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중국과 북한이 인접한 두만강에서 북한 남양시와 중국 투먼 통상구를 오가는 화물차. (자료사진)
지난 2월 중국 상무부가 유엔 대북 제재 결의의 이행을 위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중국과 북한이 인접한 두만강에서 북한 남양시와 중국 투먼 통상구를 오가는 화물차.

중국 정부의 북한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 이후 북한 당국의 경제적 대응 조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수출품목의 다변화를 위한 북한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매주 한반도 관련 뉴스를 심층분석해 전해 드리는 ‘뉴스 깊이 보기,’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에 따라 북한은 우선 수출길이 막힌 석탄을 내수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수출용 석탄 중 일부가 북한 내 화력발전소나 민수용 시장에 공급될 경우 북한의 에너지 부문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전기연구원 윤재영 박사는 대북 제재로 대중국 석탄 수출이 줄어들면서 화력발전소 연료로 공급되는 석탄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중 교역의 70% 이상이 이뤄지는 단둥 지역에서는 수출 길이 막힌 석탄이 내수로 전환되면서 북한의 내수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경상대학교 박종철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박종철 교수] “2010년대 북한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서 내수 부문에서도 석탄 수요가 증대됨에 따라 내수 중심의 기업과 외화벌이 기업 사이에 일정 부분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수로 석탄을 공급한 만큼만 중국으로 석탄을 공급할 수 있는 와크를 할당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외화벌이 기업은 내수보다 가격이 비싼 중국에 석탄을 수출하고자 하는 유인이 강했습니다. 이와 달리 북한 화력발전소와 기업소, 난방을 석탄에 의존하는 일반 인민들 사이에서 중국으로의 석탄 수출은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북한 당국의 방침에 따라 발전용과 산업용 등으로의 공급이 증가할 수 있지만, 적정 이윤 회수가 불가능한 구조인만큼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김경술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김경술 선임연구위원] “북한에서 수출용 석탄을 공급하는 탄광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기계설비나 자금 등을 선 투자 받아 이를 활용해 생산활동을 이어갔지만 중국과의 교역이 중단되거나 줄어 석탄을 내수로 전환할 경우 판매할 곳이 없습니다. 무역회사도 생산할 요인이 없어져 초창기엔 내수로 전환할 수 있을지 몰라도 탄광 자체가 이윤을 창출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아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은 이와 함께 의류나 수산물 수출 확대 등 수출품목의 다변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KDB산업은행 통일사업부 이유진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이유진 연구위원] “섬유와 수산물의 경우 외화 수입창구가 제한된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 대규모 설비나 자재 투입 없이 당장 성과가 나올 수 있는 부문인 만큼 이들 품목의 수출을 크게 늘리려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의류는 석탄에 이어 북한의 두 번째 대중 수출품목입니다. 북한은 주요 외화수입원인 광물 수출이 원자재 가격 하락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줄어들자 의류 임가공 수출을 통해 부족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중 간 의류 임가공의 경우 상당 부분 우회무역 형태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 사업가는 지난해 대북 제재로 중국을 거쳐 북한과 간접적으로 위탁가공 거래를 해온 한국과 일본, 유럽 등 제3국 기업들로부터 주문이 줄자 북한이 중국의 내수 시장의 판로 개척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북한의 대중 의류 수출은 전년에 비해 9.5% 감소한 7억2천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수산물 역시 최근 수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품목입니다. 지난 한 해 북한이 중국으로 수출한 수산물은 모두 1억9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76%나 증가했습니다. 

북한이 중국 지방정부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산업연구원 이석기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정부가 북한 인력 고용이나 북-중 관광, 국경지대에서의 경제협력 사업 등을 통해 석탄 수출 감소에 따른 외화 수입 감소를 상쇄할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외화 수입원을 북한에 제공할 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북-중 접경지역을 현지 조사한 박종철 교수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으로 단둥에는 2만 8천여 명의 북한 노동자가 체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종철 교수는 신의주와 나진 등 국경지역의 경우 직접적인 현금 수입이 가능한 분야를 중심으로 북-중 경제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소형 기업의 경우 200만 달러를 투자해 3년 내 회수가능한지가 중요한 기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박종철 교수] “이러한 분야로는 물비누 세제, 식품과 의류 가공, 어류 등의 가공공장에 인력 송출 등이 있습니다. 좀더 투자가 필요한 분야로는 단둥시 접대국 같은 반민반관 기업의 관광업 진출, 북한에 유통망이 확장되면서 중고자동차 수출, 태양광판 판매 등이 있습니다. 더불어 아파트 건설과 같은 현금 회수가 가능하지만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까지 중국 기업의 진출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대규모 국영기업의 경우는 직접적인 이윤보다는 북한 진출 노하우를 터득하고 향후 북한 도로와 항만과 같은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고자 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종철 교수는 단둥 국문만호시무역구의 경우 현재 운영이 잘 되지 않고 있지만 신압록강대교가 완전히 개통되면 운영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비공식 무역을 확대함으로써 제재를 우회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최근 발간한 ‘중국 정부의 북한산 석탄 수입 금지조치의 의미’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1천여 km의 국경선과 여러 개의 항구로 연결된 북-중 무역에서 밀수는 예사로운 일이라며 북한이 밀수에서 해법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밀수가 확대될 경우 이득을 얻는 것은 중국 상인들과 북한의 석탄 수출업자들로, 이들이 공식적인 제재를 피하기 위해 항구와 육로 통로를 바꾸는 수법으로 난관을 헤쳐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태 전 공사는 말했습니다. 

그러나 석탄의 경우 선박 등을 통해 대량으로 운반되는 만큼 제재를 근본적으로 회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광물 수출 감소로 인한 외화 손실을 단기간에 만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임가공 의류나 수산물 등 수출품목의 다변화를 위한 북한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