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석우 전 한국 통일부 차관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은 북한의 평화공세에는 항상 속임수가 있었다며, 북한으로부터 비핵화를 단기간 내 끝내겠다는 확약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짧은 시간 내 끝날 수 있는 문제라는 겁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 통일부 차관을 지내고, 현재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김 전 차관을 서울에서 함지하 특파원이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올해 초부터 굉장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정상회담으로 연결됐고요. 이런 변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김석우 전 차관) "북한이 정권수립 이후 두 번째 가장 심각한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위기는 89년, 90년 동유럽이 연쇄 붕괴됐을 때였고, 지금이 두 번째 위기입니다. 국제 제재가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가해졌기 때문에 매년 북한의 수출액이 30억 달러였던 것이 작년에 16억5천만 달러로 줄었습니다. 9월부터 본격적인 제재가 가해진 결과이고, 작년 12월 그리고 금년 1월은 1년 전에 비해 80% 이상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금년의 수출 예상액은 5억 달러 미만입니다. 그것 하나만 보더라도 북한은 엄청난 심각한 위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화공세로 나올 수밖에 없죠."

기자) 일각에서는 평화공세라고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평화를 목표로 본다면 이게 그렇게 나쁘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석우 전 차관) "물론이죠. 그것이 속임수가 아니라면 평화로 가는 건 우리는 대 환영이죠. 우리가 북한의 평화공세에 대해서 실체가 속임수가 들어있는 지 없는 지를 명확히 파악하면서 진행해야 합니다. 그동안 북한이 수많은 평화공세를 했는데, 북한은 어려울 때 평화공세를 했었고 그 뒤에는 항상 속임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계속 핵 문제만 해도 25년 동안 우리가 미국을 포함해서 한국이 속아왔던 거죠. 이번에 다시 속는다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돼죠."

기자) 우리가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김석우 전 차관) "지금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비핵화 아니겠어요? 그 문제가 단기간 안에 완전하게 폐기된다는 확약을 받아낼 수 있어야죠. 그것 없이 질질 시간만 끄는 거라면 속을 가능성이 많다고 봐야 합니다."

기자) 북한은 체제보장만 되면 비핵화하겠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특히 미국의 압제가 심해서 제대로 된 국가의 기능을 못 했다는 건데요?

김석우 전 차관) "제대로 국가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라면 우리가 물론 도와주고 해야 할 텐데, 북한이 체제 위협을 미국으로부터 받는다? 6.25 이후에 우리가 북한을 침공을 했다든지, 우리가 북한을 어렵게 한 적은 없다고 봅니다. 북한이 도발을 하고, 국제적인 제재가 가해졌기 때문에 북한의 추락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북한이 진정 국가를 만들기 위한 진정한 생각을 가지고 개혁개방을 했다면 그 문제는 하나도 없었을 걸로 보는 거에요. 그런데 괜히 외부의 적이 있는 것처럼 북한이 이유를 외부에 대가면서 '미국 때문에 지금 자기들이 체제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하는 건 기본적인 것부터 성립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지금에 와서 좋은 국가를 만들겠다? 좋은 국가를 만들려면 개혁개방 해야 하는 거에요. 지금 공산주의, 소위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나라를 다시 만들겠다고 하는 건 가능성 없는 말 장난에 불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기자) 궁극적으로 북한이 원하는 걸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경제적 지원인가요? 미-한 동맹의 약화일까요?

김석우 전 차관) "다 들어있겠죠.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김일성 일가의 3대 체제를 유지하는 겁니다. 김일성 일가의 3대 세습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다른 어떤 목적보다도 우위에 있다고 봅니다. 주민들의 생활? 이런 건 관심이 없어요. 뭐 잘되면 좋겠지만, 만약 주민들의 민생을 생각하고, 주민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조치를 통해서 세습체제에 지장이 있다면 그건 안 할 거에요. 북한에 있어서 1차적인 지상의 목표는 세습체제를 유지하는 것이고, 정권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지 민생이나 이런 것들은 부차적인 것입니다." 

기자) 그래도 정권이 안정되면 주민들의 생활 안정도 어느 정도 이뤄지지 않을까요?

김석우 전 차관) "물론 그런 주장을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정권 자체가 정보를 차단해서 주민들을 바보로 만들고, 또 강제수용소 체제로 어떠한 주민도 말할 자유, 정부를 비판할 자유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것 아니겠어요? 조금이라도 반대하면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에 의해서 영장이고 뭐고 없이 강제수용소에 집어 넣고, 고문하고 공개처형하는 위협이 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정부에 반대를 못 하는 거죠. 그런 사회가 제대로 경제가 잘 된다고 생각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죠." 

기자)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인권 문제에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이번 정상회담이나 미-북 정상회담에서도 인권 문제가 거론돼야 한다, 이런 주장이 나오는데 동의하시는지요?

김석우 전 차관) “저는 당연히 인권 문제가 거론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 뿐만이 아니고 과거의 남북관계에 무슨 얘기를 할 때 인권 문제를 2차적인 것으로 관리를 해서 상황이 좋아지면 거론하자고 했는데, 그렇게 연기한 결과가 지금 뭡니까? 북한은 계속해서 인권 침해와 유린을 해서, 유엔의 조사보고서에 나온 바와 마찬가지로 북한은 정권적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고, 심각한 인권 침해를 하고 있고, 그것은 인도에 반하는 범죄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 책임자들은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할 충분한 요건을 갖고 있는 거에요. 그 문제를 침묵하는 건 말도 안 됩니다.”

기자) 그래도 지금 가장 시급한 건 핵 문제인데요. 그렇게 인권 문제를 거론하면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습니까?

