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엥겔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
엘리엇 엥겔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

미 의회가 본격적으로 북한과 이란의 핵 협력 실태를 조사할 것이라고 엘리엇 엥겔 미 하원의원이 밝혔습니다.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엥겔 의원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을 위해선 정권 교체가 최선의 방안이지만 오판을 막기 위해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할 수 있다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제안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엥겔 의원을 이조은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중동 등 세계 각지에 핵과 미사일 기술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미 의회에선 어떻게 파악하고 있습니까? 

엘리엇 엥겔 의원) 의회는 북한의 호전적 행위나 탄도미사일 능력 강화와 같은 각종 위협을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향한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라고 봅니다. 김정은은 미사일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김정일과 김일성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입니다. 한반도와 역내에 전쟁 가능성을 높이는 행위죠. 트럼프 행정부가 이 상황을 적절히 다루고 있는지도 우려되는데요, 현재로서는 다소 복합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의 미사일 확산 활동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란 등과의 핵 협력에 대해서는 추측만 있을 뿐 확실한 증거는 없는데요.

엘리엇 엥겔 의원) 이란이 무엇을 하든 놀랍진 않을 겁니다. 북한과 이란은 공통점이 많습니다. 두 나라 모두 테러를 지원하고 있고 핵 역량으로 전 세계를 겁주고 싶어 합니다. 고민스러운 건 휴전 상황인 한반도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과 미국이 전쟁으로 치달으면 북한은 패배할 수 밖에 없겠지만 한반도에서는 수백 만 명이 목숨을 잃게 되겠죠. 그래서 미국은 상당히 신중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트럼프 행정부가 관련 요직을 오래 동안 인선하지 않아 우려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주한 미국대사,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과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명했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이들이 공석을 채우면 북 핵, 미사일 문제 등이 더 심각히 다뤄지게 될 테니까요. 엄포와 강한 수사는 김정은 같은 비이성적인 상대를 다루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기자) 북한과 이란, 혹은 북한과 시리아와의 핵 협력 실태에 대해 미 의회 차원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습니까? 

엘리엇 엥겔 의원) 그렇습니다. 그 동안 이란과 시리아와의 핵 협력만을 특정해서 논의하진 않았지만 다음 회기부터 시작될 겁니다. 정황 파악을 위한 조사도 나섭니다. 올해 통과한 법(미국의 적국에 대한 제재법)이 발효됨에 따라 북한의 핵 프로그램 확대 가능성과 이란의 위협을 면밀히 감시할 겁니다. 북한은 핵, 무기 기술을 다른 나라에 판매할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워싱턴까지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미 본토 도달 가능성에 대해선 의심스럽지만 현재 미국에 위협이 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북한은 적대적으로 행동하고 있고 행동을 고치거나 대화하고자 하는 의지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존재감을 인정 받고 싶어서 최악의 행동을 하는 응석받이 아이 같습니다. 북한은 위협이고 더 이상 무시하고 넘어가선 안 된다는 점에 민주당, 공화당 양당 대부분 의원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 지도부 교체 없이도 핵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엘리엇 엥겔 의원) 대답하기 어려운데요. 현재 북한은 대화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고 몇 년 전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겠다고 스스로 한 약속도 어겼습니다. 더 이상 북한을 믿기 어려운 거죠. 김정은은 상당히 적대적이며, 어디까지가 단순한 엄포이고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알 수 없습니다. 만약, 지도부가 책임 있고 정상적인 지도부처럼 행동한다면 지도부 교체 없이도 북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핵을 들고 전 세계를 위협하는 북한의 행동은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협상법이 될 수 없습니다.

기자) 지도자로서의 김정은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엘리엇 엥겔 의원) 김정은은 아버지가 지도자였다는 오로지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지도자가 됐습니다. 마치 한 가족이 사고 팔 수 있는 것과 같은 나라를 상속 받았습니다. 북한은 마치 사탕 가게나 마피아와 같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기자)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 유린의 궁극적 책임이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에게 있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고 있는데요. 김정은이 국제형사재판소 등 국제 사법 체계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엘리엇 엥겔 의원) 그럴 수만 있다면 가능한 모든 것들을 하겠지만 쉽지 않을 겁니다. 아마 불가능할 것이고요. 김정은은 법정에 가지 않을 것이고 법정에 세우는 것도 불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기자) 북한 붕괴 가능성은 어제 오늘 거론된 게 아닌데요. 의회 내에서 가상으로라도 북한 붕괴 이후를 대비하자는 목소리나 구체적으로 수립된 전략이 있나요?

엘리엇 엥겔 의원) 제가 알고 있는 한 없습니다. 비밀리에 조용히 진행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제가 알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기자)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 체제나 정권 교체 계획은 없다면서 북한인들이 독재정권 아래 살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고 말했는데요. 북한 주민들이 듣기에 적절한 발언이었다고 보십니까? 

엘리엇 엥겔 의원) 그런 발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미국의 정책이 북한 정권 교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김정은이 와서 대화를 해본다면 생각보다 미국이 많은 부분을 수용할 의지가 있다는 사실에 놀랄 겁니다. 하지만 미국이 정권 교체에 관심이 있다고 북한이 믿고 있는 한, 어떤 대화도 생산적일 것이라 보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북한 정권 교체가 북한 주민들을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극과 오판을 막기위해 (정권 교체 방안은) 양보해줄 수 있습니다. 미국은 신중해야 합니다. 저는 군사 충돌보다는 외교를 더 선호합니다. 그래서 미 국무부의 역할을 약화시키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동에 화가 나고 의심스럽습니다. 국무부 인력을 줄이고 요직을 공석으로 남긴 것이 우려됩니다.

기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긴장완화를 위해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미국 정부에 제안했다고 밝혔는데요. 옳은 결정이라고 보십니까? 

엘리엇 엥겔 의원) 북한 정권에 어떤 가능성도 줘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무책임합니다. 김정은이 책임 있게 행동한다면 우리도 그렇게 대우할 수 있습니다. 

기자)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인가요? 

엘리엇 엥겔 의원) 저라면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지 않을 겁니다.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적대적이고,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 상공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국제규범을 위반하고 도발했습니다. 북한이 이런 도발에 보상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미 하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엘리엇 엥겔 의원으로부터 미 의회의 대북 접근법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