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한 후, 싱가포르의 신문 1면에 도널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나란히 보인다.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한 후, 싱가포르의 신문 1면에 도널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나란히 있다.

미-북 정상회담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상대에 대한 호칭과 평가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핵심 의제인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우선,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칭을 어떻게 바꿨나요?

기자) `미 합중국 대통령’이란 공식 직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어제(11일) 폼페오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에 대해 보도하면서, 폼페오 장관이 “김정은 동지께 도널드 트럼프 미 합중국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정중히 전달해 드렸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아무런 호칭 없이 `트럼프’라고 표현해 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의 공식 호칭을 사용하고 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언급할 때 직책 없이 `김정은’ 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어로 호칭 없이 `김정은’ 이라고 하는 것과는 어감에서 많은 차이가 납니다. 영어로는 비하적인 의미라고 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를 표하거나, 그를 좋게 평가할 때도 직책 없이 `김정은’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중요한 변화는 호칭 보다는, 평가가 달라진 점 아닐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지난달 24일 김 위원장에 대해 언급하면서 `honorable’ 이란 표현을 쓴 게 대표적입니다. Honorable은 `존경하는,’ `영예로운’ 이라는 의미인데요, 상대에 대한 존중을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김 위원장이 억류 미국인들을 석방한 데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감사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평가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일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이 점은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변화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0일) 새벽 공항에서 석방된 미국인들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그의 나라를 현실세계(the real world)로 이끌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과 관련해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정상회담에 임하는 김 위원장의 진정성을 믿는다는 얘기입니다.

진행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과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가장 강한 비판론자인데요. 펜스 부통령의 평가에도 변화가 있나요?

기자) 네, 펜스 부통령은 어제(10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아무런 양보도 하지 않았음에도 북한이 억류 미국인 석방 등 여러 조치들을 취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과거와는 다를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지금까지 발표한 성명과 해온 노력에 정말로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는데요, 펜스 부통령의 대북 인식이나 과거 대북 발언들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국무장관은 아예 `김정은 위원장’이란 호칭을 사용하고 있지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두 차례 평양 방문에서 모두 김정은 위원장을 면담했는데요, 첫 방문 때는 김 위원장과 무려 3~4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두 번째 방문인 지난 9일에는 김 위원장과 환하게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영상과 사진을 통해 공개됐는데요, 폼페오 장관은 지난달 초 첫 방북 직후 김 위원장에 대해 “똑똑하고, 준비가 잘 돼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바로 얼마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로를 험악한 말로 비난했던 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변화네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꼬마 로켓맨’ `병든 강아지’ 등으로 비하했던 건 잘 알려진 일입니다. 김 위원장 역시 개인성명까지 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 `깡패’ `늙다리 미치광이’ 등의 표현으로 격하게 비난했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의 서로에 대한 호칭이 달라진 건 회담 전망을 밝게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한 달 뒤면 마주앉게 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로에 대해 험담을 하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두 사람이 만나면 서로를 공식 호칭으로 부를 겁니다. 그렇다 해도 현 시점에 상대에 대한 호평까지 나오는 건 회담의 핵심 의제인 비핵화에 관한 양측의 사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