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튼 신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이 28일 국방부 건물에 도착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존 볼튼 신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이 28일 국방부 건물에 도착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 지향하는 일괄타결이 아닌 단계적인 비핵화 방안을 주장한 가운데 과거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리비아식 모델이 북한에 적용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비아식 모델’이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의 교훈이 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됨에 따라 해당 비핵화 방식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리비아식 모델은 핵 폐기를 먼저 이룬 다음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뜻합니다. 

미국과의 외교 단교 이후 강력한 제재에 직면했던 리비아는 2003년 영국 비밀 정보국 MI6를 통해 미국에 핵 포기 의사를 전했습니다. 

이후 리비아는 공개적으로 “핵과 생화학 무기를 완전히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으며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에 가입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았습니다. 

이후 리비아는 핵 무기 제조 장비와 관련 서류 등을 미국으로 보냈으며 2005년 10월 자국 내 핵 프로그램은 완전히 폐기됐습니다. 

이듬해인 2006년 미국은 리비아와의 국교를 정상화했으며 25년만에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지게 됐습니다. 

하지만 2011년 리비아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 등으로 독재자 무아마르 가다피 정권이 무너지고 결국 축출돼 사망하는 데 이르렀으며 일각에서는 김정은 정권이 이런 전철을 밟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중국을 방문해 “한국과 미국이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밝혀 이런 일각의 주장을 더욱 뒷받침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직 대북협상가들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수사가 전혀 새롭지 않다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리비아의 경우와 비교하는 데 있어선 엇갈린 반응을 내비쳤습니다. 

1994년 미-북 제네바합의에 참가했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리비아 상황은 제재 완화 등을 대가로 핵 시설들을 포기한 ‘행동대 행동’ 원칙이 적용된 사례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Libyan case also was an action for action because Libya gave up its nuclear capabilities…”

리비아는 핵무기는 보유하지 않았지만 관련 기술과 역량 등을 제재 완화와 국교 정상화 등을 대가로 포기했었다는 겁니다. 또한 북한이 현재 요구하는 것 역시 일종의 ‘행동대 행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은 가다피와 같은 전철을 밟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반면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북한은 리비아와 다르다며 비교 전제가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North Korea is not Libya. What Libya had some capabilities and own goals and intention. North Korea is just North Korea.” 

리비아는 일부 핵 역량을 가졌었고 자신들만의 목표와 의도가 있었다며 북한은 이와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점은 북한 역시 체제 안정을 원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선 완전한 비핵화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미국은 과거 협상 중 비핵화의 대가로 보상과 지원, 정당성 등을 제공한다고 했지만 아무 것도 해결된 게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리비아와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 ‘동시적인 행동’을 원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서는, 북한은 피해자가 아니라 범죄를 저지른 당사자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차관보] “North Korea is the guilty party here, North Korea is not the victim.”

북한은 모든 국제사회의 약속을 포함해 미국과의 과거 핵 합의 등을 어기고 핵무기 개발에 나섰다는 겁니다. 또한 미국은 많은 것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으며 더 이상 줄 수 있는 것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