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역에 설치된 TV 뉴스 화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설 보도가 되는 가운데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을 태우고 평양으로 향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특별열차가 화면에 나오고 있다.
27일 서울역에 설치된 TV 뉴스 화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설 보도가 되는 가운데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을 태우고 평양으로 향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특별열차가 화면에 나오고 있다.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중국 방문이 한반도 정세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역내 강국이자 북한의 오랜 동맹인 중국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이번 중국 방문은 상당히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 같은데요?

기자) 북-중 간 최고위급 교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에 문재인 한국 대통령, 이어 5월에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에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북-중 간 오랜 동맹관계를 감안할 때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전격적인 방중이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 주목되는 건 이번 방문이 이뤄진 시점입니다.

진행자)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가 현 시점에 베이징을 방문했다면, 무슨 이유일까요?

기자)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소원해진 북-중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주된 목적일 겁니다. 북한과 중국 모두 그렇게 하는 것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지렛대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든든한 후원자를 배경 삼아 협상력을 높이고, 중국은 한반도 정세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진행자) 중국의 입장에서는 특히 `무역전쟁’ 으로 대미 관계에서 긴장 상태가 높아지고 있는 터여서 북한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남북한과 미-북 간 유화 국면에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이 크게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선언한 것도 북 핵 문제에서 중국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으로서는 전통 우방인 북한과의 관계 복원이 역내 영향력 유지를 위해 절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과 중국 관계가 왜 소원해진 건가요?

기자) 무엇보다 북한이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해 왔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대표적인 친중파 인사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숙청한 것도 이유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중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에 동참해 자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 큰 불만이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의 특사도 면담하지 않았지요?

기자) 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직후 시 주석의 특사로 방북했던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나지 않았습니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가 북한 최고 지도자를 만나지 못한 건 북-중 관계에서 이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북한은 이후 며칠 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해 중국을 놀라게 했습니다. 

진행자) 북한과 중국의 상호 불신이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직도 정상회담을 못 한 이유겠지요?

기자) 네, 김 위원장이 지난 2011년 말 집권한 이래 7년째에 접어든 마당에 북-중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은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북한 최고 지도자 보다 한국 대통령과 먼저 정상회담을 연 건 북-중 관계에서 유례가 없던 일입니다. 그만큼 북-중 사이에 틈이 많이 벌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중국을 방문한 북한 측 인사가 김정은 위원장인 것으로 드러난다면,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이후 북한 최고 지도자의 첫 중국 방문이지요?

기자) 네, 특히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집권 후 첫 외국 방문이자, 첫 정상회담 입니다.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면, 북-중 관계가 아무리 소원하다 해도 한국과 미국 관계 보다는 우선이라는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공감대가 그 배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북한과 중국이 과거에도 북한 최고 지도자의 중국 방문을 대외비로 해 왔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사례를 보면, 북한과 중국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귀국한 뒤에 방문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마지막 중국 방문의 경우 그가 중국에 도착한 지 4시간 뒤에 방중 사실을 보도했지만, 이는 언론에 김 위원장의 얼굴이 포착된 데 따른 이례적인 사례였습니다. 양국이 김정일 위원장의 방문을 철저히 대외비로 한 건 경호상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