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인민군 창설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했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인민군 창설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했다.

북한은 오늘(8일) 열병식을 통해 최근 보여온 유화적 제스처를 이어갈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열병식 규모와 내용을 이전에 비해 축소해 치른 것은 평창올림픽으로 조성된 정세 완화 기류를 계속해 나갈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의 열병식이 비교적 조용히 끝났다고요?

기자) 북한은 인민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열병식에서 예년과 달리 동원된 무기와 장비 수를 크게 줄였습니다. 또 이례적으로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았고, 외신기자를 대거 초청해 전세계에 무력을 과시하는 것도 피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신형 전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선보였나요?

기자) 지난해 시험발사에 성공한 화성-14와 15형 대륙간탄도 미사일이 동원된 것은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열병식 시간도 지난해 보다 줄어들었습니다. 

진행자) 평창올림픽 개막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번 열병식이 평화올림픽 분위기를 해칠 것이란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네, 북한은 통상 5주년이나 10주년 등 정주년, 그러니까 꺽이는 해 기념식을 성대하게 치러왔습니다. 이 때문에 인민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열병식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면서 위협적인 무력시위를 벌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그 보다는 새해 들어 취하고 있는 유화적 제스처를 이어가는 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북한이 열병식을 대내용으로 진행할 것이란 조짐이 있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열병식에 과거와는 달리 해외 언론들의 취재를 허용하지 않은 것이 그런 관측을 낳았습니다. 북한은 지난해만 해도 105회째 김일성 생일을 맞아 미국과 일본 등 외신기자 130명을 초청한 가운데 대규모 열병식을 열었을 뿐 아니라, 신형 전략무기들도 과시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북한의 이번 열병식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이 이런 움직임과 관련이 있었던 건가요?

기자)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열병식을 우려하지 않는다는 미 국방부 대변인의 논평은 다소 이례적이었습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어제(7일) 방송된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열병식에 대해 "우리가 이해하는 바로는 이 것은 군 열병식"이라며, "우리는 그들이 평양의 광장에서 하는 이런 큰 행진들을 많이 본다"고 말했습니다. 열병식을 특별한 도발 행위로 보지 않고 있음을 내비친 발언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오늘 열병식을 포함해 올 들어 계속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있는데요, 대부분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 개선과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제재로 어려움이 커지면서 제재 완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사실 북한은 올 들어 대외적으로 뚜렷하게 유화적 제스처를 보여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대표적인 게 70일째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있는 겁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고, 한국과 고위급 회담에 합의한 것도 이전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특히 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을 파견하기로 한 것도 대화 의사를 분명히 내비친 것이란 지적입니다. 

진행자) 이런 제스처가 미국과의 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요?

기자)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이미 70일째 중단한 가운데 열병식에서도 도발적 무력시위를 피한 것은 나름대로 대화를 위한 성의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 이를 평가하고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앞서 북한과의 첫 만남은 아무런 조건없이 그냥 날씨 얘기를 해도 좋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분명한 입장을 보이지 않아도 미-북 간 대화가 이뤄질 수 있을까요?

기자) 미국의 핵심 관심사는 북한의 비핵화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북한의 진전된 입장이 없는 한 본격적인 미-북 간 대화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남북대화를 환영하면서도, 비핵화 의사를 분명히 하기 전에는 최대 압박과 제재를 계속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