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부인 카렌 여사가 참석했다. 뒷줄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앉았다.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부인 카렌 여사 뒷줄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앉았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9일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지만, 한 자리에 있던 북한 대표단과 별다른 인사는 없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앞서 북한 정권의 도발을 기록한 서해수호관을 방문하고 탈북민들을 만나 김씨 정권의 잔혹성을 거듭 비난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장.

귀빈석 중앙에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마주 보며 오른편에 펜스 부통령 부부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뒤쪽 왼편에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이 앉았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 부부, 옆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자주 대화를 하며 개막식을 지켜봤지만, 북한 대표단과는 아무 말도 주고받지 않았습니다.

김영남 위원장과 김여정은 다른 귀빈들과 대화를 삼간 채 개막식을 조용히 지켜 봤습니다.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은 개막식에 앞서 열린 리셉션 행사장에 참석했지만, 역시 서로 인사하지 않았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특히 리셉션장에 5분 정도 머문 뒤 일찍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한국 언론들은 펜스 부통령이 의도적으로 북한 대표단을 냉대하고 만남을 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오른쪽부터)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일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오른쪽부터)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일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 관리들은 개막식 뒤 미국 취재진에 이런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이 리셉션에 약간 늦게 도착했을 뿐 고의로 북한 대표단을 냉대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겁니다.

또 펜스 부통령이 김영남 위원장과 인사하지 않은 것은 부통령을 환대하는 사람들을 만나느라 자리를 옮겨 다녔기 때문이지 김 위원장을 일부러 건너뛴 것도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영남 위원장 역시 펜스 부통령에게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측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주선하려던 문재인 대통령의 시도는 불발됐습니다. 

백악관 관리들은 올림픽 개막식장에서도 펜스 부통령이 고의적으로 북측 대표단을 피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북측 대표단이 펜스 부통령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면 펜스 부통령도 그에 맞춰 인사했을 것”이란 겁니다. 

관리들은 그러면서 미국은 펜스 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총리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통해 3각 동맹의 강력함을 보여주길 원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펜스 부통령은 개막식 내내 자리를 지키며 다른 두 정상과 함께 있었다는 겁니다.

백악관 관리들은 또 펜스 부통령이 미국 대표단이 입장할 때만 일어나 응원을 하고 남북 단일팀 입장 때는 앉아있는 등 무례하게 행동했다는 일부 한국 언론들이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평창에 왔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관리들은 또 펜스 부통령이 10일 북한 대표단과의 회동 가능성을 묻는 말에 “어떤 계획도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이번 순방 중에 계속해서 북한 정권이 올림픽을 체제 선전장으로 활동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계속 북한 정권의 잔혹성과 기만행위를 강조하며 북한이 최종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보일 때까지 최대의 압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부인 카렌 여사와 함께 9일 평택 2함대 사령부에 있는 서해수호관을 방문하고 북한에 의해 폭침된 천안함 잔해를 둘어봤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부인 카렌 여사와 함께 9일 평택 2함대 사령부에 있는 서해수호관을 방문하고 북한에 의해 폭침된 천안함 잔해를 둘어봤다.

​​한편 펜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평택 2함대 사령부에 있는 서해 수호관을 방문해 전시물을 관람했습니다.

특히 이곳에 있는 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과 관련된 전시물들을 관람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이런 행보는 북한 정권의 도발과 실체를 알리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관된 신호라고 백악관 관리는 앞서 ‘VOA’에 말했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을 만나 환담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초청돼 주목을 받았던 지성호 씨, 북한 18호 북창 관리소 출신 김혜숙 씨 등 탈북민 4명이 참석했습니다.

웜비어 씨(오른쪽에서 다섯 번째)가 8일 평택에서 펜스 부통령과 함께 탈북자들을 만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부인 카렌 여사가 9일 평택에서 탈북자들과 만나 환담했다. 이 자리에는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도 참석했다.

​​펜스 부통령은 면담에서 북한의 북한은 감옥 국가로 자국민을 가두고 고문하고 굶주리게 하는 독재 정권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의 폭정 피해자들과 만나 영광이라며 자유를 위한 싸움에 미국이 마음을 같이하고 있다고 위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일주일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도 참석했습니다.

웜비어 씨는 워싱턴에서 만났던 지성호 씨를 한참 동안 포옹하며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프레더 웜비어 씨는 앞서 아들이 북한 방문 때 착용했던 넥타이를 지성호 씨에게 선물했으며 지 씨는 북한 인권 캠페인에 이 넥타이를 착용하고 싶다고 말했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