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미국 하와에서 실수로 잘못 발령된 탄도미사일 경보 때문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오아후 섬의 한 도로 전자표지판에 '위협은 없다'는 문구가 표시됐다.
13일 미국 하와에서 실수로 잘못 발령된 탄도미사일 경보 때문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오아후 섬의 한 도로 전자표지판에 '위협은 없다'는 문구가 표시됐다.

미국 하와이주에서 잘못된 경보로 인해 발생한 비상 사태는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미국인들의 위기감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특히 컴퓨터 오작동이나 실수로 인한 핵전쟁의 위험성을 새삼 일깨웠다는 지적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먼저, 잘못된 경보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었나요?

기자) 하와이주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받은 문자 메시지는 `탄도미사일 하와이로 접근 중. 즉시 대피처 찾을 것. 훈련 상황 아님’ 이라는 세 문장이었습니다. 이 메시지는 곧바로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으로도 전달되면서 토요일 오전 늦잠을 즐기거나, 막 잠에서 깨어난 현지 주민들을 공황 상태에 빠트렸습니다.

진행자) 주 비상관리국 직원이 버튼을 잘못 눌러서 이런 실수가 발생했다는데, 경보 발령 절차에 뭔가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 정부 직원이 버튼을 잘못 눌러서 이런 엄청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문제입니다. 하와이주는 쓰나미 등 비상 사태에 대비한 훈련이 잦아 다른 주들에 비해 경보 발령에서 대피훈련까지 비교적 체계가 잘 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도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 겁니다. 주 당국은 이번 일을 계기로 비상경보 발령 절차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3일 미국 하와이주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받은 문자 메시지는 `탄도미사일 하와이로 접근 중. 즉시 대피처 찾을 것. 훈련 상황 아님’ 이라는 세 문장이었다.
13일 미국 하와이주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받은 문자 메시지는 `탄도미사일 하와이로 접근 중. 즉시 대피처 찾을 것. 훈련 상황 아님’ 이라는 세 문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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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비상 사태 발령부터 해제까지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드러난 건가요?

기자) 무엇보다, 단 한 사람의 실수로 이런 일이 벌어진 점, 그리고 실수를 바로잡는데 30분 이상이 걸린 점입니다. 미 언론들은 핵 위협으로 인한 북한과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이처럼 중요한 경보가 잘못 발령되고, 특히 수정에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와이주는 지난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 한 이후 대피훈련을 실시했었지요?

기자) 네, 지난해 12월 초에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핵 공격 대피훈련을 실시했었습니다. 그만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겁니다. 하와이주는 북한과의 거리가 7천200 킬로미터로, 북한이 미국에 대륙간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할 경우 최우선 목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일은 지난해부터 고조돼 온 미-북 간 위기 상황이 미국인들에게 현실적인 위협으로 떠올랐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 같군요?

기자) 네, 언론들은 이번 경보가 실수였다는 주 당국의 공식 발표가 있기까지 38분 동안 관광객들의 `파라다이스’로 알려진 하와이가 `공황(패닉)의 섬’으로 변했다고 전했습니다. 주민들이 혼비백산한 가운데 공포와 혼란이 몰아 닥쳤다는 겁니다. 때마침 진행 중이던 행사들은 중단되고, 고속도로 등은 터널이나 지하로 대피하느라 운전자들이 사라진 자동차들로 넘쳐났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를 보면, 잘못된 정보나 실수로도 얼마든지 핵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적의 미사일이 날아오는 상황을 가정할 경우, 이에 대응하는 건 그야말로 분초를 다투는 일입니다. 이 과정에서 그릇된 정보나 판단이 개입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미국과 옛 소련 사이에는 실제로 잘못된 핵 경보로 인한 전쟁 위기가 몇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양측이 지난 1963년 백악관과 크렘린궁 사이에 `핫라인’을 설치한 건 오판에 의한 핵 전쟁을 예방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진행자) 하와이 주지사와 하와이 출신 하원의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북한과의 즉각적인 대화를 요구하고 나섰지요?

기자) 네, 데이비드 이게이 하와이 주지사는 `경보와 사이렌이 과거의 일이 되도록 하기 위해 김정은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와이주 출신 털시 개바드 하원의원도 “하와이 주민들은 지난 수 십 년 간 이 나라의 리더십이 북한과의 직접 협상에 실패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미국이 북한과 당장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북한이 미국의 도시를 겨냥해 핵미사일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전문가들은 대체로 가능성이 없거나 극히 적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체제 생존이 지상과제인 북한 정권이 미국에 핵 선제공격을 가하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그 보다는 어느 한 쪽의 실수나 오판에 의한 전쟁의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