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손을 내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손을 내밀고 있다.

이번에는 현장 연결해 더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 나가 있는 함지하 특파원입니다.

진행자) 11년 만에 만난 남북 정상,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공식 환영 만찬행사를 마치고, 각각 서울과 평양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이날 만찬 행사에는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를 비롯해 약 70명이 참석했습니다. 당초 참석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던 리설주는 이날 오후 6시15분께 판문점에 도착해 만찬장에 입장했습니다.

진행자)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됐나요?

기자) 네, 두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이 선언에는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를 위한 노력,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력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인데요. 비핵화에 대한 내용은 어떤가요?

기자) 남과 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했다고 명시했고요. 또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을 담지는 않았군요.

기자) 네, 그러나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서명식이 끝난 뒤 연설에서, 비핵화를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돌릴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합의라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한국 측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상회담 하루 전인 2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의 목표에 대해 설명했었습니다. "뚜렷한 비핵화의 의지를 명문화하고, 나아가서 그 것이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 비핵화와 관련해 회담이 매우 성공적일 것으로 생각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은 미-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 밖에 주목할 내용을 소개해 주시죠.

기자) 두 정상은 올해 종전 선언과 함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미국과 한국, 북한이 참여하는 3자 혹은 중국을 더한 4자 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또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 지역에 설치하기로 하고, 올해 8.15를 기념한 이산가족 상봉행사도 열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5월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멈추기로 합의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진행자) 꽤 많은 합의가 나온 것 같은데요. 두 정상의 만남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

기자) 두 정상은 오전과 오후 두 번에 걸쳐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오전 회의의 경우 10시 15분부터 11시 55분까지 100분 간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청와대는 두 정상이 이 회담에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남북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시종 진지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공동선언문 작성을 위한 실무협의가 진행됐는데, 여기서 많은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청와대 당국자는 제대로 된 합의가 나오지 않을 경우 두 정상이 간단하게 서명만 할 수 있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두 정상이 서명을 한 뒤 판문점 광장으로 나와 이번 합의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모습이 전세계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었죠?

기자) 김 위원장은 오전 9시30분께 판문점 북측 통일각 계단을 내려와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사잇길의 군사분계선에 도착했습니다. 이 때 미리 마중을 나와 있던 문재인 대통령과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손을 마주 잡고 인사를 나눴습니다. 이후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을 향해 사진촬영을 한 뒤, 다시 남쪽으로 돌아 문 대통령과 손을 잡은 채 사진을 찍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문 대통령도 북쪽 영토를 잠시 밟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이 사진촬영 뒤 문 대통령에게 북쪽을 가리키며, 군사분계선을 넘지 않겠느냐는 손짓을 취했습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응하면서 두 정상은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넘어갔습니다. 북쪽에서 추가로 사진촬영을 한 두 정상은 다시 남쪽으로 돌아왔습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예정에 없었던 일입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악수를 하면서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나”라고 물었고, 김 위원장이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고 한 뒤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었다고 윤 수석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은 한국 군을 사열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정상은 만남 뒤 한국 측의 호위를 받으며 함께 판문점 남측 광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이후 한국 육해공군 의장대를 사열했습니다. 군 의장대의 연주가 시작되자 문 대통령은 거수 경례를 했고, 김 위원장은 정면에 있는 의장대를 바라봤습니다. 이날 의장대에 동원된 한국 군 장병은 약 300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한국 국방장관이나 합참의장이 김 위원장에게 경례를 했나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송영무 한국 국방부 장관은 김 위원장과 악수를 하며 가볍게 목례를 했고요. 정경두 합참의장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꼿꼿하게 유지한 채 김 위원장과 악수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과거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당시 김장수 당시 국방부 장관이 꼿꼿하게 선 채로 악수했던 장면을 연상케 했습니다. 반면 북쪽 인사들은 문 대통령에 거수경례를 먼저 했습니다. 리명수 총참모장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소개를 시키자, 가볍게 오른 손을 눈 주위에 올린 뒤 악수를 했고, 박영식 인민무력상도 문 대통령에 가볍게 거수경계를 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만나 나눈 비공개 대화도 공개가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청와대가 공개한 비공개 대화록에는 김 위원장의 속내를 살펴 볼 수 있는 발언들이 일부 확인됐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우리 때문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하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고 들었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지난 한 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언급한 겁니다. 이어 '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확인하겠다'고 말해, 도발을 자제하겠다는 일종의 약속도 건넸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의 입에서 '탈북자'라는 단어가 나온 점도 흥미롭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에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을 봤다며, 이 기회로 남북 사이에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보여왔던 북한 지도자 특유의 자신감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를 엿볼 수 있던 장면이 또 있는데요. 문 대통령이 백두산을 방문해 보고 싶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걱정스러운 것이 있다'며 북한의 교통시설이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창올림픽에 이용됐던 고속열차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외신이 주목한 감동적인 장면도 많이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37개국 374개 언론사가 등록해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였습니다. 취재 등록을 한 기자만 3천71명에 이릅니다. 전세계 언론들의 관심을 끈 장면은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이었습니다. 또 두 정상이 함께 소나무를 심고, 함께 산책을 하는 장면도 여러 외신들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나 이런 분위기와 반대로 남북정상회담에 반대하는 시위도 열렸다고요?

기자) 네, 정상회담장과 가까운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일대와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 약 300명이 집결했습니다. 이들은 '남북정상회담은 평화위장 대사기극'이라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습니다. 또 일부 참가자들은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얼굴이 프린트 된 인공기를 불에 태우기도 했습니다.

아웃트로: 지금까지 경기도 파주에 나가 있는 함지하 특파원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자세한 내용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