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청와대 앞에서 북한 인권 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남북 정상회담 의제에 북한 인권 문제를 반드시 포함시킬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 22일 청와대 앞에서 북한 인권 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남북 정상회담 의제에 북한 인권 문제를 반드시 포함시킬 것을 촉구했다.

오는 5월로 예상되는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이 달 27일, 판문점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11년 만에 개최되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VOA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의 다양한 측면과 변수를 미국의 시각에서 진단하는 특집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견해와 그 과정에 어떤 우려가 있는지 알아 보겠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북한인권 전문가들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논의에 집중하느라 북한의 인권 문제가 배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입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Reducing tensions on the peninsular have to encompass not just the denuclearization these other related issues……”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비핵화 뿐 아니라 인권 등도 논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탈북자 문제와 한국인 억류, 외국인 납치 등 북한의 인권 유린은 북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한국 등 다른 나라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미국과 한국간 공조와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South Korea is also preparing helping prepare for the US North Korea summit, and in doing that South Korea aware that president Trump made human rights a major issue…” 

한국은 미국과 북한 간 정상회담 준비도 돕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북한인권 문제를 강조했으며, 앞으로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이 문제를 제기할 것임을 알고 있다는 겁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한국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인권 개선을 관계 개선의 전제 조건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북한인권 문제 해결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의지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논의되지 않는다면, 이는 북한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 think what the concern is that North Koreans don’t like human rights, and the result is that North Koreans aren’t agree to include the item in the agenda called human rights”

북한은 인권에 대한 언급을 좋아하지 않으며, 그 결과 의제에 인권 문제를 포함시키는데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는 겁니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관영매체들을 통해, 인권에 대한 언급을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하면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상대방을 자극하는 인권 모략소동이 북남관계의 살얼음판에 돌을 던지는 것으로 된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킹 전 특사는 북한이 인권 문제를 의제에 포함시키는 것을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인권 문제를 다룰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 would say that the fact that there in not an item on the agenda that says this is the human rights agenda item and we are going to discuss……”

정상회담 의제에 인권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서 인권 문제가 무시되거나 배제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킹 전 특사는 이산가족상봉 문제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의제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직접적인 인권 문제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같은 맥락 안에 있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최근 한국예술단의 북한 방문은 북한 주민들의 외부 세계 접촉을 늘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한국 정부가 이런 활동을 적극 추진해 북한인권 개선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킹 전 특사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인권을 개선하는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과정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대표는 북한의 끔찍한 인권 유린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지 않는 북한과의 회담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Any talks with North Korea that do not raise concerns about the suffering people of North Korea simply become propaganda for Kim Jong Un …”

그런 회담은 단지 김정은 위원장을 위한 선전일 뿐이며, 나아가 김정은 정권이 계속 반인도 범죄를 자행할 수 있도록 만들 뿐이라는 겁니다.

숄티 대표는 북한인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설령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하더라도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그 같은 대량살상무기로 한국과 미국인들을 위협하지 못하겠지만, 주민들에 대한 대량학살은 계속될 수 있다는 겁니다.

숄티 대표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핵심적인 북한의 인권 문제들을 반드시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To not raise concerns about the political prison camps and the treatment of North Koreans when they are forcefully repatriated by China to North Korea ……”

정치범수용소와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주민들에 대한 처리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지 않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 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등을 돌리는 일이라는 겁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협상만 한다고 그러면 압박을 포기하지 않았습니까? 또 지금도 인권 이슈를 포기하면 압박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봐야죠.”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한국 정부가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과 함께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행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앞으로도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에 대해서도 진정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인권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제기될 것으로 보이는 인도적 지원 문제와 관련해, 철저한 감독과 검증을 강조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입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대북지원이라고 하면 접근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현장 조사를 제대로 해야 어떤 지원이 필요한 것인지 어떤 주민들이 지원을 필요로 하는지 정말로 필요한 주민들한테 가는 것인지 어느 지역에서 어느 동네에서, 그 것을 확인하려면 방법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그게 바로 현장조사죠.”

로베르타 코헨 전 부차관보 역시 한국 정부가 과거 아무런 감독과 검증 없이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다며, 이런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남북정상회담 특집기획,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북한인권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세 번째 순서로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5월 혹은 6월초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