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인권·통일 변호사모임(한변)과 선민네트워크, 탈북민 등이 4일 주한 중국대사관이 위치한 서울 명동에서 집회를 열고 중국 정부의 강제북송을 중단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반도 인권·통일 변호사모임(한변)과 선민네트워크, 탈북민 등이 4일 주한 중국대사관이 위치한 서울 명동에서 집회를 열고 중국 정부의 강제북송을 중단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규탄하는 시위가 서울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렸습니다. 탈북자들과 북한인권단체들은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도 인권 문제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함지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녹취: 현장음] “강제북송 살인방조! 강제북송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서울 시내 한복판에 중국 정부를 규탄하는 탈북자들과 북한인권 단체 회원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습니다. 

한반도 인권·통일 변호사모임(한변)과 선민네트워크, 탈북민 등은 4일 주한 중국대사관이 위치한 서울 명동에서 집회를 열고, 중국 정부가 강제북송 만행을 중단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김태훈 한변 상임대표는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은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태훈 대표] “(29일에도) 16명이 잡혀서 강제북송 될 위기에 처해 있고, 그 전날에는 7명이 잡혔습니다. 그 전에도 수 십 명이 잡혀서 당장 17명이 피가 마르게 북송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가족들이 여기에 와 있습니다.”

김 상임대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중국 셴양에서 10대 소녀를 포함한 탈북자 3명이 공안에 체포됐고, 25일에는 여성 2명과 그들의 자녀 2명이 붙들렸습니다. 

이어 29일부터 지속적인 체포가 이뤄져 현재 수 십 명의 탈북자들이 북송되거나, 중국 내 구금시설에서 북송을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탈북자가 난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데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김 상임대표는 중국이 유엔의 고문방지협약에 가입한 나라라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고문을 받을 것이 확실한 경우 난민을 본국으로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협약을 중국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는 겁니다. 

4일 탈북자 박소현 씨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수신인으로 한 서한을 중국 대사관 우편함에 넣고 있다.
4일 탈북자 박소현 씨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수신인으로 한 서한을 중국 대사관 우편함에 넣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달 24일 중국 셴양에서 쿤밍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자 박모 씨의 여동생 박소현 씨가 참석했습니다. 박 씨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내는 서한을 낭독했습니다. 

[녹취: 박소현 씨] “언니에게는 중국에서 낳은 중국의 아이들인 15살 딸과 9살 아들이 있고, 중국 국민인 남편이 있습니다. 아내가, 엄마가 영영 돌아올 수도 없다는 소식을 들은 가족들의 슬픔을 가족이 있으신 시 주석님은 잘 아실 겁니다. 그리고 북송이 되면 북한에서 어떤 인권박해를 할 지도 그 누구보다도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 씨는 이날 집회가 끝난 뒤 이 서한을 중국대사관 측에 전달하며 애절한 목소리로 언니의 무사귀환을 호소했습니다. 

탈북자 지현아 씨도 중국 정부를 규탄하는 데 동참했습니다. 

[녹취: 지현아 씨] “북한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지금 죽이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에, 이런 살인자에게 350만명을 죽이고도 지금도 계속 죽이고 있는 김 씨 일가에게 탈북자들을 강제북송 하는 것은 동조와 같습니다. 공범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중국 정부를 살인 정부로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4일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4일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중국이 인권국가로 거듭나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녹취: 김문수 전 지사] “중국이 대국이라면 인권이 없는 암흑의 대국이 돼선 안 될 겁니다. 중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인권을 중시하지 않고, 어떻게 선진국을 꿈꿀 수 있습니까? 시진핑이 바라는 중국의 꿈이라는 것이 인권이 없는 꿈이 돼선 안 될 것입니다.”

김 전 지사는 집회에 앞서 'VOA'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로 인해 북한의 인권 문제가 가리워져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김문수 전 지사] “노래하고, 춤 춘다고 해서 핵무기가 없어지지 않습니다. 노래하고, 춤 추기 전에 탈북자들의 아우성 소리, 그리고 북한에서 신음하고 있는 억압된 동포의 신음 소리를 들어야 될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탈북자들과 인권단체 등을 중심으로 오는 27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의제에 북한 인권 문제가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한국 정부 역시 최근 분위기 속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입니다. 

[녹취: 김석우 전 차관] “남북회담을 하자면 북한 핵 문제도 해결해야 되고, 남북 간의 협력 문제도 해결해야 되지만 가장 기본적인 북한 동포의 인권 문제를, 그 문제를 절실하게 다루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 노력을 하지 않는 정부는 아무 의미가 없는 정부고, 가짜 민주주의자들이고 가짜 인권 변호사들의 정부입니다.” 

이름을 드러내지 않은 한 탈북자도 한국 정부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녹취: 탈북자] “진짜 문재인 정부가 뭘 하고 있는지, 김정은한테는 그렇게 하면서 우리 가족들한테는 힘쓰지 않고… 대한민국 정부에 호소합니다. 자유를 찾아온 가족들에게 대한민국 정부가 마음을 써주고, 잘 해 주길 호소합니다.”

이런 가운데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는 전쟁 납북피해 문제에 대한 남북정상회담 의제화를 촉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5일부터 청와대와 광화문에서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협의회는 “한반도 평화와 종전을 말하기에 앞서 휴전회담에서 미해결 문제로 남아 있는 전쟁 납북 피해자 문제를 우선 해결해 국가의 자국민 보호 책무가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