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워싱턴에서는 미국 20여개 주에서 모인 70여명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국전쟁과 전후 한국의 발전상을 연구하는 학회가 열렸다.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는 미국 20여개 주에서 모인 70여명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국전쟁과 전후 한국의 발전상을 연구하는 학회가 열렸다.

미국 각 지역의 교사들이 한데 모여 한국전쟁과 전후 한국의 발전상을 연구하는 학회가 있습니다. 올해로 세 번째로 열렸는데요, 정규 교과서에서 짧게 다뤄지는 한국전쟁을 미국 학생들에게 보다 깊이 있게 소개한다는 목표로 모였습니다. 매주 수요일 깊이 있는 보도로 한반도 관련 현안들을 살펴보는 ‘심층취재, ’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2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 외곽에 위치한 한 호텔 회의장. 

미국 내 20여개 주에서 70여 명의 교사들이 모였습니다. 대부분 역사교사지만 영어와 미술 등 다른 분야 교사들도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잊혀진 전쟁’으로 알려진 한국전쟁과 이후 눈부신 발전을 이룬 한국에 대해 배우는 목적으로 지난 11일부터 나흘간 열린 학회 참가자들입니다.

[녹취:한종우 한국전쟁유업재단 이사장] “Even dogs in Seoul carry own cell phones. (laugh) Even monk in high top mountain has WiFi high speed internet access and order coffee from Italy…”

미 '한국전쟁유업재단' 주최로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 현대사 학회에 미국 20여개 주 70여명의 교사들이 참석했다. 교사들이 발표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미 '한국전쟁유업재단' 주최로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 현대사 학회에 미국 20여개 주 70여명의 교사들이 참석했다. 교사들이 발표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

​​한국전쟁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미군의 참전, 치열했던 전투 등에 대한 주제발표를 진지하게 듣던 교사들은 전후 한국이 크게 발전해 이제는 강아지도 손전화를 들고 다니고, 산 속의 스님들도 인터넷으로 외국에서 커피를 주문한다는 말에 크게 웃습니다. 

과장이 섞인 농담이지만 그만큼 한국이 세계 최고의 통신시설을 갖춘 나라가 됐다는 의미가 전달됐습니다. 

미국의 비영리재단인 한국전쟁유업재단 주최로 열리고 있는 이 학회는 미국 교사들에게 한국을 더 잘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녹취:리처드 로열] “I have a limited knowledge and understanding of Korea and Korean War. I’ve never been to Korea, my only understanding…”

덴버국제학교 교사인 리처드 로열 씨는 “한국에 가 본 적이 없고 한국과 한국전쟁에 대한 지식도 제한적”이라며, “학회 참여를 통해 지식과 이해도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로열 씨는 덴버국제학교에 한국계 학생들도 많고,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들이 있어 이번 학회에 관심을 갖고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배운 내용을 동료 교사들에게 전수하고 수업에도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전쟁유업재단의 한종우 이사장입니다. 

[녹취:한종우 한국전쟁유업재단 이사장] “선생님들이 손수 자료를 갖고 교육현장에서 한국전쟁의 위대한 유업을 가르쳐서 더 이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고, 한국전쟁을 통해서 대한민국이 증명한 보편적인 가치인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힘, 그리고 우리의 업적을 영구히 미국의 후세들에게 교육하는 그런 취지로 저희가 역사교사, 사회교사 컨퍼런스를 계속 주최해 왔습니다.”

학회에서는 한국전쟁 등 다양한 주제의 소규모 강의들도 마련됐다. 교사들이 한국전쟁에 관한 강의를 듣고 있다.
학회에서는 한국전쟁 등 다양한 주제의 소규모 강의들도 마련됐다. 교사들이 한국전쟁에 관한 강의를 듣고 있다.

​​

​​나흘 일정으로 열린 학회 기간 동안 교사들은 한국전쟁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택해서 수강했습니다. 또 교육자료를 제작하고 강의 내용을 짜는 실습도 했습니다. 

[녹취:신디 클라크] “Americans All. According to  the 1990 Census, of the 4.9 million Korean War veterans in the US 4.5 million were white….”

영어 알파벳 ABC에 따라 한국전쟁 관련 핵심 단어들을 선별해 설명하는 기초적인 강의도 있었고, 한국전쟁에 참여한 흑인과 유대인 병사들을 살펴보는 심화학습도 있었습니다.

