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괌 미 공군기지에서 B-2 전략폭격기가 활주로 위를 이동하고 있다. 미군은 전략폭격기 B-2 3대를 미주리주 와이트먼 공군기지에서 괌 앤더슨 공군기지로 이동 배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괌 미 공군기지에서 B-2 전략폭격기가 활주로 위를 이동하고 있다. 미군은 전략폭격기 B-2 3대를 미주리주 와이트먼 공군기지에서 괌 앤더슨 공군기지로 이동 배치했다고 밝혔다.

최근 미 공군이 잇달아 핵 공격이 가능한 전략 폭격기를 괌에 배치한 데는 북한 정권에 보내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겼다고 전직 미 공군 장성이 밝혔습니다. 공군 중장으로 예편한 데이비드 뎁툴라 전 미 공군 수석 부참모차장은 16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장거리 타격 능력과 스텔스 기능을 갖춘 전략 폭격기가 북한의 방공시스템을 뚫을 수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뎁툴라 전 중장은 괌에 ‘폭격기 지속 배치’(CBP)를 개시한 장본인으로 태평양공군사령부 부사령관을 거쳐 미 공군의 정보·감시·정찰(ISR)을 총괄하는 수석 부참모차장을 지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최근 미 공군이 장거리 전략 폭격기들을 잇달아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했습니다. 기존의 B-1B 전략폭격기와 달리 이번에 배치된 B-2 스텔스 폭격기, B-52 폭격기는 핵무기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뎁툴라 전 수석 부참모차장) 그 질문에 대답할 적격자와 말하고 계시는군요. 제가 2004년 공군 소장으로서 태평양공군사령부의 작전참모부장으로 있을 때 괌에 ‘폭격기 지속 배치’(CBP)안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우리 미 공군은 그 때, 즉 2004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괌에 장거리 전략 폭격기들을 순환 배치하고 있습니다. 서태평양 지역에 미 폭격기의 지속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동시에 폭격기 담당 요원들에게 작전 수행 능력을 숙달시키기 위한 목적었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B-2와 B-52 폭격기의 괌 기지 배치는 새삼스러운 게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움직임은 분명히 북한의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데이비드 뎁툴라 전 미 공군 수석부참모차장.
데이비드 뎁툴라 전 미 공군 수석부참모차장.

​​기자) 북한과 어떤 연관이 있다고 보십니까?

뎁툴라 전 수석 부참모차장) 전략 폭격기들이 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전략 폭격기들은 서태평양 어디든 즉각적인 출동이 가능합니다. B-2 폭격기는 전에도 괌에 배치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순환 배치된 B-2 폭격기 석 대도 북한이 이미 인식했을 것으로 저는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말씀 드렸듯이 B-2는 불과 몇 시간 안에 북한 등 서태평양 어디든 날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북한이 폭격기의 존재를 인식한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뎁툴라 전 수석 부참모차장) 북한에 대응한 우리의 비대칭 우위가 공군력, 특히 스텔스 기능이란 것을 북한 정권이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B-2, F-22, F-35같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가진 군용기들은 북한의 방대한 통합 방공시스템을 뚫을 수 있습니다. F-18, F-16같은 구형 전투기들이 충돌 시 조기에 격추될 가능성이 있는 것과 차원이 다릅니다. 다만 스텔스 기능을 가진 폭격기의 문제는 우리가 보유한 B-2 폭격기가 단지 20대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규모 역시 우리 전략의 중대한 요소라고 볼 때 우리는 이런 스텔스 폭격기의 규모와 능력을 더 증강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 B-52는 이달 안에 B-1B를 대체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3대 전략 폭격기가 동시에 괌에 배치된 전례가 있습니까?

뎁툴라 전 수석 부참모차장) 그렇습니다. 우리는 B-1, B-52, B-2 폭격기를 모두 괌에 배치한 전례들이 많습니다. 보십시오. 북한 정권은 매우 도발적으로 행동해 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과 한국, 일본에 대한 어떤 형태의 공격도 김정은과 그의 정권의 종말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정권을 다루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수사가 매우 강력하고, 저는 솔직히 이런 메시지가 북한에 전달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정은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같은 공격적인 행태를 멈출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단지 정권의 수명만 단축시킬 뿐이니까요.

기자) 한국 내 진보 계층에서는 이런 미군의 전략 폭격기 배치 움직임이 오랜만에 이뤄진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뎁툴라 전 수석 부참모차장)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우리는 괌에 14년째 이런 전략 폭격기들을 순환 배치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정말로 걱정해야 할 대상은 김정은의 공격적인 수사입니다. 김정은은 약함이 아니라 오로지 힘(power)만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보적인 분들은 순전히 김정은 정권의 힘만 강화시켜줄 그런 접근을 중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 미 공군은 전략 폭격기들이 괌에 얼마나 길게 배치될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배치된 B-2와 B-52 전략 폭격기들이 얼마나 괌에 머물 것으로 보십니까?

뎁툴라 전 수석 부참모차장) 각 폭격기 편대마다 순환 배치 일정이 있습니다. 저는 일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말씀 드리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번 배치는 괌에 지속적으로 폭격기를 배치한다는 장기적인 순환배치 일정의 일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3개월이 될 수 있고, 아마 6개월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시간이 되면 또 다른 폭격기 편대로 대체될 것이란 겁니다.

데이비드 뎁툴라 전 미 공군 수석 부참모차장으로부터 미 전략 폭격기들이 최근 괌에 배치된 배경에 관해 들어 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