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불경죄로 총살됐다고 지난 13일 한국 국정원이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16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현영철 북 인민무력부장(오른쪽 앞)이 광명성절(김정일의 생일)을 맞이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있는 모습.
지난 2015년 2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왼쪽)과 현영철 북 인민무력부장(오른쪽 앞)이 광명성절을 맞이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있는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격 해임당한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북한 관영TV의 기록영화에 여전히 등장했습니다. 또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던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도 기록영상에서 삭제되지 않고 있어 북한의 선전 방식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6일 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 관련 통치 행보를 담은 기록영화를 방영했습니다.

영화에선 김 위원장이 주재한 군 간부회의에 참석해 메모를 하고 있는 김원홍 전 국가보위상의 모습이 비쳤습니다. 김원홍은 지난달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직위가 강등된 뒤 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또 김 위원장이 군 지휘관들에게 권총을 수여하는 행사에 참석한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이 김 위원장 옆에서 권총함을 건네는 등 보좌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현영철이 공군훈련을 참관한 김정은 바로 옆에 서있는 화면도 보였습니다.

현영철은 2년 전 김 위원장이 참석한 회의에서 졸다가 처형을 당했다고 한국 국가정보원이 밝힌 인물입니다.

북한이 방영한 이 기록영화는 지난 2014년 5월 31일 방영한 것을 재방송한 겁니다.

북한에선 통상 최고지도자에 대한 불경죄나 반당 반혁명죄로 낙인 찍힌 고위 간부들을 숙청하는 동시에 관영매체에 실려 있는 이들의 영상과 기록을 모두 삭제해 왔습니다.

2013년 12월 처형된 김 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경우 영상은 물론 모든 출판물에서 삭제됐습니다.

김원홍과 현영철을 여전히 기록영화에서 삭제하지 않은 북한 당국의 태도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북한의 선전선동 방식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8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과거엔 숙청이 됐다든지 이런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무조건 기록영화에서 삭제됐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 한국 통일부] “장성택과 같이 중대한 인물 같은 경우에는 어쩔 수 없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런 처형이라든지 또는 국제적으로 어떤 뉴스가 될 경우에 북한에 미치는 부정적인 이미지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좀 감안을 해서 좀 차단하는 효과를 노리고서 이런 기록영화에는 유지하는 측면이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해임과 강등 이상의 처벌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김원홍의 경우엔 복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 대변인은 김원홍의 복권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전문가들도 김 위원장이 2013년 말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잔인한 지도자’라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데 대한 부담으로 선전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입니다.

[녹취: 정성장 박사 / 세종연구소] “2013년 장성택의 숙청 이후에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 압박이 고조되고 특히 김정은을 겨냥하면서 북한이 외부 세계의 비난을 피하고자 숙청된 인물 또는 해임된 인물까지도 계속 기록영화에 내보내는 방식으로 선전 방식이 변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 박사는 김원홍 복권 가능성에 대해선 해임 사유가 김원홍 본인의 직접적인 과오가 아니라면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단계적으로 복권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비록 대장에서 3계급이나 강등됐지만 소장 계급을 유지한 점 또한 복권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숙청 등 군 고위 인사들을 겨냥한 처벌들을 함구하고 있다며 현영철을 기록영화에서 삭제하지 않은 것도 군부의 동요를 의식한 때문이라는 관측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