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25일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25일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헨리 키신저와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이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제시한 북한 핵 문제 진단과 처방이 주목됩니다. 미국 외교의 거두로 불리는 두 사람은 북 핵 문제를 국제질서의 틀에서 보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먼저, 키신저와 슐츠 전 장관이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미국 외교의 살아 있는 전설로 꼽히는 거물들입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70년대 리처드 닉슨과 제럴드 포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고, 베트남전 휴전 협상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각별한 사이로,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조언하고 있습니다. 슐츠 전 장관은 닉슨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에 이어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7년 가까이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옛 소련과의 핵무기 감축 협상을 주도했습니다. 슐츠 전 장관은 98살, 키신저 전 장관은 94살 입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의회 청문회에 나왔다는 건 전세계 군사안보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20여년 사이 기존 세계질서가 서서히 무너지면서 강대국 간 경쟁이라는 전통적인 패턴이 되살아 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옛 소련 붕괴 이후 유일 강대국으로 역할을 했던 미국의 위상이 중국과 러시아의 부상으로 흔들리는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이런 상황이 잠재적으로 재앙적인 대결을 초래할 수 있다며, 미국이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기자) 북 핵 문제를 가장 긴급하고 중대한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이 문제가 전세계 핵 질서와 강대국 간 협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북 핵 문제에 비하면 중동의 상황은 미국에 중간 정도 위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북 핵 문제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건가요?

기자)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가장 즉각적인 도전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북 핵 문제가 핵 확산과 미국과 중국 간 협력, 군사적 충돌 가능성 등과 연결돼 있다는 겁니다. 특히 키신저 전 장관은 “가장 큰 문제는 북한 핵이 미국 영토에 가하는 위협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핵 도미노 현상을 초래할 수 있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 말은 북 핵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도 볼 수 있겠군요?

기자) 네, 키신저 전 장관은 작은 나라에 불과한 북한이 미국에 압도적인 위협을 줄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과 중국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 능력을 유지하게 된다면 다른 나라들도 핵 보유 유혹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한국도 핵무기가 없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고, 이어 일본도 그 선례를 따르게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키신저 전 장관은 북한의 핵 보유가 사실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지요?

기자) 북 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게 두 전직 장관의 지적입니다. 특히 키신저 전 장관은 북한의 핵이 체제 생존을 위한 것이라며, “그들에게 핵 포기는 자살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조지 슐츠 전 미 국무장관이 25일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조지 슐츠 전 미 국무장관이 25일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길이 없다는 건가요?
 
기자) 이 문제와 관련해 두 사람은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중국도 주변국들의 핵 보유를 꺼리고 있기 때문에 미-중 두 나라가 북 핵 문제에서 `건설적인 협력’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미국은 뭔가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겁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구체적으로 6자회담 재개나 미국과 중국이 별도의 포럼을 만들어 북한 비핵화를 논의하는 방안을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은 미국의 대북 군사 행동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부정적입니다. 전세계 대다수 나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의 대응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슐츠 전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술핵무기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소형 저강도 핵무기 개발을 추진 중이라는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소형 핵무기도 핵무기이며, 작은 걸 사용하면 곧바로 더 큰 걸 사용하게 된다는 겁니다. 슐츠 전 장관은 전세계적인 핵무기 폐기를 주창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