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미한 공군 연합 항공차단 작전에서 한국 공군 F-15K 전투기와 미국 해병대 F-35B 스텔스 전투기가 함께 비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한 공군 연합 항공차단 작전에서 한국 공군 F-15K 전투기와 미국 해병대 F-35B 스텔스 전투기가 함께 비행하고 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하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국과 한국의 대북 억지 노력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는 어떻게 제출된 건가요?

기자) 미 상원과 하원의 군사위원회는 해마다 각 군의 지휘관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청문회를 엽니다. 예산 의결권을 쥐고 있는 의회가 군대의 전력과 준비태세, 지원 여부 등을 점검하는 것이죠. 주한미군사령관은 전통적으로 태평양사령관과 함께 청문회에 출석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북한 정권의 도발과 위협이 계속되면서 브룩스 사령관은 지난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청문회에 출석하지 못했습니다. 상시 전투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주한미군의 수장으로서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지휘 공백을 막으려는 조치였죠. 올해도 평창올림픽 등 한반도 안전보장을 위해 청문회에 출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14쪽 분량의 보고서만 제출했는데, 지난해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기자) 도전 환경과 위협에 대한 용어들이 더 강력해졌습니다. 지난해에는 “현재 상황”(Current Situation)이란 제목으로 북한과 한국, 주변국 상황을 정리했는데 올해에는 “전략적 환경”(Strategic environment)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그만큼 한반도 상황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고도화로 전략적 차원에서 더욱 엄중해졌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또 이런 위협에 대응한 과거의 “역량 과제”란 표현도 올해에는 “중대한 역량 (과제)”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북한이 미국이 단기적으로 직면한 최대 안보 위협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겁니다.

진행자) 핵·미사일 위협을 강조하면서 앞서 전해 드렸듯이 장사정포 위협을 자세히 설명한 것도 눈에 띕니다.

기자) 많은 이목이 핵·미사일 위협에 쏠려있지만, 재래식 무기 위협 역시 심각한 위협이란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5월까지 비무장지대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웨덴 대표를 지낸 마츠 앵그컨 전 스웨덴 공군 소장은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재래식 무기 위협을 강조했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재래식 무기들이 비무장 지대 인근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작은 사고라도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핵이나 선제타격 우려보다 이런 오판에 의한 재래식 무기 충돌이 더 걱정스럽기 때문에 신뢰 구축 노력이 시급하다는 겁니다. 브룩스 사령관은 보고서에서 한국에 미국 시민이 약 25만 명, 그 가운데 15만 명이 서울 수도권 지역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수도권에는 한국인도 2천 5백만 명이 살고 있으니까 서로의 오판으로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의 장사정포는 서울 수도권 지역을 사정거리로 두고 있고 대개 땅굴이나 산속에 은닉해 위치 파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브룩스 사령관이 “사실상 경고 없이 서울 수도권에 도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적어도 세 포격 시스템을 배치했다”고 지적한 것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게다가 방사포나 단거리 탄도미사일 탄두에 화학무기를 탑재하면 인명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거죠. 이 때문에 미국은 최근 지하 깊숙한 곳까지 초토화할 수 있는 초대형 벙커버스터를 계속해서 전진 배치하고 있습니다. 미 공군은 최근 지하 60미터 콘크리트 안까지 파괴할 수 있는 초대형 폭탄 GBU-57을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었습니다. 이 초대형 폭탄을 유일하게 탑재해 폭격할 수 있는 B-2 스텔스 폭격기 3대가 지난달 괌에 순환 배치돼 관심을 끌었지만, 태평양사령부 대변인은 VOA에 보안상 폭탄의 위치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미국과 한국이 하는 노력도 자세히 설명했다고요?

기자) 앞서 소개해드렸던 대규모 훈련 외에 크고 작은 연합 훈련들을 계속하고 있는데, 특히 양측의 특전사령부가 지난해 9건의 연합훈련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미 공개됐듯이 세 척의 항모 전단이 미 7함대 작전구역에서 합동 훈련을 했고 미-한 양측의 육·해· 공군 전투기들과 전투함들이 북한의 침투에 대응한 훈련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방공망을 쉽게 뚫을 수 있는 F-22 랩터와 F-35 스텔스 전투기들의 합동훈련, B-1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 등도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준비 태세는 어떻게 설명했나요?

기자) 한국이 국방비로 국내총생산(GDP)의 2.7%를 투입하고 2022년까지 해마다 0.1% 올리기로 한 결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을 제외한 모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율보다 높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한국은 최신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 저고도 지대공 패트리엇-3 미사일 개선, 유도 개량형 전술 미사일(GEM-T), 지상과 함정에서 모두 발사할 수 있는 전천후 크루즈 미사일 하픈 미사일,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계약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조기 전환을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해서는 언급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브룩스 사령관은 연합사령부를 대체할 미래 연합사령부를 (창설하기) 위한 조건을 맞추는 데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습니다. 또 전환 뒤에는 새 연합사령부에서 미 장성이 부사령관을 맡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미 지휘관은 계속 유엔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관을 맡고 주한미군은 계속 미국 기관들(U.S. national authorities) 예하에서 작전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전시작전권 전환은 반드시 북한에 대한 억지력과 통합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 국방부가 조만간 또 다른 북한 관련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죠?

기자) 네, 국방부가 곧 북한의 군사안보동향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한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VOA에 밝혔습니다. 이 보고서는 미 국방부가 국방수권법에 따라 2년마다 의회에 제출하고 있습니다. 보고서가 공개되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등 군사력 현황과 변화를 더욱 자세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최근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 내용을 김영권 기자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