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전환담을 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전환담을 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오늘(27일) 정상회담에서 그동안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던 민감한 사안들을 거론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북한의 도로와 열차 사정이 한국보다 열악하다고 인정하는가 하면, ‘조국의 배신자’라며 비하하던 ‘탈북자’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평화의 집 1층 환담장에서 나눈 대화에서 북한의 열차 사정이 한국보다 열악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정은 위원장] “문 대통령이 오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습니다. 평창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합니다.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정상회담 뒤 마무리 발언에서 북한의 도로 사정이 열악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면 비행기로 와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김정은 위원장] “ 내가 말씀드리자면 고저 비행기로 오시면 제일 편안하시니까, 우리 도로라는 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불편합니다. 제가 오늘 내려와 보니까 이제 오시면 이제 공항에서 영접 의식을 하고 이렇게 하면 잘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도로와 철도는 한국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철도는 노선이 낡고 전력 공급도 제대로 되지 않아 운행이 규칙적이지 않고, 속도 역시 20~45km로 매우 느리다고 철도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반면 한국의 고속열차인 KTX는 시속이 300km에 달할 정도로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4년 보고서에서 남북 경제협력이 활성화돼 한국이 북한의 사회기반시설을 지원하면 철도에 773억 달러, 도로에 374억 달러의 비용이 들것으로 추산했었습니다.

남북 정상은 이날 서명한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경협 가운데 1차적으로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또 이날 ‘탈북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말했습니다.

[녹취: 윤영찬 수석]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중략)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 보면 없어지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탈북자’, ‘연평도 포격’ 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북한 관영언론들은 탈북자들에 대해 “민족의 반역자와 배신자”, “쓰레기” 등으로 비하했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한국에는 탈북자 3만 1천 500여 명이 입국해 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2010년 북한군의 포격으로 한국군 해병과 민간인 4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친 연평도 포격을 언급하며 “상처의 치유”를 언급한 것도 매우 파격적이란 지적입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주민들에게 생중계하지 않은 것을 볼 때 대외용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 기자 출신인 장해성 씨는 `VOA'에, 북한 당국은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체제선전에 이로운 것만 보도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될 수 있는 대로 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해성 씨] “이거는 북한 인민들에게 될수록 알리지 않을 겁니다. 알린다 하더라도 내부적으로는 말하자면 내부교양은 하겠죠. 북한 사람들한테는 알 권리라는 게 성립되지 않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서 18가지 자료가 나오면 그 중에서 인민들에게 나갈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되잖아요.”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