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평양시내 여명거리 준공식장에서 당 간부들의 박수를 받고있는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 김위원장 왼쪽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13일 평양시내 여명거리 준공식장에서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간부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평양의 호화 신시가지 여명거리 준공식을 체제 결속과 국제사회 제재 속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평가했습니다. 여명거리 건설이 정작 민생경제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김정은 치적홍보용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13일 치러진 북한의 여명거리 준공식과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력을 대내외에 선전하기 위한 정치쇼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의 14일 정례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이유진 부대변인/ 한국 통일부] “북한은 이번에 여명거리 준공식을 통해서 대내적으론 체제 결속 및 김정은의 애민지도자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대외적으론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핵-경제 병진 노선을 지속하려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 부대변인은 또 북한이 외신기자단을 대거 초청해서 여명거리 준공을 과시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김 위원장의 특수부대 훈련 참관 영상을 공개했다며 이 또한 핵-경제 병진 노선을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했습니다.

북한은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호화 신시가지인 여명거리 준공식을 개최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지시로 지난해 4월 착공한 여명거리는 최고 70층 아파트 등 초고층 건물들이 즐비하고 다양한 상업시설을 갖춘 신시가지입니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 태양절까지 무조건 완공하라는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1년 만에 초고속으로 공사를 마쳤습니다.

준공식에는 북한 주민들뿐만 아니라 외국 언론들도 불러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소용이 없음을 선전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김정은 강성조선의 새 아침을 알리며 여명거리가 보란 듯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검은색 리무진 차량을 타고 행사장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직접 준공 테이프를 잘라 여명거리의 완공을 알렸습니다. 별도의 연설이나 발언은 없었지만 단상에 서서 박수를 치거나 환호하는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기뻐하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행사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외신 취재진의 근거리 촬영을 허용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입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정은이 이끄는 사회주의 문명국가를 외신기자들이 한복판에서 직접 경험하게 하는 그런 부분이 하나 있고 자강력 제일주의라고 해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생존할 뿐만 아니라 더 발전하는 북한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두 가지 목표가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전문가들은 여명거리를 김 위원장의 민생 분야 치적으로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여명거리의 혜택은 일부 특권층과 돈주와 같은 신흥 부유층에게만 돌아갈 뿐 일반 주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는 만성적 경제난에 신음하고 있는 북한이 그나마 부족한 자원을 호화거리 건설에 투입한 것은 김정은 우상화라는 정치논리에 빠진 잘못된 투자라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박형중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북한에는 건설이나 토목 공사를 할 게 너무 많습니다. 도로를 개보수 한다든지 철도를 개보수 한다든지 학교를 보수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건설 대상이 너무 많은데 하필이면 김정은의 치적을 위해 별로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투자를 하는 것을 여명거리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준공식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을 밀착 수행하며 경호책임자로 보이는 군인과 대화를 나누는 등 의전과 경호를 챙기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