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일 평양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일 평양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북한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시험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발표하면서, 핵 보유국 지위를 내비치는 입장도 동시에 밝혔습니다. 비핵화 의지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는 주장과, 협상용 카드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남북, 그리고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과 ICBM 시험 중단과 핵실험장 폐쇄를 발표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핵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은 북한이 이미 약속한 일입니다. 따라서 주목할 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입니다.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북한이 정상회담에 앞서 중요한 협상카드를 포기한 건 평가할 만한 `큰 진전’ 이라는 게 미국과 한국 정부의 판단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아직 아무 것도 포기한 게 없지만 북한은 비핵화에 합의하고, 핵실험장을 폐쇄하는 한편,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포기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이번 결정이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 CIA 국장의 최근 방북과 관련이 있을까요?

기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발표 직후 곧바로 이를 환영하는 트위터 글을 올린 게 이런 관측을 뒷받침 합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란 표현을 쓴 것은 북한의 이번 조치가 미-북 간 사전 협상의 결과물이란 추측을 낳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북한의 이번 발표는 비핵화와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오히려 핵 보유국의 입장에서 핵 군축 협상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북한의 이번 발표를 `중대한 진전’으로 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평가와는 달리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를 제기하는 이유입니다. 자신들에 대한 핵 위협이 없는 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또 핵무기와 핵 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 표명은 전형적인 핵 보유국의 핵 군축 논리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북한의 정상회담 제안에 응한 건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핵 보유국 지위나 핵 군축 주장은 미-북 정상회담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 합니다.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겠다는 게 미국의 일관된 입장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맥락에서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 있고, 또는 협상장에서 `중간에 떠날 수도 있다’고 밝혔던 겁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실제로 핵 보유국 지위를 요구하는 것이라면, 이는 미-북 정상회담의 결렬을 의미합니다.

진행자) 북한도 당연히 이런 점을 잘 파악하고 있지 않을까요?

기자) 물론입니다. 게다가 완전한 비핵화 없이는 지금의 대북 제재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고, 결국 김정은 위원장이 강조하는 경제발전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 정부 특사단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폼페오 CIA 국장에게 직접 확인한 비핵화 의사를 되돌리려는 것으로 보는 건 성급해 보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의 이번 발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핵을 폐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중 과거의 핵이란 이미 개발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현재의 핵은 핵무기 생산에 사용되는 화석연료, 그리고 미래의 핵은 고도화를 위한 핵실험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북한의 이번 발표는 미래의 핵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입니다.

진행자) 과거와 현재의 핵은 미래의 핵 보다 오히려 더 중요하지 않은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은 이미 20기 안팎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플루토늄 등 핵 물질도 상당량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현 단계에서 실질적인 위협은 과거와 현재의 핵인데요, 북한은 이 둘을 협상용으로 제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진행자) 그렇다 해도,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문에 핵 보유국 지위를 내비치는 문구를 굳이 포함한 것은 무슨 이유인가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내부적인 절차를 밟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습니다. 북한은 핵 개발과 경제발전의 `병진 노선’을 채택하면서 헌법에 핵 보유국 지위를 명문화 했습니다. 그런 만큼 비핵화로 방향을 전환하려면 나름대로 내부적인 설득과 명분이 필요할 겁니다. 미국과 한국은 이런 맥락에서 북한의 이번 발표를 협상을 통한 비핵화의 수순을 밟아 가는 `진전’으로 평가하고 있는 겁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