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새벽에 실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발사 모습을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 11월 29일 실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발사 모습을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했다.

올 한해 북한을 둘러싼 정치와 군사, 외교적 안보환경은 긴장과 위기 속에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연이은 6차 핵실험으로 위협 수위를 계속 끌어올렸고, 미국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제재로 북한을 압박하면서 국제사회에 완전히 다른 대북 접근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VOA는 2017년 한 해 북한 관련 주요 움직임을 여섯 차례로 나눠 되돌아 보는 연말기획을 마련했는데요. 오늘은 첫 순서로 지난 1년 간 일어난 북한 관련 주요 사건과 파장을 짚어봅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올해만 17 차례에 걸쳐 모두 20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 같은 도발은 올해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서부터 감지됐습니다. 

[녹취: 김정은 위원장] “첫 수소탄 시험과 각이한 공격 수단들의 시험발사, 핵탄두 폭발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으며, 대륙간탄도로켓도 마감단계에 이르렀으며…”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를 예고한 겁니다. 

그리고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북한은 첫 ICBM 급 ‘화성-14형’을 전격 쏘아 올렸습니다. 

같은 달 28일 사거리가 1천km에 달하는 두 번째 ‘화성 14형’을 발사한 북한은 미국 전역이 타격권에 들어왔다고 공언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 “ “미 본토 전역이 우리의 사정권 안에 있다는 것이 뚜렷이 입증됐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ICBM의 핵심 기술인 재진입 성공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미국 동부까지 이르는 사거리는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뉴저지 골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령 괌이나 동맹국을 위협하거나 공격할 경우 김정은은 “그 행동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8일 북한이 미국을 계속 위협하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ey will be met with fire and fury like the world has never seen....”

북한이 '미국 본토 불바다' 발언을 하며 미국을 자극한 가운데, 북한이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미 국방부가 평가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한 겁니다. 

다음 날 북한 전략사령군은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 4발로 괌을 포위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14일엔 김정은 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해 괌 포위사격 방안을 보고 받은 뒤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후 북한은 8월 29일, 9월 15일 괌 포격사격을 위협하며 거론했던 화성-12형을 연거푸 일본 상공을 넘어 발사했습니다. 

그로부터 70여일 뒤 침묵을 깨고 11월 29일 역대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 신형 ICBM ‘화성-15형’을 발사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ICMB이라며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화성-15형'이 당장 미국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6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6차 핵실험을 축하하는 대규모 군중 집회가 열렸다.
지난 9월 북한 김일성 광장에서 6차 핵실험 성공을 기념하는 군중 집회가 열렸다.

​​북한은 미사일 개발과 함께 핵실험도 감행했습니다. 

9월 3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실시된 6차 핵실험은 역대 최대 규모였습니다. 

북한은 ICBM에 장착할 수 있는 수소탄을 성공적으로 실험했고, 이를 이용해 핵 전자기파(EMP)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수소탄 시험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 확인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경량화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잇단 도발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불러왔습니다. 

먼저 올해 6월 채택된 대북 결의 2356호는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이 아닌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나온 첫 번째 제재 결의였습니다. 

이후 유엔 안보리는 8월 5일 연이은 ICBM 발사에 대응해 대북 제재 결의 2371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합니다. 

결의안은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석탄과 철광석, 수산물 수출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이어 9월 11일 안보리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하는 제재 결의 2375호를 통과시켰습니다. 

특히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북한의 최대 교역국 중국이 난색을 표했던 원유와 석유 공급을 제한하는 내용이 처음으로 포함됐습니다. 

또 지난주 이전 결의에 포함된 제재 조치를 더욱 강화한 새 대북제재 2397호가 만장일치로 채택됐습니다. 

[녹취: 벳쇼 대사] “The draft resolution has been adopted unanimously as resolution 2397 of 2017.”

북한의 잇딴 미사일 발사에 이은 핵실험 이후 열린 유엔총회에서도 북한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9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킬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자살 임무”를 수행하는 “로켓맨”으로 불렀습니다. 

[녹취: 트럼프] "Rocket Man is on a suicide mission for himself and for his regime."

그러자 김정은 위원장은 21일 북한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자신의 명의로 성명을 냈습니다. 이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깡패’ 등으로 부르며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녹취“우리 국가의 완전 파괴라는 역대 어떤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들어볼 수 없었던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

북한 김정남 암살 사건 용의자로 체포됐던 리정철(가운데)이 지난 3월 쿠알라룸푸르 세팡 경찰서에서 방탄조끼를 입은 채 공항으로 향하는 차에 오르고 있다. 리정철은 이 날 북한으로 추방됐다.
말레이시아에서 북한 김정남 암살 사건 용의자로 체포됐던 북한인 리정철(가운데)이 3일 쿠알라룸푸르 세팡 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올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북한에 집중된 건 비단 핵과 미사일 때문 만은 아닙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 공항에서 2월 24일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여성 2명에게 피살됐습니다. 

사건을 수사한 말레이시아 당국은 사실상 북한을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녹취: 칼리드 청장] “…one attaché to the North Korean Embassy and the other one, a staff of North Korean airline…”

이 사건에 북한 외교관을 포함한 북한 국적자 8명이 연루됐다고 발표한 겁니다. 

더욱이 암살 도구로 국제법으로 금지된 맹독성 독극물 VX 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돼 더욱 충격을 줬습니다. 

이어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죽음은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또 한번 드러냈습니다. 

6월 13일 북한이 17개월 동안 억류했던 웜비어를 혼수상태로 돌려보낸 겁니다. 

북한은 웜비어가 식중독 증세를 보이다 수면제를 복용한 뒤 의식을 잃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은 웜비어는 미국에 돌아온 지 엿새 만에 결국 숨졌습니다. 

가족들은 웜비어가 북한에서 받은 끔직한 고문과 학대로 숨졌다고 분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을 잔혹한 정권이라고 규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The United States once again condemns the brutality of the North Korean regime as we mourn its latest victim”

미국 안팎에서 북한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됐고, 미국 정부는 9월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이어 11월 미국 정부는 9년 만에 북한을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Today the United States is designating North Korea as a state sponsor of terrorism. It should have happened a long time ago. It should have happened years ago…”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통해 전 세계를 위협하는 것 외에도 반복적으로 국제테러 행위를 지원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여기에는 해외 영토에서 일어난 암살사건이 포함된다고 언급하며 김정남 암살, 웜비어의 사망 등이 사실상 테러지원국 지정 배경임을 시사했습니다. 

지난 1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북한 인권 회의에서 자이드 라아드 알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화상희외로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지난 1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북한 인권 회의에서 자이드 라아드 알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화상희외로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이 같은 북한의 인권 유린 행태를 규탄하는 유엔의 인권결의안이 올해도 어김없이 채택됐습니다. 

[녹취: 유엔총회 의장] “Situation of human rights in DPRK, the third committee adopted draft resolution one without the vote. May I take assembly wishes the same....It is so decided….”

13년째 채택되고 있는 북한 인권결의안에 올해는 북한 억류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이 추가됐습니다. 

올 한해 계속된 핵·미사일 개발과 각종 불법 활동으로 제재와 압박이 심화되면서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되고 있습니다. 

VOA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