[녹취:로드니 로빈슨] “I taught on the influence of the Korean War Veterans on the civil rights movement and how a lot of them used the GI bill and other…”

강사로 참여한 로드니 로빈슨 씨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미국의 시민평등권 운동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그들이 ‘제대군인원호법’을 비롯한 여러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 교육을 받고 시민적 권리를 신장시켰는지를 강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차별은 한국전쟁이 끝난 뒤 1960년대에 민권운동이 강하게 일어나면서 폐지됐습니다. 

로빈슨 씨는 미국 정부기관 중에는 군대가 처음으로 흑인과 소수인종에 대해 평등한 기회를 부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전 참전용사를 인터뷰해 기록을 남기는 방법에 대한 교육도 비중있게 이뤄졌습니다. 

[녹취: 강사] “Q: Can you tell us about when you enlisted and how you got to Korea? A: I left on my 18th birthday in 1951…”

언제 군에 입대했고 한국에 파병됐는지, 한국에 대한 첫 인상은 어땠는지, 한국 군과의 관계는 어땠는지, 가장 치열했던 전투 경험은 무엇인지, 전쟁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등 핵심적으로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지를 전수하는 것입니다. 

한국전 참전용사인 앨버트 울먼 씨(왼쪽)가 학회에 참석한 교사들에게 전쟁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전 참전용사인 앨버트 울먼 씨(왼쪽)가 학회에 참석한 교사들에게 전쟁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한국전쟁유업재단의 한종우 이사장은 학회에 참여하는 미국 교사들 대부분이 이같이 참전용사들의 경험담을 듣고 기록하는 작업에 큰 관심을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녹취:한종우 한국전쟁유업재단 이사장] “(저희가) 강요는 하지 않지만 상당히 많은 숫자가 그 취지에 공감해 그 지역에 가서 인터뷰를 하고, 그들의 학생들이 인터뷰를 한 뒤 저희들에게 보내줘서 저희 웹사이트에 나와 있습니다.”

한 이사장은 지금까지 취합한 800건의 한국전 참전용사 인터뷰를 교육자료로 만들어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미국 사회과학분야 교사협회(National Council for the Social Studies)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학회에는 한국전 참전용사들도 여러 명 참여해 자신의 경험을 나눴습니다. 

1951년에서 1952년 사이 해병대로 참전한 윌리엄 알리 씨입니다.

[녹취:윌리엄 알리] “I’m proud to say 강원도에서 미국 해병대 있었어요.. Many of the Korean War veterans are dying off. Here’s a chance for them to see…”

알리 씨는 많은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고령으로 사망하고 있다며, 이 학회는 미국의 교사들이 한국을 구한 이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전 당시 보병 제3연대 소속으로 임진강에서 싸웠던 래리 키너드 씨입니다.

[녹취:래리 키너드] “You need to know about what we did in Korea. It’s called forgotten war, but in my view it’s the forgotten victory….”
 
키너드 씨는 미군이 한국전쟁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후대가 알아야 한다며, ‘잊혀진 전쟁’이라고 불리지만 실상은 ‘잊혀진 승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군 덕분에 한국이 이제는 번성하는 나라가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교사들은 이번 학회에서 배운 내용을 수업시간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수전 톰린슨] “Absolutely. One thing that was brought out this morning was the fact…”
 
인디아나주 인디아나폴리스 소재 프랭클린센트럴 고등학교의 역사교사인 수전 톰린슨 씨는 “미국 역사교과서에서 한국전쟁이 크게 다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교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했다”며 “한국전쟁에 대한 정보가 더 필요해 학회에 참가했다”고 말했습니다. 톰린슨 씨는 “학회 직후 바로 교실로 돌아가 이번에 배운 것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테레사 멘저링크] “Extremely. Extremely. Getting a little bit more information about Korea, what is like today and just being able to take those cultural differences into your classroom, living in…”
 
오하이오주 벤워트 시에서 온 교사 테레사 멘저링크 씨는 “한국의 현황에 대해 정보를 얻게 돼 매우 유익했다”며 “이런 문화적 다양성을 교실로 가져가 전하는 것은 학생들의 미래의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학회에 참가한 교사들 중 30명은 한국 정부의 후원으로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한국을 직접 방문해 비무장지대와 부산 유엔묘지 등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