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주변을 18일 미군 헌병이 지키고 있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주변을 18일 미군 헌병이 지키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정전협정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문제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비핵화의 마지막 단계에서나 논의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성급한 시도는 자칫 미한 동맹에 균열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법상 한국과 북한의 결정으로만 맺어지는 게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평화체제로 가기 위한 법적, 정치적 요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우선 국제법상 한국이 전쟁을 종료하는 당사국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 여부부터 짚어봐야 합니다. 

노정호 컬럼비아 대학교 법대대학원 교수입니다.

[녹취: 노정호 교수] “이번엔 남북한에만 평화협정을 만든다고 해서 이 자체가 정전 협정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이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만들 때, 한국의 입지가 약간 곤란해 질 수 있습니다. 결국 한국이 정전협정의 서명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법적 문제가 있습니다. 

1953년 정전협정에는 마크 클라크 유엔군 총사령군, 펑더화이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관, 김일성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서명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쟁을 종결하고 평화를 구축할 평화협정에 참여할 주체는 이들 미국, 중국, 북한이라는 게 국제법상 논리입니다. 

하지만 한국 역시 전쟁에 참여한 ‘기본 당사국’으로서 동맹국과 우호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한반도 통일법을 연구하는 국민대학교 법대 박정원 교수입니다. 

[녹취: 박 교수]“전쟁에 참여한 남북한이 기본 당사자가 된다는 게 맞습니다. 주는 남북한이 되는 것이고 주변국인 미국, 중국은 그것을 보안하는 측면에서의 협정 보조자로서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겁니다.”

협정 주체로서의 ‘자격’를 가리는 문제 외에 절차상의 과제도 남아있습니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 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설명입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That’s up to them to try to negotiate, but regards to replace the armistice, there is a lot of technical issues, UN mandates continues, so they would probably need so kind of parallel resolution of UN. So it is not easy to say South and North Korea can solve this problem by themselves.”

종전협정이 체결되면 UN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독위원회가 사라지게 되고, 협정 준수 여부를 감시할 국제적 안보기구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유엔의 역할이 요구된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남북한이 종전선언 등을 논의할 순 있겠지만 종전협정을 대체하는 과정에는 많은 기술적 문제가 뒤따른다며, 이는 남북한 간의 노력으로만 해결되기 어렵다고 힐 전 차관보는 지적했습니다. 

또 평화협정은 북한의 비핵화가 실제로 이뤄진 뒤 마지막 단계에서나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노정호 교수 역시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선후관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노 교수]"비핵화를 하기 전에는 공식적인 남북간의 정전, 평화 협정, 평화 체제를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을 우리가 염두해 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선 비핵화 위에 다른 선결 조건 역시 충족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The peace treaty, what we traditionally refers to a grand bargain. That would include wide range of issues, not just nuclear weapons, but also removal of biological and chemical weapons, conventional arms control.”

평화협정은 전통적으로 ‘그랜드 바겐’을 뜻한다며, 여기에는 핵무기 외에도 생화학무기 제거와 재래식무기 감축, 군사적 적대 행위 중지 등 광범위한 조건이 포함된다는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여러 포괄적 단계를 거쳐야 하는 평화협정이 정상회담에서 지나치게 부각되는 상황을 경계했습니다. 

노정호 교수는 특히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열리는 남북회담에서 이 문제가 미한 공조의 걸림돌로 작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노 교수] “조심해야 될 것이 남북 정상회담 때 전체적인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정상회담과 배치되는 부분이 생기면 안됩니다. 따라서 (미국과 한국이) 사전에 조율을 잘해야 합니다. 특히 남북 간에 평화 협정을 만든다, 정전협정을 한다고 했을 때 양국이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합니다.”

힐 전 차관보 역시 조급한 평화협정 논의가 북한으로 하여금 미한 동맹에 흠집을 내려 할 수 있다면서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One that they should try to keep consistent and maintain strong is US-Korean alliance, we have to see what the North Korea keeps in their mind. I am frankly skeptical of North Korea diplomacy right now and suggesting there would be a peace treaty replacing armistice next few day,”

이어 미한 동맹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로선 북한의 외교 방식과 정전협정 대체 논의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상회담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종전협정을 제안하는 것은 한반도 상황에 대한 지나치게 긍정적인 기대라는 겁니다.

베넷 연구원은 평화협정은 북한의 비핵화와 연결돼야 한다며, 이는 회담이 열리는 다음 주까지 충족될 수 있는 결과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The treaty it seems to me should involve for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that’s not going to happen next week, so that would only be the first step in that process.”

한편 전문가들은 평화협정을 진행하기 위해선 주한미군 역할의 재조정, 비무장지대(DMZ)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리, 평화협정 이행을 감시할 위원회 신설 작업 등의 논의도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