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한국의 대북 인도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관계자들이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대북 지원 물품 등을 살펴보고있다.
지난달 24일 한국의 대북 인도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관계자들이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대북 지원 물품 등을 살펴보고있다. 북한은 최근 대북제재를 이유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방북 신청을 거부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6·15와 10·4 남북 정상선언 이행이 먼저라며 한국 민간단체들의 방북 신청을 잇따라 거부한 데 대해, 민간 교류부터 호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남북 경제협력은 북 핵 문제 진전 여부에 따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최근 한국 측 대북 인도적 지원단체와 종교단체들의 방북 요청을 잇따라 거부한 데 대해 이 단체들의 방북 신청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의 7일 정례 기자설명회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이덕행 대변인 / 한국 통일부] “민간 교류 추진이라든지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 등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우리 민간단체들의 방북 추진 등에 대해서 호응해 나오기를 촉구합니다.”

이 대변인은 또 북한이 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민간 교류에 앞서 6·15와 10·4 선언의 이행이 먼저라고 주장한 데 대해선, 7·4 공동선언과 남북기본관계합의서 등을 거론하며 남북 간에 합의가 많고 남북이 이 합의들을 잘 존중하고 이행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반박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남북 간 합의 중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도 있다며 자기들한테 불리한 합의는 빼고 6·15와 10·4 선언을 내세워 주한미군 철수나 남북 경제교류를 압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남북 간 모든 합의들에 담긴 기본정신에 입각해서 교류의 물꼬를 트자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대외부총장은 한국 정부가 북한과 맺은 모든 합의를 이행하려면 핵 문제와 관련한 북한 측의 성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양무진 교수 / 북한대학원대학교 대외부총장] “이런 모든 합의서를 이행하고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이 북한의 핵 문제이기 때문에 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뭔가 진정성이 담긴 선제적 조치가 있어야만 다른 합의서도 이행할 수 있다는 압박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한국 정부를 향해 보다 구체적으로 대북 제재 조치를 풀 것을 요구했습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7일 민간 교류 허용에 앞서 5·24 조치 등 이른바 ‘대결 조치’를 먼저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민족끼리’는 남북관계가 최악의 파국 상태에 놓인 것은 반통일적인 대결정책 때문이라며 5·24 조치와 함께 금강산관광 중단과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도 거론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홍민 박사는 북한이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 철회가 자신들의 의도임을 내비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홍민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북한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구도는 북 핵 문제와 남북관계 문제를 철저하게 분리된 사안으로 접근하는 겁니다. 그래서 남북관계를 철저하게 경제적 수단, 그리고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거나 대북 제재를 우회하는 출구로 남북관계를 활용한다는 게 가장 1차적으로 북한이 생각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우리민족끼리’는 또 6·15 공동선언 발표 17주년을 앞두고 이 선언의 이행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우선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이는 남북 민간단체가 추진 중인 6·15 공동행사의 평양 개최를 한국 정부가 허용하라는 압박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북한 측의 평양 개최 주장을 받아들여 방북 신청을 하겠다고 했지만 한국 정부의 승인 여부는 사업의 목적과 남북관계 개선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국제환경 등의 차원에서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