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 대리가 5일 주한 미 대사관 사무실에서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 대리가 5일 주한 미 대사관 사무실에서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국은 군사 옵션 보다는 평화적 수단을 통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원한다고 마크 내퍼 주한 미 대사대리가 밝혔습니다. 내퍼 대사대리는 또 한국 내 일각에서 우려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현진 특파원이 내퍼 대사대리를 인터뷰했습니다.

라디오
[특파원 리포트 오디오] 주한 미 대사대리 “코리아 패싱 존재 안 해...미한 소통·협력 원활"

기자) 북한은 평창올림픽 개막식 하루 전날인 2월 8일 건군절 행사를 명분으로 대대적인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의도를 어떻게 보시나요?

내퍼 대사대리) 전세계가 한국에 모여들고 북한도 선수단을 파견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개막식 전날 열병식을 개최하는 것은 올림픽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 뭔가 위협적인 것을 의도하는 것이 아니길 바랍니다.

기자) 한국 정부는 북한이 2015년부터 건군절을 2월 8일로 바꿔 기념해왔다며, 이는 우연의 일치라고 말하는데요, 한국 정부의 대응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내퍼 대사대리) 북한이 열병식을 할지 말지는 그들의 선택에 달렸다는 말 외에 추가할 말이 없습니다. 북한을 포함해 전세계가 평화적으로 모이는 개막식 전날인 2월 8일 열병식을 한다는 사실은 유감스러울 뿐입니다. 

기자) 한국 내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코리아 패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내퍼 대사대리) 저희는 ‘코리아 패싱’ 이슈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요,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미-한 정부는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고 지속적이며 빈번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에도 대화를 했는데요, 올해 들어만 벌써, 세, 네 번째 전화통화였습니다. 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번 주 방한해 문 대통령을 만날 예정입니다. 한국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또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긴밀히 연락하고 있고 이를 위해 미 대사관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코리아 패싱이라는 의혹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양국 간 소통과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 펜스 부통령이 한국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요? 북한 대표단과 회동할 가능성은 없는지 궁금한데요.

내퍼 대사대리) 아직 펜스 부통령의 공식 스케줄을 발표하지 않았는데요, 확실한 것은 문 대통령과 몇 차례 만날 예정이고요, 올림픽 참가하는 미국 선수들을 만나 응원할 예정입니다. 또 주한 미군을 만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직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북한대표단을 만날지는 모르겠습니다. 대표단을 만날 것이란 추측이 있긴 하지만 어떤 것이 고려되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기자) 미국과 한국이 합동군사훈련을 올림픽 이후 연기한 것은 잘 한 결정으로 보시나요? 북한을 비핵화 협상으로 끌어오기 위해 또다시 훈련을 연기 또는 중단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내퍼 대사대리) 이번 결정은 미-한 양국이 동맹으로 함께 내린 결정입니다. 올림픽 정신을 바탕으로 올림픽과 군사훈련이 겹치지 않도록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을 피해 잡았습니다. 오는 4월 훈련을 정상적으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또 다시 훈련을 연기하는 문제는 지금 논의되고 있지 않습니다. 

기자) 미-한 군사훈련 구체적 날짜와 기간이 잡혔나요?

내퍼 대사대리) 구체적인 훈련 날짜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습니다. 보안상의 이유로 이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기자)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어떤 전망과 준비를 하고 있나요?

내퍼 대사대리)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대로 북한은 항상 예측불가능하며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존중하지 않아왔기 때문이죠. 따라서 우리는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하죠. 

기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내퍼 대사대리) 미-한 군사연합은 항상 “오늘 밤이라도 당장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에 대한 억제 태세, 강한 정보수집 태세가 갖춰져 있다는 말인데요, 우리는 항상 북한을 경계하며 그들의 행동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몇 십 년 동안 그렇게 해왔는데요, 북한의 행동은 역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예측할 수 없고 도발적이었기 때문이죠.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대표단의 체류 비용을 한국 정부가 부담할 경우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내퍼 대사대리) 이 문제에 대해 미국은 한국 정부와 긴밀한 접촉을 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선수단 참가 등 북한의 올림픽 참가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 조정해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합니다. 현재 논의 중인 사항들이 있어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매우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미국 정부에 알려주고 있으며 매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지원에 대해 미 정부 내에서 대북 제재 훼손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없나요? 

내퍼 대사대리) 우리는 항상 대북 제재를 위반하거나 북한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는 행동, 북한에 자원을 제공하는 행위를 감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와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죠.

기자) 실제 제재 위반이 아니라면 제재의 정신에 미칠 악영향은 없나요? 예를 들어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정책에 대한 효과가 줄어든다든지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내퍼 대사대리) 이에 대해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미국은 무엇보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환영합니다. 미국은 남북 간 대화를 위한 지속적인 기회를 환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남북 간 접촉이 좀 더 빈번하고 의미 있는 논의를 위한 초석이 되길 바라고,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한국, 그리고 국제사회의 목표인 비핵화를 위한 대화로 이어지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남북 간의 접촉과 북한의 참가를 지지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은 북한 핵 위협에 대해 경계하고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항상 주 목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염두에 두어야 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강한 억제 태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기자)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내퍼 대사대리) 북한이 의미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비핵화 대화에 나온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때까지는 압박과 경제적,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야 하죠.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정책이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시나요?

내퍼 대사대리) 문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국제사회의 노력이 이번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남북 간의 대화에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자축하기엔 이르며 긴장과 압박을 유지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국제적 노력입니다. 우리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불법 수입원을 추적하고 북한의 불법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가능하게 하는 자금이 북한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 주한 미 대사 자리가 1년 넘게 공석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에 따른 어려움은 없는지요.

내퍼 대사대리) 한국은 미국에 가장 중요한 동맹국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지금처럼 미국이 한반도와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는 시기에 주한 미 대사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른 시일 안에 대사가 내정돼 승인 받는 게 중요합니다. 다만 주한 미 대사관에는 500여 명의 한-미 관계를 지지하는 한국, 미국인 직원들이 있습니다. 미 대사가 없으면 어떠한 일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직원들이 있으며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기자) 미국 내 일부에서는 남북대화를 100% 지지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남북대화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북 압박 국면에서 북한에 시간만 벌어준다는 건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내퍼 대사대리) 남북 간의 대화가 쓸모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 부류는 항상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하자면 “대화가 싸우는 것보다 낫습니다.” 남북 간 대화는 가치가 있으며 바라건대 대화가 좀 더 의미 있는, 긴장을 완화하고, 화해를 촉진하는, 궁극적으로 비핵화를 위한 대화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기자) 일각에서는 미국이 소위 `코피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요.

내퍼 대사대리) 우선 이 ‘코피전략’이라는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도 아니고 군사적 용어도 아닙니다. 영국 매체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뭐라고 부르든 미군은 모든 옵션에 대비한 계획을 준비해야 합니다. 미군은 대통령에게 각기 다른 시나리오에 따른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다른 옵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말하는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말합니다. 현재 상태의 외교적, 경제적 노력부터 잠재적인 군사적 행동까지 포함합니다. 하지만 군사적 옵션은 굉장히 피하고 싶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군사 옵션은 최후의 수단이고 문제 해결을 위해 군사력을 쓰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우리가 강력히 선호하는 건 외교적 노력과 경제적 제재 등 평화적 수단을 통해 북한이 다른 결정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며, 이런 노력을 계속 유지하고 싶습니다. 

마크 내퍼 주한 미 대사대리와의 인터뷰를 보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