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알 앞두고 새롭게 단장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내부가 공개됐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할 타원형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있다.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내 회의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새롭게 단장했다.

27일 열릴 남북정상회담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인터넷을 통해 생방송으로 시청하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이를 중계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북한 주민들에 대한 알 권리 침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한국 정부가 정상회담 결과를 한국 국민뿐 아니라 이웃의 북한 주민들도 알 수 있도록 대북 방송과 정보유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청와대는 지난 22일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생방송뿐 아니라 이동통신기기를 통해 전 세계에서 누구나 실시간으로 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입니다.

[녹취: 윤영찬 수석] “내 손 안의 정상회담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언론과 전 세계 누구나 모바일을 통해서 회담 관련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을 마련했습니다.”

생중계 회담인 만큼 실시간 송수신 시스템을 마련해 3천 명에 달하는 국내·외 취재진에게 스마트 취재지원을 하겠다는 겁니다.

한국 정부는 초고속 5G 망을 통해 360도 VR 영상으로 정상회담을 실시간 중계하며 세계 최고 수준인 정보통신기술(ICT)을 과시할 예정입니다.

청와대는 특히 이번 회담을 지도자들의 행사에 그치지 않고 국민과 함께하는 회담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윤영찬 수석] “국민과 함께하는 정상회담입니다. 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의 바람을 사진과 영상으로 올리는 해시태그 이벤트와 평화 응원 릴레이 등 온라인 이벤트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의 지상파 방송 3사와 여러 뉴스·종합편성 방송사들도 대대적인 특집 방송을 통해 회담 내용을 자세히 국민들에게 전할 계획입니다.

언론의 고객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한국인들이 즐기는 이런 언론의 자유, 즉 ‘알 권리’를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누리지 못할 전망입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5일 기자들에게 북한이 정상회담 취재와 촬영은 모두 하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생중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북한은 앞서 정상회담 생중계에 합의했었습니다.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그러나 이를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생중계 계획도 언급이 없습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 기자 출신으로 한국에서 작가로 활동 중인 장해성 씨는 25일 VOA에 북한 주민들은 알 권리 자체가 없기 때문에 북한 정권이 다시 정권의 입맛에 맞게 짜깁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해성 작가] “북한 공민들한테 알 권리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 인민들한테 무슨 알 권리가 있습니까? 당에서 이러라고 하면 이러고 저러라 하면 저러고. 북한 사람들은 다 완전히. ‘조선중앙통신’에서 18가지 자료가 나오는데 그중에서 인민들한테 나갈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돼 나가잖아요. 그러니까 알 권리 같은 건 애초에 상상도 못 합니다.”

장 씨는 “김정은이 회담에 나서는 것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에 백기를 든 것과 같기 때문에 비핵화 등 선전과 다른 말을 할 수 있는 회담을 바로 중계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해성 작가] “지금까지 핵무력을 완성하기만 하면 다 해결되는 것처럼 얘기했는데 이제는 더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됐단 말입니다.

미국이 제재를 가했기 때문에 더는 어쩔 수 없어서 나라를 유지할 수 없는 형편이 되니까 손을 들었는데 이걸 북한 공민들한테 금방 알려주기는 난감하단 말입니다.”

회담 뒤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과 동선에 초점을 맞춰 북한 정권에 유리한 것들만 보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북한 엘리트 출신으로 한국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했던 B 씨는 남북 정상회담을 생중계하거나 자세히 보도하지 않는 데 대해 불만을 느끼는 북한인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B 씨] “항상 북한 사람들은 그 상황에 익숙해져서 그 상황이 그런 가보다 하고 다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 하고 있는 거구요. 본인들이 인권을 유린당한다던가 저 역시 거기 살면서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알 권리가 있는 건 맞는데, 거기서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다고 하면 그냥 그런 줄 알고 있는 것이지 세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는 거죠.”

전문가들은 북한인들이 세계인권선언에 대해 배운 적이 없고 북한 정권도 이를 교육하지 않기 때문에 알 권리에 대해 의구심이나 불만을 거의 느끼지 못 한다고 지적합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언론감시 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의 벤자민 이스마엘 전 아시아담당 국장은 25일 VOA에 정상회담을 중계하지 않는 북한 정권의 행태가 새삼스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스마엘 전 국장] “I think it’s quiet common behavior from a regime such as North Korea….”

북한 같은 전체주의 정권들은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되지 않기 위해 해외 언론들의 취재를 바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정권에 부정적인 어떤 독립적인 목소리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회담 중계를 하지 않는 북한의 행태는 지극히 일상적인 행태란 겁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25일 발표한 올해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북한을 언론자유가 없는 세계 최악의 국가로 다시 지목했습니다.

미 국무부도 지난주에 발표한 연례 국제인권보고서에서 북한 정부가 선전선동부를 통해 사실상 모든 정보와 언론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부 장관 지명자는 지난 2월 의회 청문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한국을 방문해 주목을 받자 “미국인들은 김여정이 선전선동부의 수장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었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 지명자] “The American people should all remember that Kim Yo Jong is the head of the agitation and propaganda department……”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독특한 특성 중 하나는 국가가 정보를 완전히 독점하고, 조직화된 사회생활을 철저히 통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과 표현, 정보, 결사의 자유가 거의 완전히 부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북한 정권에 개선을 촉구했었습니다.

이스마엘 전 국장은 국민에게 언론의 자유가 없으면 권력이 선전을 통해 국민을 통제하고 삶을 파괴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국가를 피폐하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선진국일수록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이런 폐쇄된 북한 주민들을 위해 이번 정상회담 결과뿐 아니라 객관적인 외부소식을 더 많이 알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스마엘 전 국장] "International NGOs should continue to push South Korea to support radios...

한국 정부가 남북교류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 라디오 등을 통해 외부소식을 더 많이 전할 수 있도록 국제 민간단체들이 한국 정부를 더 압박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남북교류와 평화 정착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최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등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알 권리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뉴욕에 본부를 둔 미 인권재단(HRF)는 2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고 정보를 보내는 탈북민들의 활동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장은 앞서 VOA에 “정보와 표현의 자유는 유엔이 보장하는 모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을 계속 어둠 속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커비 전 위원장]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사람들은 모두 알 권리가 있다는 겁니다. 특히 인터넷과 세계를 자유롭게 여행하는 시대에 (북한) 주민들을 계속 어둠 속에 있도록 하는 것은 바른 자세가 아닙니다. 북한 정부가 외부세계와 연결하는 인터넷과 손전화기 (휴대폰)를 계속 차단한다면 풍선을 통한 전단과 다른 방안들이 차선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세계 수십억 명의 인구가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습니다. 부당하게도 북한 주민들만 거기에서 단절돼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