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

북한과 비핵화가 아닌 핵 역량 제한에 합의하는 것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가 밝혔습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국(DNI) 등에서 근무했던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8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그런 합의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습니다. 따라서 김정은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북한과 탐색적 대화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는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에 따라 북한 문제를 다뤘던 미국 전직 고위 관리들과의 인터뷰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를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에 나설 의지를 밝혔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미국은 동맹인 한국으로부터 김정은이 비핵화에 나설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전해 듣고 있습니다. 북한으로부터 직접 듣는 게 아니며 아직 확인해야 할 점들이 많습니다. 김정은이 말하는 비핵화가 미국과 한국이 말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인지 여부 등 말이죠. 또한 김정은을 만난 한국 대표단은 북한이 안전 보장 문제를 언급했다고 했는데요. 정확히 어떤 부분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현재 진행되는 일들을 긍정적이고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낙관적이지만 매우 조심스러운 낙관이죠. 북한과 마주앉아서 세부 사안들에 대한 탐색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비핵화를 하겠다고 말하는 북한의 수사가 새롭다고 보십니까?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저는 김정은이 비핵화를 말했다는 점은 새롭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정권은 한 번도 비핵화를 얘기한 적이 없습니다. 핵 억제 역량을 구축하고 유지하겠다는 말만 해왔었죠. 김정일이 과거에 비핵화 약속을 했던 걸 기억하실 겁니다.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을 통해서 말이죠. 김정은이 비핵화를 하겠다는 것은 처음이고 조금 놀라운 일이기 때문에 탐색과 파악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이 원하는 안전 보장은 무엇을 뜻할까요?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저희는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 채택 당시에도 안전 보장 문제를 다뤘었습니다. 결국에는 평화협정을 체결한다거나 미국은 북한에 절대 군사 행동을 취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죠. 관계 정상화도 있을 수 있습니다. 관계 정상화가 최고의 안전 보장이 될 테니까요. 저는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협상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미국과 한국 사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기자) 북한과의 대화에 여러 차례 참여하셨는데요. 앞으로의 대화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것 같습니까?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저는 지난 2005년 공동성명 채택 당시 어려운 일들을 거의 다 해놨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2009년 북한이 이를 파기할 때까지 말이죠. 제가 하고 싶은 조언은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가 어떤 뜻인지 단도직입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원하고 있는데 북한이 이런 방향으로 나아갈 준비가 됐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안전 보장 부분도 같은 맥락입니다. 여기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탐색적 대화를 하는 겁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자)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기술에서 너무 큰 진전을 이뤘기 때문에 비핵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제한하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논리죠.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그렇게 된다면 재앙이 될 겁니다. 저는 북한의 핵무기를 제한하는 방법을 논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중단하고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을 중단하는 데 동의해야 합니다. 북한의 핵 역량을 제한하는 합의를 한다는 것은 북한을 핵무장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됩니다. 핵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제한된다고 해도 말이죠. 저는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라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기자) 결국 그 부분이 대화의 초점이 될 텐데 협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북한은 현재 핵무기와 운반 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2005년 9.19 공동성명을 채택하기 위해 2년이라는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쳤습니다. 북한의 핵무기와 운반 체계를 감안할 때 지금은 더욱 어려울 겁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는데요. 어려운 협상이 될 겁니다. 

기자) 미국과 북한이 각자 내세우는 조건이 충족되기 어려울 걸로 보십니까?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물론입니다. 주한미군의 완전 철수 같은 문제들이 나올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협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저는 현재 정부를 대변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봤을 때, 북한은 미국과 한국은 같은 입장을 갖고 있고 주한미군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듣게 될 겁니다.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핵무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도 말이죠. 

기자)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말씀이십니까?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네 갈 길이 멉니다. 하지만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에서부터든 시작을 하기는 해야 합니다. 긍정적인 진전이고 지난 몇 주 전과 비교할 때 현재 상황은 확실히 나아졌습니다. 저는 비관적일 필요는 없지만 조심스럽게 낙관적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아직도 나아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고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매우 생산적인 시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로부터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보인 이유와 대화의 한계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