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미 항공우주국 소속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한반도의 밤 사진. 한국과 중국 사이에 위치한 북한은 검은 어둠에 덮여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4년 2월 미국 항공우주국 소속 위성이 동아시아 상공을 지나면서 촬영한 한반도 사진. 한국과 중국 사이에 위치한 북한이 캄캄한 바다처럼 보인다.

북한이 국가경제 발전의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전력 사정이 지난해 다소 호전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매주 한반도 관련 뉴스를 심층분석해 전해 드리는 ‘뉴스 깊이 보기,’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해외 인사들은 평양을 비롯한 북한 주요 도시의 전력 사정이 예년에 비해 호전됐다고 말합니다. 

정기적으로 평양을 방문해 온 한 인사는 지난해의 경우 4~5년 간 방북할 때마다 경험했던 정전을 한번도 겪지 않을 만큼 평양의 전력 사정이 좋았다고 전했습니다. 

해마다 북-중 접경지역 현지조사를 해온 경상대학교 박종철 교수도 중국과 국경을 접한 신의주 지역의 경우 밤에도 환한 불빛들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종철 교수] “신의주의 경우 야경이 매우 밝아졌습니다. 단둥세관과 신의주세관 앞의 중-조 우의교와 새로 건설한 신압록강대교의 경우 조명을 매우 화려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신의주청년역, 그 주변의 중국계 쇼핑몰, 호텔과 비즈니스 건물, 그 외에 다른 지구의 고층 건축물 및 신의주항 창고 등에도 조명을 갖추고 있습니다. 단둥-신의주-남신의주-평양을 잇는 1번 국도에도 가로등을 환하게 켜고 있는 등 국경도시 신의주가 밝아졌다는 것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박종철 교수는 평양에서 활동하는 유럽 기업인들과 학자들의 말이라며, 평양과 개성에서도 야간조명으로 도시가 화려하게 변화하고 있고 야간에도 호텔이나 빌딩, 식당과 놀이공원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지난해 북한의 전력 사정이 호전된 이유로 우선 가뭄 해소에 따른 수력발전 부문의 개선을 꼽습니다. 수력발전은 북한 전력 수급의 60%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북한 지역 강수량은 2015년 하반기부터 늘어나 지난해 1월과 6월을 제외하고 평년 수준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이모작과 가을 농사에 영향을 미치는 지난해 5월의 평균 강수량은 148mm로 평년 대비 92%나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가뭄으로 인해 전년 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 2015년 수력발전량이 지난해 다소 회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산업연구원 이석기 선임연구위원은 추정했습니다. 

여기에다 백두산청년영웅발전소 2, 3호기와 원산군민발전소 완공 등 새로운 수력발전소의 가동도 발전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화력발전 부문 역시 2015년에 비해 발전량이 다소 증가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열린 7차 당 대회에서 전력 문제 해결을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선결조건으로 꼽고, 발전 설비 개보수와 효율 증대, 연료탄 공급 증대 등을 대대적으로 추진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동평양화력발전소를 비롯한 주요 화력발전 설비의 개보수와 효율화 등에서 성과가 반복적으로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이석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지난 해 추진한 70일과 200일 전투 등 속도전 기간에 화력발전 설비의 개보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속도전에 따른 석탄 생산과 연료탄 공급 증가도 화력발전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이 선임연구위원은 추정했습니다. 

[녹취: 이석기 선임연구위원] “노동력과 생산 자원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속도전인 만큼, 속도전에 따라 석탄 생산과 연료탄 공급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화력발전 부문을 강조함에 따라 속도전 기간 중에 화력발전소의 개보수와 현대화를 앞당겨 추진함으로써 발전소의 가동률을 높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대북 제재 등으로 중국으로의 석탄 수출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전기연구원 윤재영 박사는 2015년 하반기부터 중국으로의 석탄 수출이 줄어들면서 북한 내 화력발전소로의 연료 공급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재영 박사] “지난해 2015년 하반기부터 중국으로의 석탄 수출이 대폭 줄면서 화력발전소 연료로 공급되는 석탄이 늘어났다고 추정할 수 있어 지난해 화력발전양의 경우 예년보다는 조금 나아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해 평양의 전력 사정이 호전된 데는 중국으로부터의 발전기 지원 덕분이라는 얘기도 들립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한 해외 인사는 평양의 경우 2015년 10월 류윈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방북 이후 원조 형태로 중국산 발전기 10만kw 2기가 평양화력발전소에 설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차 당 대회를 기점으로 전력 공급을 시작, 평양의 전략 사정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인사는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도쿄신문’은 지난해 7월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7차 당 대회 직전부터 평양으로의 전력 공급이 거의 정상화됐다며, 전력 공급 비율이 90% 이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따라서 지난해 북한의 발전량은 가뭄 해소와 7차 당 대회에서의 전력 부문 강조 등에 따른 자원 투입 증가의 영향으로 2014년 수준으로 회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석기 선임연구위원은 추정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올해 북한의 전력 사정이 지난해보다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한국전기연구원 윤재영 박사입니다. 

[녹취: 윤재영 박사] “2017년의 경우 강우량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북한이 수력발전 건설에 매진하는 만큼 지금보다 나빠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대북 제재로 인해 중국으로의 석탄 수출량이 최근 많이 줄어 들어 올해도 전력난은 계속되겠지만 지난해에 비해 더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해 7차 당 대회에서 전력 문제 해결을 5개년 전략 수행의 선결과제로 내세운 만큼 올해도 만성적인 전력난을 타개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