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가 1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가 1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북한 내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평양은 지금’ 입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5주년을 맞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장성택 제거 등 `공포정치'로 권력을 확고히 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계속된 핵과 미사일 도발로 집권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5주년을 맞았습니다. 북한 군부는 10일 평양에서 행사를 열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다짐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KCNA] "최고사령관 동지 두리에 단결해 조국의 승리와 최후 승리의 그 날을 앞당기기 위해…”

5년 전 김정은 위원장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취임했을 때만 해도 외부에서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권력을 물려받은 당시 그의 나이가 28살로 어린데다 국정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권좌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은 실세인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과 자신의 고모부이자 후견인이었던 장성택을 차례로 제거하며 권력을 확고히 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만고역적인 장성택을 혁명의 이름으로, 인민의 이름으로 준렬히 단죄 규탄하면서 공화국 형법 제60조에 따라 사형에 처하기로 판결하였다.”

이 와중에 장성택 숙청에 앞장섰던 노동당 조직지도부 출신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조용원 부부장 등은 김정은 정권의 친위세력으로 부상했습니다.

반면 김정일 국방이원장 시절 `선군정치'를 통해 비대해졌던 북한 군부는 힘을 잃었습니다. 북한 군을 총지휘하는 인민무력부장은 지난 4년 간 무려 6번이나 교체됐고,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은 공개처형됐으며, 리영길을 비롯해 군 총참모장 4명 가운데 3명이 숙청됐습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5년 간 당-정-군 간부와 주민 등 340여 명을 처형, 또는 숙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제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은 5년 전 최초의 공개연설을 통해 ‘먹는 문제’ 해결을 강조했습니다. 2012년 4월 태양절 열병식에서 행한 김 위원장의 연설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여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장경제적 요소를 받아들였습니다. 또 장마당을 크게 단속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김정은 정권 출범 전인 2010년에 200여 개였던 장마당은 400여 개로 늘어났습니다. 또 신흥 부유층인 ‘돈주’가 생겨났습니다. 식량 생산량도 500만t을 넘어섰으며 또 물가와 환율도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의 한계는 거기까지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대외관계를 무시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은 집권 17년 간 2차례의 핵실험과 16차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5일 실시한 탄도미사일 발사 동영상을 하루만에 조선중앙방송(KRT)을 통해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해 9월 실시한 탄도미사일 발사 동영상을 조선중앙방송(KRT)을 통해 공개했다.

​​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5년 간 3차례의 핵실험과 38회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3억 달러 이상의 돈을 쓴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3억 달러는 쌀을 100만t 가량 살 수 있는 돈입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추진하는 핵-경제 `병진 노선'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핵을 보유할 수 있을지언정 세계경제와 유리된 나름대로의 자력갱생만 가지고는 현대 경제에서 전혀 불가능한 상황이고 따라서 핵을 보유하고 경제를 정상화시키겠다는 김정은의 계획은 사실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거의 100%라고 볼 수 있죠.”

김정은 정권은 현재 안팎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1월과 9월 두 차례 핵실험을 실시하자 유엔 안보리는 평양의 최대 돈줄인 석탄 수출을 차단하는 내용을 담은 대북 제재 결의 2321호를 채택했습니다. 또 중국은 지난 2월 북한산 석탄 수입 전면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앞서 한국은 개성공단을 폐쇄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조치로 북한의 외화 수입은 10억 달러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한국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한국 IBK 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전망했습니다.

[녹취: 조봉현 박사] “북한의 외화 확보에 큰 차질이 생기는 것이고 수출이 절반으로 반 토막이 나는 것이고, 그 다음에 석탄산업이 침체됨으로써 북한의 다른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정은 체제에도 여기저기서 균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영국주재 북한대사관의 태영호 공사를 비롯한 간부들이 한국으로 망명했습니다. 서울에 온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체제는 노예제도이며 김정은 정권에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태영호] “북한에 계시는 주민 여러분, 쭈뼛거리지 말고 김정은에 반대하여 모두 들고 일어날 때 김정은의 노예제도는 물 먹은 담벽처럼 허물어질 것입니다. 북한의 간부 여러분, 김정은의 공포에 눌려 숨죽이고 살지 말고 김정은을 가볍게 쳐내고, 통일된 나라에서 다같이 행복하고 자유롭고 삽시다.”

게다가 김정은 위원장은 올 2월 말레이시아에서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의 배후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의 탈북민 단체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이 소식을 북한 주민들이 알게 될 경우 김정은 위원장이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흥광 대표] “고모부를 죽였을 때는 고모부가 나쁜 사람이라고 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이번에 형까지 죽였다면 아, 이게 정말 나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할 것이고, 체제에 주는 위험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 (자료사진)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 (자료사진)

​​

업친데 덥친 격으로 미국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미 남부 플로리다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나서지 않는다면 미국이 독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은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 전단을 한반도로 이동시켰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적 압박과 미국의 군사적 압박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