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하기 위해 18일 워싱턴 로널드레이건빌딩 회의장에 도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하기 위해 지난해 12월18일 워싱턴 로널드레이건빌딩 회의장에 도착했다. (자료사진)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년간 경제와 외교 분야에서 북한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북한을 고립시켜 대화 테이블로 나오도록 한다는 전략인데, 실패할 경우 군사적 선택지가 고려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아시아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시 순방의 세 가지 핵심 목표를 설명하면서 그 첫 번째를 ‘북한’으로 꼽았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First, to unite the world against the nuclear menace posed by the North Korean regime, a threat that has increased steadily through many administrations and now requires urgent action.”

북한 정권이 가하는 핵 위협에 대항해 전 세계를 단합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는 겁니다. 이어 북한의 위협은 미국의 여러 행정부를 거치며 높아졌고, 이제는 시급한 조치를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얼마나 북한 문제를 우선시하고 있는 지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을 며칠 앞둔 지난해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마감단계에 있다고 주장하자, 트위터를 통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본격적인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이후 4월에 공개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최대 압박과 관여’에는 실제로 이러한 의지가 잘 반영됐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입니다. 

[녹취: 펜스 부통령] “It is necessary for us to exercise pressure, and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believes the time has come for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use both diplomatic and economic pressure to bring North Korea to a place that it has avoided successfully now for more than a generation ….”

북한에 압박을 가할 필요가 있으며 미국은 국제사회가 외교와 경제적 압박을 통해 북한이 지난 세대 동안 피해왔던 자리로 되돌아오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미국은 쉬지도, 느슨해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 영향력을 가진 나라들과 함께 북한에 최고 수위의 압박을 가하고, 이를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한다는 접근법이었습니다. 

이 접근법의 성공을 위해 사실상 가장 먼저 지목된 나라는 중국이었습니다. 

북한 무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이야말로 최대 압박의 성패를 가르는 ‘지렛대’를 지닌 나라라는 인식이 바탕이 된 겁니다. 

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약속했던 미국의 대중국 경제 제재, 즉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문제도 사실상 유보하면서까지 북한 문제에 집중했습니다. 

이런 노력 속에서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지난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고, 이에 따라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폭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또 중국이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하면서 북한과의 합작사업이 중단되고, 북한으로 향하던 정제유가 끊기는 등 ‘최대 압박’의 결실로 볼 만한 정황들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한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압박 노력은 중국을 넘어 북한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나라들에게도 이어졌습니다. 

브라이언 훅 국무부 정책계획 국장은 지난 11일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모든 양자회담 때마다 북한 문제를 들고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훅 국장] "in every bilat the Secretary brings up North Korea, and he has done that since the time that we had reached agreement on a North Korea strategy in the national security cabinet..."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 내각이 북한에 대한 전략을 합의한 이후부터 줄곧 그렇게 해 왔다는 겁니다. 

실제로 미국의 외교를 총 책임지고 있는 틸러슨 장관을 비롯한 국무부 당국자들은 국제무대에 설 때마다 북한에 대한 압박과 고립을 주문했습니다. 미국으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던 아프리카 나라 수단은 북한과의 관계 단절이 제재 해제의 조건으로 제시 받을 정도였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워싱턴을 방문한 해외 정상들에게 북한 문제 해결을 요구했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남미 나라 등을 방문해서 북한과의 관계 단절을 공식 요청할 정도로 본격적인 대북 압박 노력을 펼쳤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자국 내 북한 대사를 추방하거나 북한과의 무역을 끊는 등의 실질적인 조치를 취한 나라만 20여개에 이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처럼 동맹은 물론 북한과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과의 ‘외교’를 통해 대북 압박에 나서는 전략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는 북한과의 직접적인 대화나, 대북 협상과 같은 ‘외교’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그러나 일부 언론들이 이 ‘외교’를 다르게 해석하면서, 틸러슨 장관이나 국무부 당국자들은 ‘아직은 대화의 시기가 아니’라거나, 비핵화를 전제하지 않은 대화는 없다는 식의 해명 아닌 해명을 하는 경우도 잦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이 북한 문제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발언이 있습니다. 바로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말입니다.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올해 초 ‘VOA’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군사적 선택지’를 언급했습니다. 

[녹취: 맥매스터 보좌관] “What we have to do is prepare for broad range options for the President, and those include military options, and we made no secret about that…”

그런 상황에서 미국이 할 일은 다양한 선택지를 대통령에게 제공하는 것이 될 것이며, 여기에는 군사적 선택지가 포함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이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피하기 위해선 각국이 미국의 외교적 노력인 ‘최대 압박’에 동참해야 한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입니다.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지난해 12월 행한 연설에서 미국의 외교관들이 강하고 준비된 군대에 의해 뒷받침 될 때 외교를 통해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커진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외교관들의 말에 권위와 힘이 실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군이 행동을 취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틸러슨 장관도 미국의 군사력이 자신의 외교를 뒷받침한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녹취: 틸러슨 장관] “But equally with China, I don’t think we have ever been as unified against this threat, because China knows the potential consequences of this.”

틸러슨 장관은 지난 17일 중국이 북한 문제로 인한 잠재적인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연합하고 있다고 전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당신과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짐 매티스 국방장관 등이 싸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군사 공격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특히 북한에 대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는 발언이나 ‘북한이 파괴될 것’, ‘내 핵 버튼이 더 크다’는 등의 말은 북한과의 ‘말 폭탄’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들은 모두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나 북한의 협박성 발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말폭탄’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대 압박’과 더불어 군사적 선택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가 열려 있다는 기조를 유지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후보 시절,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의테이블에 앉아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고 말했고,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김 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미국 정부가 최대 압박과 동시에 대화를 언급하는 건 제재의 끝이 결국은 대화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북한에 압박을 가하고, 고립시켜 그들 스스로가 대화 테이블로 나오도록 한다는 겁니다. 

북한과 대화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던 틸러슨 장관도 지난해 12월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캠페인의 목적은 북한과의 외교적 대화가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틸러슨 장관] “That is intended to lead to diplomatic talks. In the meantime, the President has been very clear: Militarily, we are going to be prepared should something go wrong. And our military is prepared.”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과 북한이 고위급 회담을 열고,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 또한 미국의 ‘최대 압박’ 캠페인에 따른 결과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대화’와 ‘협상’이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해 11월 기자들에게 미국과 북한이 어느 시점 첫 대화를 하기에 서로 좋다고 말할 날이 궁극적으로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협상의 시작이 아닌 대화를 하는 것뿐이라면서, 북한과의 대화는 협상의 출발점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결국 북한과 대화하는 데는 아무런 제약이 없지만, 북한과 협상을 하기 위해선 ‘비핵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겁니다. 

이 때문에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이 아닌 대화의 선택권 만큼은 북한에게 넘긴 상태입니다. 

[녹취: 틸러슨 장관] “…our communication channels remain open. North Korea knows they’re open; they know where the door is; they know where to walk through that door when they want to talk.”

틸러슨 장관은 미국의 대화 채널은 열려 있으며 북한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이 대화를 하고 싶으면 어떤 문을 열고 들어와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