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로 출두한 21일 밤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 전경. 조사실로 보이는 방들(아래)은 대부분 블라인드로 가려져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로 출두한 21일 밤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 전경. 조사실로 보이는 방들(아래)은 대부분 블라인드로 가려져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예정대로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했고, 지금 이 시각까지도 조사를 받고 있는 거지요?

기자) 박 전 대통령이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에 도착한 것이 아침 9시 반(한국시각)을 조금 앞둔 시각이었고, 약 1 시간씩의 점심과 저녁 휴식시간을 가진 후 지금 이 시각까지도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이지만 대통령직에서 파면될 만큼의 중대 사안의 피의자 신분입니다. 두 명의 검사가 수백 개의 질문사항을 준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조사실에서의 분위기 등 몇몇 사항들이 박 대통령측 변호인들과 검찰특별수사본부 관계자를 통해 밖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검찰조사를 받기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이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고가 있었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있었습니까?

기자)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박 전 대통령이 검찰청사 포토라인 앞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는 소식이 박 전 대통령측 변호인을 통해 전해졌었습니다. 언론에서는 이 소식을 두고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가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을 하기도 했는데요. 크게 기대를 하고 있어서 일지 박 전 대통령에게서 나온 말은 통상적인 수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사회 저명인사들이 검찰조사를 앞두고 밝히는 의례적인 인사와 같은 단 두 문장이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박근혜 전 대통령] “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진행자) ‘송구스럽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이렇게 두 문장이군요.

기자) 두 문장을 두고 각계의 해석이 다릅니다. 특히 정치권의 반응이 갈라졌는데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에서는 ‘반성의 기미가 없다. 불성실하다’ 등의 반응과 함께 ‘법 앞에 모두 평등하다는 것을 검찰이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을 했고,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분당한 바른정당에서도 ‘진정성 있는 사죄를 표하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했습니다. 여당인 자유한국당은 ‘할 말이 많은 박 대통령이 절제했다’는 표현의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진행자) 한국도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이 처음이 아닌데요. 북한의 청취자들이 오늘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전해드릴까요? 그러니까 한국의 검사가 피의자인 박 전 대통령에게 관련 혐의에 대해서 묻고 답을 듣는 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검찰과 특검이 박 전 대통령에게 지목한 13개 혐의에 대한 조사를 처음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수백개의 질문사항에 대해 예행연습도 진행했다는 두 명의 검사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박 대통령의 변호인들이 공석해 법률적 방어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관심이 높았던 조사과정을 녹화녹음하는 부분은 검찰이 의사를 물었지만 박 전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아 영상 녹취 녹화 없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설왕설래가 있었는데요. 피의자가 동의하지 않아도 검찰이 녹화를 할 수는 있지만 원활한 조사를 위해서 검찰이 양보를 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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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에 따른 한국 국민의 반응도 살펴볼까요? 

기자) 박 전 대통령의 탄핵결정이 나오기 까지 한국은 박 전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을 든 시민들과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를 든 시민들도 양분돼 있었습니다. 오늘 박 전 대통령이 검찰청사로 소환되는 과정에서 비춰진 서울시민들의 모습도 둘로 나눠져 있었는데요. 박 전 대통령의 자택 근처에는 이른 아침부터 태극기를 든 시민들이 자리해 박 전 대통령을 배웅했고, 검찰청사 앞 길에서도 태극기를 흔들며 검찰조사를 받게 된 박 전 대통령의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지지의 뜻을 표했습니다. 반대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외쳤던 시민들은 검찰청사 앞으로 도착하는 박 전 대통령의 차량을 향해 야유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구속’ ‘박근혜 감옥으로’라는 문구의 팻말을 든 시민들은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를 해서 만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여성 대통령이어서 그랬을까요? 검찰 소환길에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군요.

기자) 전직 여성 대통령이어서 그럴 수 도 있고 이번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머리모양과 옷 등이 논란의 중심이 됐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도 박 전 대통령의 자택에는 전담 미용사가 출입해 검찰 소환을 앞둔 준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기사가 눈길을 끌었구요. 박 전 대통령이 입은 옷은 공교롭게도 청와대에서 자택으로 들어올 때와 같은 옷이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어떤 의미가 담았는가에 대한 언론사의 관측 보도가 나왔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일에도 청와대 관저에서 혼자 식사를 하는 것을 말하는 ‘혼밥’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오늘 검찰에 출석하면서도 약간의 김밥과 샌드위치, 유부초밥이 들어있는 도시락을 싸 왔다는 것이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또 오후 5시 35분쯤 시작한 저녁식사를 위한 휴식시간에도 조사실 옆 휴게실에서 미리 준비해온 죽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늦은 밤 까지도 조사가 이어질 수 있나 보군요.

기자) 늦은 밤까지의 조사는 피의자측의 동의를 받아야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검찰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강한 방어권을 행사하지 않는 한 자정 전에는 오늘 조사를 마치고 일단 귀가시킬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 귀가 후에 검찰조사가 추가로 이뤄질 것인지 아니면 검찰이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지에 관심이 쏠려 있는데요. ‘법과 원칙에 따라’를 강조해온 검찰이 과연 어떤 결단을 내릴 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지 한국 사회가 그 결과에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