든 민간용 전자기기를 사치품으로 규정합니다. 일본도 비슷하지만 국가들마다 해석이 다양하죠. 미국의 경우는 2002년부터 2017년 기간 중 7년동안은 컴퓨터와 관련 기술 수출이 합법이었습니다. 이 기간 중 48만 달러 상당의 관련 품목들이 북한으로 수출된 거죠. 엄청나게 많은 규모는 아니지만 북한 지도층이 사용할 정도 수준은 됩니다. 

기자) 2014년 한 해에만 21만 달러 상당의 컴퓨터와 전자기기들이 북한에 수출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왜 연도에 따라 이렇게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걸까요? 

모리우치 연구원) 크게 보면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문제나 다자회담에 관여하는 것과 수출 통계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었습니다. 대북 수출에 대한 허가서가 더욱 많이 발급됐을 가능성이 있는 건데요. 정확한 이유까지는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기자) 이번 보고서를 통해 지적하시고자 하는 점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데 이에 대한 제재나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건가요? 

모리우치 연구원) 저는 두 가지의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미국의 수출 통제법에 큰 구멍이 있고 법 규정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이라는 불량 국가로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은 독자적으로나 국제사회와 함께 현재 기술 관련 수출을 통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들마다 법에 대한 해석이나 이행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결과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죠. 또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은 중국으로의 수출과 관련돼 있습니다. 미국은 군사 기술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중국과 분쟁이나 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군사 물자와 기술들이 중국에 수출됐다가 나중에 미국에 해를 주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죠. 이런 점을 북한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의 기술을 사용해 미국 정부나 사업체들에 해를 끼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자) 보고서는 북한과 이란과 거래하다 미국의 제재를 받게 된 중국의 대표 통신장비업체 ZTE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재 해제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만. ZTE가 미국산 컴퓨터 등을 북한에 수출했다고 보십니까?

모리우치 연구원) 제가 언급한 것은 ZTE가 미국산 물품을 북한에서 판매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공개된 자료를 통해 ZTE가 정확히 어떤 물건을 북한에 판매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저희가 이해하기로는 ZTE는 미국 회사들이 만든 메모리칩이나 스마트폰을 북한에 판매했습니다. ZTE를 보고서에서 소개한 이유는 미국의 수출 통제법이 큰 성공을 거둘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놓쳤다는 아쉬움 때문입니다. 미국은 ZTE와 2년 동안 수출 통제법 위반과 관련해 협상을 했고 이 큰 회사를 무너뜨리게 하려 했죠. 대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로 귀결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미국은 수출 통제법을 간단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죠. 하지만 결국 제재는 해제됐고 경제 규모가 큰 나라에서 운영되는 거대 기업은 미국의 수출 통제법을 피할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기자) 수출 통제법이나 제재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요? 

모리우치 연구원) 제재와 수출통제법은 시간이 지나야 효력을 발휘합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시간과 일관성이 필요한 거죠. 하지만 이 법을 북한에 적용할 때는 그런 조건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기술을 창출하고 퍼뜨리는 것은 세계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인 만큼 전통적인 수출통제 방식은 효과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방식은 탄도미사일 부품이나 핵 물질을 통제하는 데는 작동할 수 있겠지만, 기술 유입을 제한하는 데는 최적화돼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미국에 위협이 된다면, 그런 기술을 막기 위해 전통적 수출통제 방식과 나란히 별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자)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늘어나고 있고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거군요. 

모리우치 연구원) 맞습니다. 미국 정부뿐만이 아니라 기업들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죠. 소니 영화사가 얼마나 큰 타격을 받았는지 보세요. 한국의 기업들 역시 공격을 받았습니다. 미국의 동맹국들이 피해자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프리실라 모리우치 레코디드퓨처 연구원으로부터 미국의 대북 컴퓨터 관련 수출 기준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