김석우 전 차관) “물론이죠. 인권으로 핵 문제 해결하자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핵 문제가 나왔는데, 같은 비중으로 인권 문제도 제기해 달라는 겁니다. 인권 문제에 대해서 북한이 당장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겠지만, 우리 정부,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 문제를 계속해서 강하게 얘기를 하면 그건 언젠가 결과로 나타날 것이고, 북한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남북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 때 인권 문제가 거론되기엔 조금 이르지 않나요?

김석우 전 차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나왔지만 미국은 인권 문제에 대해서 북한에 얘기를 하잖아요. 북 핵 문제 얘기하면서도요. 그런데 우리가 미국은 하는데, 우리 동포들이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고, 또 탈북자들에 대해서 잡혀 가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는데, 그 문제를 침묵한다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북 핵 문제도 물론 가장 중요한 이슈로 제기하지만, 북한 인권 문제도 동일하게 제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정세현,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대화를 나눠보니까요. 인권 문제를 핵 문제와 섞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을 하더군요. 

김석우 전 차관) “섞을 필요는 없어요. 그러나 북 핵을 폐기하는 게 1차적으로 다뤄야 하는 건 틀림 없어요. 그런데 인권 문제도 2천500만 인권의 문제를 우리가 핵 문제 해결한 다음에 하겠다는 걸 동의하지 않습니다.”

기자) 비중을 같이 둬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김석우 전 차관) “아 그렇죠. 네.”

기자) 미국과의 대화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는데요.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김석우 전 차관) “트럼프 대통령은 거듭해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 25년 동안 유화정책이 북한의 핵 개발을 속임수를 써가면서 악화시킨 결과를 만들었다. 그러니까 유화정책으로 임시미봉책으로 다음 후임한테 넘기는 일은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건 매우 중요한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가 어떤 의미에서 마지막일 지 모르는데, 북 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확고한 의지를 가진 (미국에) 김을 빼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완전한 북 핵 폐기가 될 수 있도록 결론을 얻어야 하고, 그 전까지 경제협력 얘기는 나올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지금처럼 가다 보면 북한도 '베트남식' 경제성장을 이루지 않겠느냐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김석우 전 차관) “중국이나 베트남의 경우에는 공산당 체제지만 지도부가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당의 유일사상 10대 원칙에 의해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독재 세습체제로 돼 있어요. 그런데 독재 세습체제를 유지하는 데 개혁개방을 할 수 있느냐는 문제에요. 부분적으로는 할 수 없이 지금 할 수 없이 하고 있죠. 장마당을 묵인하는 것 자체도 시장경제 요소가 들어가는 것임에는 틀림 없지만 개혁개방을 본격적으로 한다는 것은 가능할 것이냐? 개혁개방을 하지 않는데 베트남식, 중국식 경제발전은 있을 수 없죠. 그렇다면 개혁개방을 하면 어떻게 되느냐? 그 땐 김정은 정권의 세습체제는 유지될 수 없죠. 주민들이 김일성 일가의 세습독재 체제가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정권 유지가 안 되는 거죠.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겁니다. 이는 북한경제가 성장하는 일이 거의 없다. 과거의 기록을 보자면 북한이 3% 전후의 경제성장을 한 것은 98년부터 6~7년간 입니다. 그 땐 남한에서 북한에 지원한 게 연간 공식적으로 8~10억 달러입니다. 당시 북한 GDP의 4%에 해당합니다. 그러면 남한에서 올라간 퍼주기를 빼 버리면 그 당시 성장을 안 했다는 얘기죠. 개혁개방을 본격적으로 하기 이전에는 아무리 체제가 안정되더라도 경제는 살아날 수 없어요. 70년 공산주의 체제가 망한 이유가 거기에 있잖아요.”

기자) 'CVID',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그리고 이것과 반대 개념인 '점진적, 동시적 접근법'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세요?

김석우 전 차관) “동시적 접근이라든지, 단계적 접근이라는 것은 지금까지 북한이 '살라미' 전술로 해서 시간벌기를 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이번엔 그런 접근법은 기본적으로 있을 수 있죠. 그걸 인정하는 건 다시 한 번 속임수를 쓰도록 하는 걸 눈 감아주는 것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북한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런 식의 속임수는 통용되지 않는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줘야 짧은 기간 내 이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 문제를 통틀어서 볼 때 가장 좋은 해법은 무엇입니까?

김석우 전 차관) “솔직하게 국제적인 철저한 검증이 가능한 형태로 해서 핵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보여줘야 한다고 봅니다.”

기자) 근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 논란이 이어지는 게 아닙니까?

김석우 전 차관) “북한이 솔직한 마음을 가졌으면 어려울 게 없죠. 과거처럼 감추고, 속임수를 쓰려는 의도가 있다면, 질질 끌 수가 있는 거죠. 우리는 과거 25년을 속아 왔는데, 그걸 다시 속겠다고, 살라미 전술에 다시 빨려 들어가는 것은 우리가 해선 안 될 일입니다.”

기자) 일부는 미-북 정상회담이 실패하면 군사적 옵션이 대두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김석우 전 차관) “물론 코피 작전이나 시리아에 대한 화학무기 시설 공격을 했었는데요. 지금으로선 북한이 핵을 포기하려는 의사 결정을 그 쪽으로 가도록 압박을 하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물론 군사적인 방법이 시행돼선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북한이 계속해서 속임수를 쓰고 또 질질 끌고 가려는 의지가 보인다면 군사적 옵션도 배제되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북한에 달렸다고 전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김석우 전 한국 통일부 차관과의 인터뷰를 보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