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가 17일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을 제의한 가운데, 18일 오후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가 17일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을 제의한 가운데, 18일 오후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한국 정부는 남북회담 개최 제의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 두 나라의 상황 인식에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에 충분히 사전설명을 했고,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 아래남북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남북회담 개최 제의에 미국이 지금은 대화 조건과 거리가 있다는 반응을 보인 데 대해, 한국은 미국에 대해 사전설명을 했고 미국 측이 회담 제안을 충분하게 이해한 상태였다고 밝혔습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의 18일 정례 기자설명회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 한국 외교부] “이번 우리 측 제안에 대해서 미국 등 주요국들에 대해서 사전에 설명한 상황입니다. 지금으로선 우리의 진정성 있는 제안에 대해서 북측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 대변인은 북 핵 위협의 엄중성과 시급성에 대한 명확하고도 현실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남북회담 제의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 대해 미국과 필요한 소통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 제의가 본격적인 대화 조건이 마련됐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며, 기본적으로 백악관 논평은 이런 한국 정부의 이해와 똑같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나 한국 정부 모두 북한과의 본격 대화는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핵 동결과 비핵화로 나아가는 방향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한국 정부의 이번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 제의는 이와는 구분되는 초기 단계의 접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 군사분계선 일대의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군사당국 회담을 제안한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철책을 순찰하는 군인들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 군사분계선 일대의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군사당국 회담을 제안한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철책을 순찰하는 군인들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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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에선 이와 관련해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발사로 대북 압박을 강화하려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회담을 제의한 데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미국으로선 중국의 대북 제재 강도를 높이기 위해 유엔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려는 시점에 한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경우 집중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미-한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한국의 남북대화 재개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비정치 분야에 국한한 지지였기 때문에 이런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 한국 국립외교원] “미국 입장은 비정부 차원에서, 인도주의나 스포츠 이런 차원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지금 상황에선 좋지만 정부 차원에선 지금 제재 국면이니까 제재 동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어서 자제해 달라는 입장이거든요. 그런데 군사회담은 그런 입장에서 판단할 때 너무 많이 나갔다고 판단을 하는 거죠.”

한국의 이번 대북 제의를 계기로 미국과의 대북 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한국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 내에선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가 너무 앞서 나갈 경우 미-한 동맹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북한이 한국이 제의한 회담을 미-한 두 나라 사이를 벌려놓기 위한 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오히려 한국과의 대화를 추진함으로써 (미-한) 공조체제를 균열시키는 데도 기여할 수 있는 그런 측면도 있고 또 실제로 대화를 어느 정도 진전시켜서 제재 일변도의 국제사회 흐름에 대해서 일정 부분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그런 계기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그런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전문가들은 미-한 간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 북한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향한 정교한 역할 분담을 위해 양국 간 보다 긴밀한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