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과의 대화와 관련해 북한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일해야 할 사람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말 그대로,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탐색적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미국의 방침에 북한이 응답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겁니다. 틸러슨 장관은 또 김정은 위원장은 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함께 일해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는데요, 대북 관여에 관한 미 행정부 당국자들의 최근 발언 가운데 가장 분명하게 북한에 대화 의사를 전달한 것입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은 앞서 북한과 2~3개 대화채널을 갖고 있다고 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현재 그 채널을 가동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미국은 통상 `뉴욕채널’로 알려진 뉴욕의 유엔 북한대표부 측과 일상적인 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는데요, 양측의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서 한동안 끊겼던 이 채널이 다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으로부터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했는데요, 이로 미뤄볼 때 북한은 아직 대화에 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안에 가타부타 응답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미국의 의도 등을 분석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일 겁니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과의 대화를 통한 관계 개선에 적잖은 관심을 보여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스 모드로 전 동독 총리가 최근 한국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서한을 받았다고 밝힌 것도 이를 입증하는 사례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관영매체를 통해서는 미국과의 대화에 별 관심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관영 `노동신문’에 최근 실린 개인 논평을 보면 자신들은 `가질 것을 다 가졌다’며 “미국과의 대화에 목말라 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것이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대화 국면에 앞서 좀더 유리한 입장에 서려는 의도일 수 있습니다. 일본 내 친북단체인 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최근 “북-남 대화와 관계 개선의 흐름이 이어지는 기간 북측이 핵시험이나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타당성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일부에서는 미국을 향한 메시지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핵과 미사일 시험 동결이 미-북 간 협상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요?

기자) 미국이 최근 밝힌 대북 관여는 대화와 협상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대화는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할 수 있지만,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가 목적이며, 북한이 이에 합의하지 않으면 본격적인 협상은 시작되지 못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핵과 미사일 시험 동결은 협상의 필요조건인 셈입니다.

진행자) 만일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에 나선다면 그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제재 완화나 해제, 또는 지원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북한이 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하기 위해 당근을 쓰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커다란 채찍을 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대북 제재와 압박이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 내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탐색적 대화에 응한다 해도, 아무런 대가도 없는 협상을 시작하려 할까요?

기자) 미-북 간 탐색적 대화가 열리면 협상에 관한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겁니다. 그런데, 대북 협상에 관한 미국의 원칙과, 북한의 요구 조건 등을 감안할 때 양측이 협상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북한은 핵으로 아무 것도 살 수 없고, 오히려 외교적, 경제적 고립만 심화될 것이라는 게 미국의 입장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나 협상은 외면한 채, 남한과의 관계 개선에만 적극 나설 가능성도 있지 않나요?

기자)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남북관계 진전도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으로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에 공조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