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중심가. 미국 국무부는 30일, 미-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양국 실무팀이 이날 싱가포르에서 만났다고 확인했습니다.
27일 싱가포르 중심가의 고층 건물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검토 중이며,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북 정상회담이 극적으로 되살아나면서 양측의 사전 협상은 의제 조율에 집중될 전망입니다. 핵심은 미국이 원하는 신속한 비핵화와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안전보장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는 겁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미-북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되는 데 남은 쟁점은 의제가 핵심이지요? 

기자) 네, 중요한 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분명한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 판을 깰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한 점입니다. 따라서 존 볼튼 보좌관의 발언이나 최선희 부상의 담화와 같은 양국 보좌진의 `돌출 행동’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전망입니다. 결국 6월12일까지 불과 2주 남은 기간 중 의제에 대한 합의 여부가 회담 성사를 최종 결정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의제와 관련한 쟁점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핵 폐기의 방법과 속도, 그리고 북한에 대한 체제 안전보장 등 보상 시점이 주요 쟁점입니다. 북한은 지난 25일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담화에서 “쌍방의 우려를 다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 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 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에 관심을 나타냈었습니다. 미-북 간 의제 협상이 이 부분에 집중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쌍방의 우려라는 게 구체적으로 뭔가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지난 27일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우선 김 위원장은 “비핵화를 할 경우 미국이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을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이 있다는 겁니다. 반면 미국은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 의지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양측의 이런 우려를 해소하면서 비핵화를 이루는 방안을 찾는 게 의제 협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양측이 상호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는 한 쪽의 조치가 있을 경우 다른 한 쪽이 보상하는 `행동 대 행동’ 방식이 불가피할 것 같은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부분에서 유연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일괄타결’을 요구했던 데서 `신속한 단계적 조치’를 언급하고 나선 겁니다. 한꺼번에 문제를 해결하는 올인원, 즉 일괄타결 해법을 선호하지만 `물리적인 여건’ 때문에 완전한 일괄타결이 가능하지 않다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이뤄내는 것도 괜찮고, 이 것도 일괄타결이라고 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 방식과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비핵화’ 사이에서 어떻게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짧게 잡는 겁니다. 양측이 이 기간을 어느 정도로 잡고 있는지는 현재 알려진 게 없습니다. 다만, 정상회담 뒤 곧바로 비핵화 협상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북한 측의 확실한 행동이 필요하고,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안에 완전한 비핵화가 완료돼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신속한 단계적 조치’는 단계적 보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건가요?

기자) 확실치 않습니다. 북한이 비핵화 이행 단계마다 상응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폼페오 국무장관이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당신이 X를 주면 우리가 Y를 주는 방식은 이전에도 해온 방식이고, 계속해서 실패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북 핵 해법을 일축하고, 신속한 단계적 조치를 언급한 건, 단계별 보상을 검토할 것임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단계적 해법에 동의하면 양측의 의제 협상이 마무리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단계를 어떻게 나누고 그 기간 중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또 각 단계별 이행에 걸리는 시간을 어느 정도로 잡고 어떤 보상을 제공할지 등이 여전히 쟁점이 될 겁니다. 미국은 단계를 최소화 하고, 가장 짧은 기간 내 실행을 강조하지만 북한의 입장이 변수입니다. 특히 단계별 보상 내용을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할 전망입니다. 가령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안전보장과 평화협정, 경제 지원 등을 비핵화 실행의 어느 단계에서 제공할지를 결정하는 건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진행자) 끝으로, 현 시점에서 정상회담이 확실하게 열릴 것으로 단정할 수 있을까요?

기자) 굳이 추측을 하자면 열릴 가능성이 큽니다. 문 대통령의 설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한국 속담처럼, 정상회담이 한 차례 취소되는 어려움을 겪은 만큼 양측이 의제 협상에서 좀더 유연성을 발휘해 타협점을 찾으려는 의지가 강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