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문재인 19대 대통령 취임식이 10일 국회에서 열렸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해 여건이 되면 평양도 방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문재인 19대 대통령 취임식이 10일 국회에서 열렸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해 여건이 되면 평양도 방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튿날인 어제(11일) 문 대통령의 당선 사실을 처음 보도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 매체의 보도가 비교적 상세했다며 한국의 새 정부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당선 사실을 11일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문 대통령 취임 하루 만의 반응으로 구체적인 득표율까지 언급했습니다. `조선중앙TV'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이번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재인이 41%의 득표율로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또 이번 대통령 선거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으로 조기에 치러졌다는 배경설명과 함께 후보 13명이 출마한 사실과 후보자들의 이름도 언급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12일 6면 하단에 '남조선에서 제19대 선거 진행'의 제목으로 지난 9일 한국에서 열린 대통령 선거 결과를 전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12일 6면 하단에 '남조선에서 제19대 <대통령> 선거 진행'의 제목으로 지난 9일 한국에서 열린 대통령 선거 결과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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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경우 ‘한국에서 제19대 대통령 선거 진행’이라는 제목으로 4문장짜리 기사를 타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12년 한국의 18대 대선 땐 선거가 치러진 다음날 결과를 보도했지만 박근혜 당선인의 이름과 득표율을 빼고 달랑 한 문장으로 된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한국 통일부 이유진 부대변인은 12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이처럼 북한이 문 대통령 당선을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한 데 대해,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이유진 부대변인 / 한국 통일부] “이번에는 우리 정국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직에서 파면됐기 때문에 조기에 선거가 치러졌다고 이런 사실관계를 언급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우리 새 정부 출범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진 부대변인은 그러나 북한의 이런 반응이 남북관계 진전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선 1992년과 1997년 대선 땐 논평을 통해 이번보다 더 길게 발표했다며 섣부른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당시엔 북한 매체들이 남북 간 산적한 과제가 있다고 언급하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친 반면 이번엔 당선 사실만을 보도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 매체들은 그러나 대통령 당선 기사와는 별도로 문재인 정부를 향해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글들을 내보냈습니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개인 명의의 글을 싣고 미-한 연합군사훈련과 대북 심리전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가로막는 법률적 제도적 장치들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2010년 5·24 조치를 비롯한 한국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의 철회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같은 요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해 노동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 내용을 되풀이한 겁니다.

숙명여대 김진무 겸임교수는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대북 포용정책의 발전적 계승’을 표명한 문재인 정부가 전임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의 대북 강경책 전환 여부를 탐색하고 압박하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교수 / 숙명여대] “간접적으로 문재인 정부에게 뭔가 메시지를 주고 싶은 거죠. 메시지를 주면서 압박을 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가 대북정책을 과거 노무현 정부처럼 자기들에게 상당히 우호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것, 또 그리고 미국의 대북 압박을 중간에서 좀 완화시켜주는 그런 대북정책을 기대할 거란 말이에요.”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는 북한이 당국 차원이 아닌 개인 명의 글과 같은 형식을 택한 데 대해, 문재인 정부가 북 핵 해법으로 제재와 대화를 병행한다는 원칙을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건 아니기 때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