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의 새벽. 대동강을 따라 안개 위로 솟아오른 주체사상탑이 보인다. (자료사진)
새벽 안개에 덮인 평양 시내. 대동강을 따라 주체탑이 솟아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밝은 미래"가 보장될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이후 가능한 '밝은 미래'는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요? 박형주 기자가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경제적 '정상국가'로 나아가는 길을 보장 받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미국과 한국 등 여느 국가들처럼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시스템을 통해 물자와 돈, 사람이 왕래하는 것이 북한을 '밝은 미래'로 이끌 것이라는 겁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를 위한 핵심적인 조치로 미국이 북한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이 겪고 있는 경제, 사회, 안보, 인권 등 모든 문제가 실패한 국가계획경제 시스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합니다. 때문에 WTO 가입은 이런 낡은 체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경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걸 의미한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We will mentor your accession to the World Trade Organization, starting a long process that will enable the U.S. to have normal or even preferential trade with your country, and all the investment prospects that will come with that.

다른 나라들과의 교역과 투자가 가능하게 되고, 이를 통한 혜택이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틀을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성공 사례로 중국을 꼽았습니다. 

물론 중국도 WTO 가입을 위한 협상에만 10년 이상 걸렸듯이 절차가 복잡하지만, 세부사항보다 주로 큰 그림을 논의하게 될 정상 차원의 협상에서 충분히 다뤄볼 만한 의제라고 브라운 교수는 말했습니다. 

또 북한 경제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 통화정책을 지원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한국, 일본, 중국 중앙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북한 중앙은행인 '조선은행'에 외환보유고를 확보해 줌으로써 북한 '원화'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 은행 시스템이 정상화되면 주민들의 저축이 가능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도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실제로 이런 조치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한국, 타이완 등의 경제 재건과 발전을 위해 시행한 것으로 긍정적 효과가 입증됐다고 말합니다. 

브라운 교수는 이렇게 교역과 통화 정책의 큰 틀이 잡히면 북한은 국내총생산(GDP)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며, 10년 안에 중국을 따라잡고 20년 안에 한국 수준으로 오르는 장밋빛 청사진도 제시했습니다. 

북한이 저렴하고 숙련된 노동력과 풍부한 지하자원 등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아 결코 과장된 게 아니라는 겁니다. 

결국 북한에 가장 확실한 안전 보장 수단은 경제적으로 외부 세계에 편입되고 통합되는 것이라고 브라운 교수는 주장합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For instance, Unites States and Canado, we are very well intergrated economically, so we don't have any security issue...Similiary all within Europe, like France and Germay. Right now, North Korea is very poorly integrated into the rest of the world.."

브라이언 뱁슨 세계은행 전 고문은 한반도 상황이 크게 진전될 경우 국제통화기금(IMF) 등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접근을 주목할 만한 혜택으로 꼽았습니다. 

앞서 북한은 2001년 한국 정부 주선 아래 IMF와 월드뱅크 회원가입을 추진했지만 이듬해 2차 핵위기를 일으키며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IMF와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북한에 금융 지원을 해줄 수 있는 국제금융기구의 대주주가 미국과 일본인 점을 고려하면 핵문제 진전에 따라 가입이 용이할 것이라는 게 뱁슨 전 고문의 설명입니다. 

북한이 국제금융기구 회원이 되면 사회 기반시설 재건과 확충을 위한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기술적 지원도 가능해 집니다. 

더욱이 지난 2014년 중국 주도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설립돼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더 넓어졌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북한이 이런 과정을 통해 정상적인 국제 금융시스템에 접근하고 사업 모델을 체험함으로써 경제적 정상국가를 위한 틀을 구축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추진했던 각종 경제특구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중국의 경제특구를 모방해 나선특구를 비롯해 20여개의 경제특구를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정세 불안정과 기본 인프라 부족으로 등으로 인해 외국 기술과 자본 유입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서울대학교 김병연 교수 역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경제특구를 통한 국제적인 공동 개발 사업 활성화가 북한 경제 성장은 물론 내적인 변화를 추진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김병연 교수] "북한에 국제적인 자본이 들어가면 소유권이 인정되고, 그로 인해 이득을 보는 사람이 많이 생기면 개혁을 원하는 목소리가 생기고, 또 개혁에서 과실을 많이 보면 김정은 (위원장)도 개혁을 촉진할 수 있어.."

김병연 교수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북한의 무연탄과 철광석, 우라늄을 국제적으로 공동 개발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제재 이전 북한에서 무연탄과 철광석 수출은 총 수출액의 50% 정도로 해마다 10억 달러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김병연 교수는 이 중 상당금액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품목을 국제 공동 관리하에 둔다면 북한의 비핵화를 영구히 불가역적으로 만들 수 있고, 국제 투자를 통해 생산량과 산업의 효율성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녹취: 김병연 교수] "무연탄, 철광은 이윤이 높기 때문에, 국제 공동 개발하면 주민들의 1년 생활비의 7.80%를 벌 수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현재 소득을 제외하고 추가적인 소득을 또 누릴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여유 자본으로 북한 주민들이 창업이나 교육을 할 수 있고..."

김병연 교수는 이런 공동 사업에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이 동참해 이익을 볼 수 있도록 설계하면 동북아 정세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봤습니다. 특히 미국을 포함해 국외 자본이 들어와 있다는 사실은 김정은 위원장이 원하는 체제 안전보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밝은 미래"를 위한 이러한 청사진을 먼저 내놓은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해리티지 재단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 시점에서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북한에 대한 보상을 펼쳐놓기 보다는 북한의 분명한 비핵화 의지와 그것을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For instance, Unites States and Canada, we are very well integrated "It has been Pyongyang's unwillingness to fulfill its many previous denuclearization commitments and to abide by UN resolutions that has been the reason for failed agreements and not the particular benefits that were offered.

과거 여러 합의들이 실패한 이유는 북한이 비핵화 약속과 유엔 결의를 준수할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지, 제시한 보상이나 혜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전 차관보는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를 결심하고 보상의 기회가 주어진다 하더라도 '밝은 미래'를 위한 변화를 선택할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크롤리 전 차관보] "The larger point is simply that North Korea could - a big question here - transform ...The model could be either China or South Korea. That would require the most closed country on earth to open up"

세상에서 가장 폐쇄된 채로 살아왔던 국가가 개방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독재정권에서 매우 흔치 않은 상황이라는 겁니다. 특히 김일성과 김정일 모두 선택하지 않았던 길이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어려운 문제라는 이야기 입니다. 

크롤리 전 차관보는 결국 김정은 위원장은 세상을 향해 문을 열어도 자신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