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판문점 남북연락채널이 1년 11개월 만에 복구된 3일 오후 공동경비구역(JSA) 소속 군용차량이 통일대교를 통해 이동하고 있다.
남북 판문점 남북연락채널이 1년 11개월 만에 복구된 3일 오후 공동경비구역(JSA) 소속 군용차량이 통일대교를 통해 이동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대화에 대해 미국 정부가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주목됩니다. 한국 정부로서는 남북대화가 북한의 비핵화에 도움이 되고, 대북 압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남북대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국무부 등 미국의 평가가 그다지 긍정적인 것 같지 않군요.

기자) 네,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견해를 밝힌 트럼프 대통령부터 그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남북회담 제안이 “좋은 소식일 수도 있고, 나쁜 소식일 수도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트위터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거듭 `로켓맨’ 이란 비하적인 표현을 사용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부 대변인은 특히 북한의 의도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H.R. 맥매스터 백악관 보좌관은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신년사가 `한국과 미국을 멀어지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도 같은 견해를 밝히면서 미국은 “자리에 앉아 대화하는 데 있어서 김정은의 진정성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남북대화에 대한 반대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을 뿐, 불편한 속내를 표출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이 남북대화에 대해 이처럼 회의적인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미국은 현재 북한의 핵 포기를 목표로 `최대 압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같은 제재와 압박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판단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남북대화가 압박 전선에 차질을 가져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겁니다. “북한이 핵무기 폐기를 위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어떤 대화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니키 헤일리 유엔대사의 발언은 이런 우려를 직설적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면,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 정부가 추진해 온 대북 제스처를 지지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과 군사회담을 북한에 제안했을 때, 또 유엔을 통한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발표했을 때도 미국은 떨떠름한 반응이었습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대북 유화 발언을 할 때마다 백악관 등이 나서 제동을 건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란 게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두 달 전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열었는데요, 당시 남북대화에 관한 합의가 없었나요?

기자) 지난 11월 열린 정상회담에서 미-한 두 나라는 공동 언론발표문을 채택했는데요, 대북 압박을 위한 공조 강화를 강조했을 뿐 남북대화에 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6월 말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이에 관한 합의가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주의적인 사안을 포함한 문제들에 대해 남북 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 대통령의 열망을 지지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진행자) 지난달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의 합의와는 분명 온도차가 있는 것 같군요.

기자) 네, 당시 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합의한 한반도 문제에 관한 4대 원칙에는 `남북한 간의 관계 개선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는 적잖이 대비되는 대목입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계기로 남북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남북대화가 북 핵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미국 측에 설득하는 게 중요한 과제일 것 같습니다.

기자) 바로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2일) 국무회의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북 핵 문제 해결과 따로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두 사안을 동시에 추진하도록 지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가 진전되고, 관계가 점진적으로 개선되면 핵 문제에 관한 논의도 자연스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한국 정부와 핵 문제를 논의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로서는 남북대화와 핵 포기를 이끌어 내기 위한 대북 압박을 병행하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이 부분은 미국이 남북대화에 회의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특히 북한은 `제재와 대화는 병립할 수 없다’며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공조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신랄하게 비난해 왔습니다. 북한은 또 앞으로 대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재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남북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큰 숙제를 안고 있는 셈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