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부인 카렌 여사가 참석했다. 뒷줄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앉았다.
지난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오른쪽)과 부인 카렌 여사(왼쪽)가 참석했다. 뒷줄 가운데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앉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밝히고 있는 북한과의 `관여’와 관련해 두드러진 특징은 대화와 협상을 구분하고 있는 점입니다. 미-북 간 대화와 협상 모두 분명치 않은 상황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어떻게 구분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대북 `관여’를 내세우면서 언급하는 대화는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서 서로의 의중을 탐색하는 만남’을 뜻합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를 `예비대화’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미-북 간 본격적인 대화를 의미합니다.

진행자) 왜 대화와 협상을 구분한 건가요?

기자) 백악관 관리가 언론에 공개한 입장문에 그 이유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 관리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한반도의 비핵화는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기 위해 북한과 관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여기서의 관여는 대화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협상의 조건을 분명히 전달하기 위한 만남을 대화로 규정한 겁니다.

진행자) 대화에서 협상으로 넘어가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는 얘기군요?

기자) 네, 협상은 앞서 백악관 관리가 말한 것처럼, 그 목적이 비핵화라는 데 북한이 동의해야 시작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과 다른 게 뭔가요?

기자)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말한 대로 이제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대화를 하겠다”는 겁니다. 이는 `북한과의 첫 대화는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할 수 있다’고 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지난 12월 발언과 같은 의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진행자) 협상과는 구분된다고 해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고 밝히고 나선 건 중요한 정책 변화로 생각됩니다. 이런 변화를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펜스 부통령을 통해 발표하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우선, 펜스 부통령이 한국 방문 중 문재인 대통령과 이런 변화에 합의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귀국 길에 `워싱턴 포스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해 `동시적인 최대 압박과 관여’에 나서기로 했다며 이를 직접 발표했습니다. 이어 인터넷 매체인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메시지를 반복했습니다. 그동안 북한 등 외교안보 사안에 대한 발언이 별로 없었던 펜스 부통령으로서는 다소 이례적인 일입니다.

진행자) 펜스 부통령이 대북 강경파란 점도 고려되지 않았을까요?

기자) 그럴 수 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대북 관여를 밝히면서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전에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제재와 압박을 강화할 것임을 밝히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전략 변화는 이런 메시지에 묻힌 형국입니다.

진행자) 이제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네,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통해 비핵화 협상을 시작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틸러슨 장관은 이집트를 방문 중이던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미-북 대화의 시기는 북한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대화에 관한 한 전제조건 없이 할 수 있는 만큼 북한이 결정하면 마주앉을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응할까요?

기자)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말하는 대화는 상호 의중을 타진하기 위한 탐색적 만남인 만큼 북한이 굳이 마다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북 간 간극은 무척 큽니다.

진행자) 설령 대화가 이뤄지더라도 본격적인 핵 협상은 쉽지 않겠군요?

기자) 네, 북한은 그동안 줄곧 자신들이 핵 보유국임을 강조하면서, 비핵화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왔습니다. 또 대화와 제재는 병립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미국은 미-북 간 협상은 비핵화를 전제로 할 때만 가능하며, 비핵화 이전에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양측이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