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중앙긴급구호기금(CERF) 마련을 위한 고위급 회의가 열렸다.
지난해 12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중앙긴급구호기금(CERF) 마련을 위한 고위급 회의가 열렸다.

유엔이 지난 2007년 이후 북한에 매년 지원해 온 긴급구호기금을 올해는 배정하지 못 했습니다. 제재로 자금 송금 길이 막혔기 때문입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이 최근 올해 중앙긴급구호기금 CERF를 지원받는 13개국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은 인도주의 활동 예산이 심각하게 부족한 나라에 지원하는 자금으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제공됩니다.

북한은 2007년 1천100만 달러를 시작으로 지난 11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유엔으로부터 이 자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지난해에도 총 36개국 가운데 12번째로 많은 1천230만 달러의 자금이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구들에 지원됐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유엔 긴급구호기금 대변인실은 30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송금 길이 막혀 자금을 배정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주의 지원 필요성은 크지만 자금이 부족한 33개국에 북한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대북 제재에 따른 송금 문제로 포기했다는 설명입니다.

유엔은 최근까지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위해 이용해 오던 은행 송금 경로가 차단됐고, 다른 대안 경로도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 대변인실에 따르면 북한은 이 기금이 설립된 이래 계속 자금을 지원받아왔습니다. 지원 금액은 지난 2017년 1천240만 달러, 2016년 1천300만 달러, 2015년 830만 달러 등이었습니다. 

유엔을 비롯한 인도주의 단체들은 그동안 대북 제재로 북한에 자금을 송금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제3의 통로를 통해 대북 지원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국제 구호단체 관계자는 ‘VOA’에, 제재로 대북 지원에 여러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중국에 송금하는 게 많이 어려워졌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 구입한 지원 물자에 대한 비용을 지급하기 위해 중국 은행에 돈을 송금해야 하지만, 은행들이 북한과 관련된 어떤 거래도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북 송금이 전면 차단돼 유엔이 긴급구호기금을 송금하지 못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북한에서 활동하는 대북 구호단체들의 지원 활동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중앙긴급구호기금은 올 상반기 인도주의 활동 예산이 심각하게 부족한 18개 나라에 총 2억3천만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이번에 지원받은 나라는 예멘과 콩고민주공화국, 탄자니아, 카메룬, 파푸아뉴기니 등입니다.

이 가운데 예멘이 가장 많은 5천990만 달러를 지원받았으며, 콩고민주공화국 4천750만 달러, 우간다 1천500만 달러 순이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