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한국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에서 미군 사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이날 추가로 4기의 발사대가 비공개로 추가 반입된 사실을 보고받고,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5월 30일 한국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에서 미군 사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이날 추가로 4기의 발사대가 비공개로 추가 반입된 사실을 보고받고,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국 내 논란이 미-한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를 안보가 아닌 정치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사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여러 조치들에 대해 그리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대통령 선거 유세와 TV 토론에서 이미 사드 배치 여부를 다음 정부에 넘겨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기존 사드 배치 결정 과정을 자세히 검토하는 것이 이례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론 선임연구원은 5일 ‘VOA’와의 이메일 문답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사안에 대해 시간과 여유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드가 중요한 방어체계지만 한-중 관계에 시사하는 게 상당하고 문 대통령의 당선 직전에 그가 알지 못한 채 사드 배치가 확대된 것은 다소 불공평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오핸론 선임연구원은 “사드를 대체할 더 좋은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유지하길 바라지만, 현 단계에서 상황이 다소 삐걱거리는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제임스 셔프 선임연구원도 문재인 대통령의 시각에서 볼 때 사드에 관한 최근의 조치들은 일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셔프 선임연구원] “Again, I think it makes sense from Moon’s point of view because he wants to demonstrate….”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적 독립성을 통해 자신이 과거 비난했던 사드 배치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길 원하기 때문에 여러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는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사드 부지에 대한 적정한 환경영향평가와 함께 국방부의 사드 관련 보고 누락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군 출신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를 군사·안보적 우선순위가 아니라 정치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미 육군 특수부대 대령 출신으로 국방참모대학(NWC) 교수를 지낸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학 전략연구센터(CSS) 부소장은 군사적 관점에서 문 대통령의 사드 조치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소장] “I’m certainly concerned about president Moon’s decision-making……”

사드는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국 국민과 군대를 최우선적으로 보호하는 방어체계인데, 환경평가를 이유로 이를 연기하는 것은 군사적 관점에서 볼 때 매우 무책임한 조치란 겁니다.

맥스웰 부소장은 미국은 매우 엄격한 환경평가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문제가 적겠지만 설사 다소 있더라도 이런 것이 국가안보 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드 발사대 역시 기습 배치가 아니라 미리 조율된 절차에 따라 배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정치적 논란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사드는 순전히 군사작전과 전략적 관점에서 한국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무기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It’s important they have a strong joint and combined missile defense system to protect…”

북한 정권이 거의 매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에서 오판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조속히 방어체계를 갖추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미 국방정보국(DIA) 정보분석관과 해병대지휘참모대학 교수를 지낸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정치적 관점보다 미군이 얼마나 신중하고 포괄적인 검토 과정을 거쳐 최신 무기체계를 배치하는지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사드가 미국의 전통적인 강경파가 아니라 진보적인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했다는 것은 그 만큼 엄중한 안보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This was Obama administration that worked out…”

벡톨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안보 상황과 미-한 관계를 정치적, 이념적으로 바라 보던 노무현 정부 때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당파적이 아닌 정당한 국가안보 차원에서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사드 관련 조치가 이달 말로 예정된 미-한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은 크게 않을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셔프 선임연구원은 사드 환경평가는 정상회담에 영향을 줄 만큼 큰 사안이 아니라며, 두 나라 정부가 첫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신중하게 조율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셔프 선임연구원] “I’m still somewhat optimistic maybe I’m wrong but the environmental impact of THAAD…”

셔프 선임연구원은 또 문재인 정부가 환경평가 뒤에 사드의 필요성과 가치에 더 공감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첫 회담부터 이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조지타운대학의 맥스웰 부소장은 사드 문제가 이번 정상회담 의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며, 두 나라가 조기에 이견을 해결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