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미 의회가 6주간의 연방정부 지출을 허용하는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9일 새벽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회 건물.
워싱턴에 위치한 미 연방 의회 건물. (자료사진)

미-북 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미 상원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습니다. 북한의 태도가 회담 취소의 배경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전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함께 나왔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김정은의 태도를 문제 삼았습니다.

상원 외교위 소속인 론 존슨 공화당 의원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완전한 비핵화에 관한 미국의 입장은 그 동안 변함이 없었고 김정은은 이를 이해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존슨 위원장]”We haven’t changed our resolve. Something has been changed with Kim Jong Un…”

그런데 어쩐 일인지 김정은의 태도가 달라졌다며, 변한 건 미국이 아니라 김정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김정은이 문제를 깨닫고 협상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명확히 이해한 뒤 협상 테이블로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존슨 위원장]”North Korea has to come to the negotiating table, understanding exactly what the table’s stakes are…”

지난달 14일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북한 청문회에서 마르코 루비오 의원(오른쪽)과 론 존슨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북한 청문회에서 론 존슨 의원(왼쪽)과 마르코 루비오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존슨 의원은 또 김정은을 ‘세 번째 김씨’로 부르면서, 김일성과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이 과거와 같은 장난을 치고 있다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북한에 최대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며 특히 중국의 협조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압박이 완화되자 선의로 협상하지 않았던 과거 이란의 사례처럼 더 이상 ‘나쁜 합의’는 없어야 하기 때문에 압박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공화당 중진으로 상원 외교위 소속인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애초부터 김정은은 미국과 합의할 생각이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루비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을 향해 “본인의 함정에 빠져든 것을 축하한다”며,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빠져 나온 것은 100%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김정은은 애초부터 합의를 원하지 않았고 지난 2주 동안 의도적으로 대화 방해공작을 부렸다며, 미국이 책임을 뒤집어 쓰도록 하기 위한 상황을 만들고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는 단순히 문을 닫는데 불과한 ‘쇼’라며, 김정은이 협조적이고 책임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제로 합의를 원하지 않는 것은 북한인데 책임을 미국에게 돌림으로써 국제사회의 제재가 무너지길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임스 리시 공화당 상원의원.
미국 공화당의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

​​상원 외교위 제임스 리시 공화당 의원도 이날 성명을 통해 김정은이 어떤 길을 택하든 미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할 것이라며 선택은 김정은의 몫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문이 열려있고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거듭 밝혀왔다며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진행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상원 외교위 랜드 폴 공화당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언젠가 북한과의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데 여전히 희망적이라면서 현재로선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과 북한이 발언 수위를 조금 낮추고 정상적인 외교적 언어로 소통한다면 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조금 높아질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전략을 비판했습니다. 

상원 외교위 크리스 쿤스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이번 회담을 취소한 것은 충격적인 움직임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전략이 무엇인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쿤스 의원]”This was a striking development for President Trump unilaterally withdraw from the summit…”

크리스 쿤스 미 민주당 상원의원.
크리스 쿤스 미 민주당 상원의원.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로 회담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상원은 지난해 압도적 찬성표로 북한과 이란, 러시아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을 의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의회는 아직까지 전략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으로 호전성과 공격성을 보이다가 급작스럽게 매우 화해적인 톤으로 바꾼 것도 문제로 삼았습니다. 

상원 외교위 벤 카딘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카딘 의원]”I don’t know what the President’s objective was in the letter he sent as to whether…”

미-북 회담을 취소하며 북한에 보낸 공개 서한이 전략적인 것이었는지 트럼프 대통령만의 협상 스타일이었는지 불확실하다는 겁니다. 

상원 외교위 팀 케인 민주당 의원은 동료 민주당 의원들과 다소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케인 의원]”It’s not surprising. I think if it’s not going to be productive, you should delay it until it will be delayed…”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

​​이번 회담이 취소된 것은 놀랍지 않으며, 회담이 생산적일 것 같지 않다면 생산적일 수 있을 때까지 지연시키는 게 타당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어 지난주부터 양측의 이견이 나타나면서 이번 회담이 생산적일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매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한 쪽에도 책임을 묻고 싶지 않다며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세 명을 석방시키고 회담을 위해 노력한 트럼프 행정부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